“내가 가진 능력으로 장애인 도울 수 있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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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와의 만남 … 성인 발달 장애인 학교 EIS 아카데미 ‘모니카’ 미용봉사자 

 

머리모양이 외모에 미치는 영향은 어마어마하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장애인들은 선뜻 미용실 찾기가 쉽지 않은데, 발달 장애인들을 직접 찾아가 머리모양을 예쁘게 가꿔주는 이가 있다.
모니카 미용봉사자는 매월 첫째 주 화요일 성인 발달 장애인 학교 EIS아카데미(교장 김진호 목사)에 방문해 학생들 머리카락을 자르고 손질해준다. EIS 아카데미 시작 무렵부터 꾸준히 그곳을 찾았으니 인연을 맺은 지 벌써 2-3년이 됐다.
그는 “미용실이랑 환경이 달라서 샴푸도 못하고 잘라야 하기에 완벽하진 않지만, 그래도 깔끔하게 자르고 있다”며 “휠체어 탄 학생들이 미용실까지 오기 불편하기 때문에 내가 갖고 있는 능력으로 도움을 줄 수 있어서 기쁘다”고 했다.
또 “학생들이 항상 밝고 순수하다”며 “한 달에 한 번씩 가서 얼굴을 아는지, 머리 해주는 걸 아니까 좋아서 그런지 가면 학생들이 좋아하는데, 부족한 저에게 기회가 생겨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어떻게 미용봉사를 시작하게 됐을까? 원래는 예전부터 이곳 DFW에서 장애인들을 위한 미용봉사를 해오던 부부가 있었는데, 타주로 이사를 가게 됐다.
김진호 목사가 모니카 봉사자가 일하던 미용실 고객이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상황이 그렇게 돼 미용봉사자가 필요한데, 도와줄 수 있느냐” 물으셨는데 그 자리에서 바로 답을 못하고 “생각해보겠다”고 답했다.
모니카 봉사자는 “사실은 한국에 있는 조카가 자폐를 갖고 있는데, 목사님 말씀이 맴돌아서 언니에게 이야기했더니 ‘한국에 한 미용실 원장님이 사명을 가지고 20년 동안 봉사하는 분이 계신데, 한 번 해보고 마음 가는 대로 하라’고 조언해서 시작하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학생들이 갈 때마다 다르다”며 “어느 날은 아주 밝고 어떤 날은 시무룩한데, 반갑게 인사해주고 관심을 가져주니 고맙고, 또 학생들이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혹시 힘든 점은 없을까? 한참을 생각하던 모니카 봉사자는 “휠체어 탄 학생 머리를 손질할 때 몸을 가만히 안 있고 고개를 젖힌다거나 뒤쪽으로 돌리면 그럴 때는 조금 자르기 힘들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곤하면 더 몸을 돌리는 것 같은데, 최근 고개가 바로 된 모습을 봤다”며 “말로 표현 못하겠지만, 조금이라도 좋아진 것 같아서 가슴으로 울고 웃었다”고 했다.  
모니카 봉사자는 학생들을 보면 무엇보다 부모님들께 마음이 많이 간다고 한다.
그는 “학생들이 성인이다 보니 부모님들도 그만큼 나이가 있어서 내면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힘드실 것 같다”며 “고충이 많으실텐데 정말 대단하시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코로나 19 대유행이 어서 지나가서 걱정 없이 학생들과 함께 어울리고 운동할 수 있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길 기대해본다”고 덧붙였다.
김지혜 기자 ©  K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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