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후반전은 선교사로 하나님 나라 세우는 일에 매진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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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인터뷰 | 퇴임 후 쿠바 사역 준비하는 장요셉 목사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이형기 시인은 ‘낙화’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문득 이 시구절을 보며 임기를 마친 목회자들의 뒷모습이 떠올랐다.
한국 교회는 목회자들이 담임목회직을 은퇴하면서 내홍을 겪는 일이 종종 있었다. 반면 끝까지 그리스도의 향기를 전하며 아름다운 뒷모습으로 떠나는 목회자들도 많다.
담임목회직 퇴임 후 쿠바 선교사로서 새로운 사역을 준비하는 빛과 소금의 교회 장요셉 목사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 빛과 소금의 교회에서 얼마 동안 목회했는가?
빛과 소금의 교회는 DFW 침례교회 가운데 가장 먼저 세워진 교회다. 교회 20주년 무렵 제8대 담임목사로 부임했고 현재 26년째 사역하고 있다. ‘은퇴’라는 단어를 쓰기 보다 지금까지 담임목사로 섬기다 ‘선교사’라는 이름으로 사역이 연장된다고 봐주셨으면 좋겠다.   

◈ 선교사로 나가기로 결심한 이유는?
성직으로의 부름은 나이제한이 없다고 생각한다. 하나님은 저의 전 생애를 부르셨지 직업처럼 어느 시간이 되면 은퇴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한 번 하나님께 부름 받으면 생명 다할 때까지 하나님 나라를 위해 일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이런 결정을 내렸다. 처음 부름 받을 때 ‘너로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겠다’고 말씀하셨다.
“하나님, 그러면 해외선교 요원으로 보내주십시오”라고 기도했다. 이민목회도 선교지라고 하고, 우리 교회도 선교에 비중을 두고 사역해왔지만, 당시 그 기도는 내 자신이 직접 나가겠다는 것이었다.
임기 마치고 선교사로 나가기로 하고 5년 전부터 준비했다. 나는 지역교회에서 할 만큼 했다. 나머지 후반전은 하나님께서 나를 부르신 대로 하나님 나라를 세우는 일에 매진하고 싶다.
코로나 19 사태가 터지지 않았으면 작년 말쯤 나갔을 것이다. 코로나 19 대유행으로 1년 정도 연기됐다.

◈ 아내 장사라 사모도 동의했는지?
선교지로 나가겠다 생각하고 기도하면서 조심스럽게 아내에게 물어봤다. 하나님께서 선교 나가야 겠다는 마음을 주셨다고 했더니 미루지도 않고, 걱정하지도 않고, 그 자리에서 “당신이 부름 받은 사역의 자리가 어디든 그대로 따라가겠다”고 흔쾌히 대답했다. 아내 건강이 썩 좋지 않아서 우려가 되기도 하지만 부부가 마음이 나눠지지 않으면 어떤 어려움도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다.  

◈ 왜 하필 쿠바를 선택했나?  
미주 남침례회 한인교회 총회 해외 선교부에서 5년간 일하고, 3년 전에는 부장을 맡았다가 올해에 내려놨는데, 선교부에서 일하면 이사들과 선교지와 비전트립을 다닌다.
그때 사회주의 국가 쿠바에 갔고, 쿠바 전역을 다녀봤지만 한인 선교사들이 들어와 있지 않았다. 재작년 2월에 처음 방문했고, 같은 해 9월에 다시 가서 동쪽부터 서쪽까지 돌아봤다.
영적 분위기도 보고, 한인 선교사들을 찾아봤다. 동부, 서부, 중부에 신학교가 있어서 물어봐도 한인 선교사가 없었다.
평소에 ‘프런티어십’, 즉 개척자 정신이 중요하다 생각했다. 남들이 하지 않고 있고, 못하는 것을 하는 것이 내 철학 중 하나인데, 처음 가본 곳이지만 나를 통해서 하나님이 선교의 발걸음을 이어가실 수도 있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또 쿠바는 사회주의 국가다. 지금까지 북한, 러시아, 중국에서 복음을 전하며 사회주의 체제, 그들의 생리를 어느 정도 경험했기에 감당할 수 있을 것 같다.    

 

◈ 어떤 형태의 사역을 꿈꾸는가?  
현지 목회자를 세우고 미주 동역자들을 동원해 센터를 만들어 쿠바를 캐리비안 지역 선교의 거점으로 삼고 싶다.
하나님 나라를 위한 선교센터를 세우고, 전체를 품을 수 있는 선교사역이 다각적으로 이뤄지는 꿈을 꾸고 있다.   

◈ 빛과 소금의 교회가 진행하는 선교에 대해 설명한다면?
우리 교회에서는 2020비전이라는 이름으로 해외에 선교사 10명을 파송하고 10개 교회를 세우게 해달라고 계속 기도해왔다. 이미 선교사 10명을 파송했고, 세 군데 교회를 세웠다. 우리 부부가 나가면 12명째가 된다.
전 세계를 품고 러시아, 북한, 중국에서 선교했다. 중국 신학교에서는 25년 전부터 미주 학장으로 있으며 복음을 전했다. 인도네시아, 에콰도르 등 산발적으로 섬기다가 집중선교를 하기로 하고 중남미에 포커스를 맞췄다.
마야족 한 마을을 입양해 장학생을 선발하고 40명 정도를 연결해서 7년 동안 지속적으로 공부를 시켜주고 있다.
그들이 사회에 나가 일꾼이 될 때 미국에 있는 어느 교회가 자신을 도와줬다는 걸 깨닫고 복음 안에서 살아가게 되는 것, 그것이 진짜 선교다. 국내에서는 난민 선교에 계속 힘써 왔다.

◈ 코로나 19 사태 속에 선교가 위축되지 않았나?  
어떤 상황이든 하나님이 모르시는 상황은 없다고 본다. 나태하고 무기력에 빠져 있던 교회가 영적으로 깨어날 수 있는 하나님의 ‘챌린지’라고 생각한다.
역사학자 토인비가 ‘도전과 응전’이라는 말을 했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크리스찬은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
상황에 주눅들고 위축돼 어려워만 하지 말고 하나님의 마음을 알려고 애쓰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바를 찾기 위해 몸부림치며 기도했으면 좋겠다.
우리 교회는 지난해에 정말 은혜로운 한 해를 보냈다. 외부활동을 못하는 대신 내부적으로 더 결속하고 영적으로 하나되는 일이 일어났다. 재정도 예산보다 더 많이 채워졌고, 올해 전반기를 지나며 많은 변화를 만들어왔다. 하나님의 은혜라고 고백할 수밖에 없다.    


김지혜 기자 ©  KTN  

 

 


빛과 소금의 교회 선교부 이사들과 함께 쿠바에 방문했을 때 모습. 맨 오른쪽이 장요셉 목사다. 장 목사는 빛과 소금의 교회 담임목사직을 은퇴한 다음 선교사로서 사역 2기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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