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시대 교회의 선교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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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크리스찬의 관점 

 

우리는 누구이며, 왜 여기에 존재하는가?
그리스도인 공동체는 어떤 상황에서도 선교사역을 신실하게 감당하기 위한 동력을 얻기 위해 항상 자신이 누구이며, 왜 여기에 존재하는지를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교회의 정체성과 역할은 교회 스스로 세우거나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하시는 선교에 의해서 발견되어야 한다.
하나님이 하시는 선교란, 죄의 영향 아래 황폐화된 온 세상을 회복시키시려는 하나님의 계획과 행동을 말하며, 이를 위해 하나님은 지금도 일하고 계신다.
창세기 12장 1-3절에 기록된 아브라함을 부르심은 죄의 영향 아래 망가져 신음하고 있는 세상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이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이 복이 되게 하시고, 이를 통해 열방이 복을 받도록 계획하셨으며, 이를 위해 아브라함에게 일어나 가라는 믿음의 순종을 요청하신다(창 12:1-3).
 갈라디아서는 놀랍게도 아브라함에게 전해진 열방을 향한 하나님의 계획과 행동을 ‘복음’이라고 부르며(갈 3:8), 그리스도께 속한 자들은 아브라함의 후손이자 상속자라고 규정한다(갈 3:29).
결국 교회는 아브라함의 복을 상속받았을 뿐 아니라, 하나님이 하시는 선교를 위해 일어나 가서 복이 되어 복을 나누는 아브라함의 사명도 상속받은 보냄받은 공동체다(창 12:1-3; 갈 3:8; 갈 3:29).
교회의 정체성과 역할은 교회 스스로나 주변문화에 의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이 부여하시는 것이며, 마땅히 하나님의 선교의 맥락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변화와 위기감이 피부로 직접 와닿는 상황 속에서 당장 눈앞의 긴급한 문제들을 적절하고 지혜롭게 해결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동시에, 하나님이 이끌어가시는 거대한 이야기 속에 견고한 닻을 내리고, 우리가 누구인지, 그리고 왜 여기에 존재하는지를 말씀과 노래와 기도와 예배를 통해 끊임없이 기억하며 살아낼 수 있도록 서로 돕지 않는다면, 호시탐탐 교활하게 우리가 누구인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를 왜곡시키려는 소비주의같은 주변문화의 도전에 끌려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혹은 교회의 내부적 필요나 요구, 혹은 선호도에 따라 교회의 정체성과 존재이유가 결정되는 소비주의적 공동체의 모습으로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서서히 변형되어 갈 수도 있다.

선교적 리더십
이처럼 교회는 깨어진 세상을 회복시키시는 하나님의 선교를 위해서 존재하며, 그 세상 속으로 보냄받은 하나님 나라 공동체다.
하나님 나라 공동체는 펜데믹으로 인해 흩어져 있는 각 그리스도인들이 자신의 평범한 일상 속엣도 하나님이 하시는 선교를 발견하고, 다양하고 창의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영감을 주고, 격려하고 도와, 그들을 준비시키는 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선교적 리더십이란 사람들로 하여금 교회의 정체성과 역할을 발견하도록 돕고, 자신의 일상의 삶 속에서 하나님이 하시는 선교를 발견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그들을 준비시켜 주는 것이며, 교회 중심의 패러다임을 넘어선 하나님 나라 관점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도록 사람들을 격려하고, 서로 연결시켜주며, 실제로 행동할 수 있도록 그들과 함께 걷는 지도력이다.
선교적 리더십은 지금같은 코로나 19 시대에 각각의 그리스도인들이 각 지역과 모든 관계 속으로 보냄받은 이들임을 일깨워주고, 그 속에서 하나님께서 기대하시는 것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지금과 같이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고통과 외로움, 두려움과 단절을 겪는 이들이 더 많아진 사회 속에서, 보냄받은 그리스도인 공동체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으며, 어떤 선택을 하고 있는지를 질문하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함께 살아가야 한다.
예배당 중심의 교회활동을 넘어서서 지역사회 그리고 온라인으로도 연결될 수 있는 모든 대면·비대면 관계들을 하나님이 하시는 선교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로 볼 수 있도록 도전하고, 격려하고, 연결시켜주며, 필요한 영적 리소스를 공급해줄 수 있는 선교적 리더십이 꼭 필요한 시대이다.

선교적-성육신적 접근
그렇다면 보다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로 일상 속에서 하나님이 하시는 선교에 참여할 수 있을까? 그동안 선교사역은 주로 교회의 프로그램으로 집단적으로 진행되어져 왔다.
그러나 코로나 시대나 앞으로의 시대에는 이러한 집합적 참여보다는 보다 개별성이 강화된 형태로 자신의 일상의 삶을 중심으로 선교적이고 (밖으로 나아가고), 성육신적으로 (그곳에 스며들도록) 접근할 필요가 있다.
성령께서는 지역 사회 속에서 혹은 친구나 이웃과의 관계 속에서도 이미 존재하시며 이미 일하고 계신다.
지금과 같이 대면 만남이 자유롭지 못한 상황 속에서는 각 개인별, 가족별, 소그룹 별로 먼저 자신의 주변을 살피고, 마음에 생각나게 하시는 교회 안팎의 사람들을 떠올려보며, 가능하다면 전화나 온라인 등 비대면 방식으로 사람들의 이야기를 경청함으로써 일상에서의 선교적 여정을 출발해볼 수 있다.
먼 나중의 사역이나 실현 가능성이 없는 일들이 아니라, 바로 지금 각자의 상황 속에서 각 개인이 실천해 볼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보기를 권한다. 또한 가족끼리, 혹은 2-3명의 작은 그룹이 함께 시작할 수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교회가 그리스도인들도 하여금 자신의 일상 속 선교사역을 찾아 아주 작은 것이라도 실제로 행동할 수 있도록 영감을 주고, 힘껏 격려하고, 적극적으로 도와 준비시키며, 다른 이들과도 함께 협력할 수 있도록 연결시켜 주는 것이다.
이를 통해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 나라 가치와 목적을 발견하고 그 여정을 보다 기쁘고 활력있게 함께 걸어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변형이 거의 불가능한 고체화된 형태의 선교사역이 아니라, 피터 워드가 말한 액체교회(Liquid Church)의 개념처럼, 복음과 교회의 본질에 충실하면서도 사역의 형태와 모양은 주변의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유연하게 바꿀 수 있는 선교적 유연성이 요청되는 시대이다.

 

신광섭 교수
센트럴 신학대학원
선교적 교회학 조교수
전도·선교학 분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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