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 세바스테 (Via Sebaste) 비아 크리스티 (Via Chris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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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두현 목사 칼럼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All Roads lead to Rome’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곤 합니다. 이 말은 로마가 오랫동안 각 나라의 문물을 받아들여 대제국을 건설하고 발전시켰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로마제국의 성장에 가장 큰 도움 중 하나는 로마로 향하는 길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로마가 오랫동안 권력을 유지하는데 길게 뻗은 길을 유용하게 사용했던 것입니다.
이와 더불어 로마의 길은 기독교 역사의 선교에도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한 예로 사도 바울이 선교여행을 할 때, 그가 지나갔던 수많은 길 중 ‘비아 세바스테(Via Sebaste)’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시리아 안디옥 교회는 성령의 인도하심에 순종하는 최초 이방인 교회로 스데반의 순교와 예루살렘에 큰 박해로 인해 흩어진 사람들로 인해 자연스럽게 세워졌습니다(행 11:19-21).
예루살렘 교회가 유대인 중심의 교회였다면, 안디옥 교회는 명실상부한 이방인 중심의 모교회(Mother church)였습니다.
그리고 안디옥 교회의 성도들은 생명의 길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들로서, 크리스찬(Christians) 즉, 그리스도의 사람들이라 불리게 되었습니다(행 11:26-29).
안디옥 교회는 생명의 길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유대인 뿐 아니라, 이방인에게도 전하기 위해 바나바와 사울을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따로 세우게 되었습니다.
사도행전 13장은 바울과 동행하는 사람들이 성령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함과 사도 바울의 1차 선교여행 일정을 자세하기 기록하고 있습니다.
선교팀 일행은 안디옥 교회를 출발하여 실루기아 피에리아(Seleucia Pieria) 항구도시에서 배를 타고 바나바의 고향인 구브로(Cyprus)섬 살라미(Salamis)에 도착합니다.
서쪽으로 더 나아가 섬의 도심인 바보(Paphos) 도시에서 로마 총독 서기오 바울이 회심하는 놀라운 사건이 일어난 이후 선교팀의 리더가 바나바에서 바울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바나바는 선교에 있어서 바울이 자신보다 이방선교에 있어서, 훨씬 더 적합함을 깨닫고 자리를 내주었던 것입니다. 여기서부터 사울은 헬라 지역에 더 익숙한 자신의 이름인 바울로 사용하면서 선교팀의 리더가 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사도행전 13장 14절을 보시면 “그들은 버가에서 더 나아가 비시디아 안디옥에 이르러…” 바울과 동행한 선교팀은 바보에서 배를 타고 남부 갈라디아 밤빌리아 지역의 버가(Perga)라는 도시에 도착합니다.
이때 바나바의 생질인 마가 요한은 선교팀에서 갑자기 이탈하고 예루살렘으로 갑자기 돌아갔다고 누가는 전하고 있습니다.
마가 요한이  선교팀을 갑자기 떠난 여러 가지 추측이 있지만, 그 지역과 관련해서 마가 요한은 자신의 눈 앞에 우뚝 서 있는 타우르스(Taurus) 산맥을 바라보고 스스로 감당할 수가 없어서 돌아갔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버가에서 비시디아 안디옥까지의 거리는 약 200km나 되고 평균 해발 1,100m, 최고 3,300m의 타우루스 산맥을 통과해야만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또한 타우르스 산맥은 강도들이 출몰하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버가에서 선교팀 리더인 바울이 풍토병에 걸렸었습니다. 이렇게 안디옥 교회의 첫번째 선교여행은 최악의 조건 가운데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선교팀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성경은 밤빌리아 버가에서 비시디아 안디옥(Pisidian Antioch)으로 더 나아갔다고 합니다. 비시디아 안디옥은 황제 숭배가 뜨거운 도시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안디옥 도시는 황제, 아우구스투스(Augustus)를 섬기는 신전이 중심에 세워져 있을 뿐만 아니라 사람들은 황제를 ‘신의 아들, 세상의 구원자’라고 불렀습니다.
성경에는 자세히 기록되지 않았지만, 밤빌리아 버가와 비시디아 안디옥을 이어주는 길이 있었는데, ‘비아 세바스테’로 알려져 있습니다.
비아는 ‘길’이고 세바스테는 아우구스투스의 헬라어 직역으로 번역하면 ‘황제’입니다. 그러므로 비아 세바스테는 ‘황제의 길’이라는 의미입니다.
선교팀은 밤빌리아 버가에 머무르지 않고, ‘비아 세바스테’라는 길을 따라 비시디아 안디옥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왜냐하면 황제의 길을 따라 비시디아 안디옥에서 황제 아우구투스가 신의 아들, 세상의 구원자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가 하나님의 아들, 구원자임을 선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황제의 길인 비아 세바스테를 통로 삼아 ‘주 예수 그리스도, 하나님의 아들’인 비아 크리스티를 전하러 출발했던 것입니다. 선교팀은 십자가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 황제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비록 황제의 길을 선택할 때, 강도의 출몰과 전염병의 위험을 감수해야 했지만, ‘비아 세바스테’를 통해 ‘비아 크리스티’를 전하기 위해서라면 자신의 생명을 내어놓을 수 있다고 결단했습니다.
예수님은 슬픔의 길인 비아 돌로로사(Via Dolorosa)를  택한 백성들을 위해 십자가를 지고 걸어가셨습니다. 그 십자가의 길은, 고난의 길이요, 슬픔의 길이었습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의 길을 통해 새롭고 산 길을 열어 주셨습니다. 십자가 없이는 영광이 없는 것과 같이, 사도 바울과 선교팀 일행도 황제의 길인 비아 세바스테를 걸어갔습니다.
그 결과 사도 바울과 선교팀이 갔던 황제의 길은 훗날 그리스도의 길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열방을 향한 선교의 부르심을 동일하게 받았습니다.

그리스도인이 황제의 길을 걸어 다니면서 그 길의 끝에서 그리스도를 소개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리스도인은 선교의 부르심을 받은 동시에 예수님으로부터 보내심을 받은 부활의 증인이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인은 다양한 삶의 자리에서 비아 세바스테를 걸을 때 마다, 세상의 진정한 왕으로 다시 오실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는 비아 크리스티로서의 생명의 길을 기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살아갈 때, 비아 세바스테와 같이 황제가 중심이었던 길은 그리스도가 중심이 되는 비아 크리스티로 변화되고 새 생명이 흐르게 될 것입니다.  

 

권두현 목사
현재, 달라스 동부 장로교회
부목사 (행정 및 교육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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