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용할 양식을 주시옵고 (마 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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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프렌즈교회 담임목사 오정석 

 

주기도문은 총 6개의 간구로 되어 있습니다. 첫 번째 세 가지 간구는 하나님의 영광과 관련이 있고, 나머지 세 가지 간구는 우리의 필요와 관련이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기도의 순서입니다. 우리가 가장 먼저 구해야 할 것은 바로 하나님의 영광을 구하는 기도이고, 그 다음에 우리가 관심을 갖고 필요한 것에 대한 기도를 해야 합니다.

주기도문에 있는 우리의 삶과 관련된 기도 중에서 이 시간에 나누고 싶은 내용은 ‘일용할 양식을 달라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일용할 양식이 단지 육신에 필요한 양식을 말하는 것인가, 아니면 우리의 영혼을 위한 영적인 양식을 의미하고 있는 것인지 많은 논쟁이 있어왔습니다. 

기독교 진리의 뼈대를 세운 어거스틴은 이 구절을 독특하게 해석했는데, 여기서 일용할 양식은 육신에 필요한 양식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영적인 양식, 즉 하나님의 계명을 뜻한다는 말을 했습니다. 

일용할 양식을 달라는 기도는 우리가 영적인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 매일 매일 묵상하고 실천해야 하는 하나님의 계명을 구하는 기도라고 본 것입니다. 어거스틴은 그에 대한 근거로 예수님이 산상수훈에서 제자들을 가르치실 때에 하셨던 말씀을 제시하였습니다.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너희는 목숨을 위하여 무엇을 먹을지 무엇을 마실지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지 않습니까? 

예수님이 육신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 걱정하지 말라는 말씀을 하신 후에 바로 육적인 양식을 위해서 매일 매일 기도하라고 가르치셨다는 것은 모순이 된다는 주장을 한 것입니다.

그런데, 종교개혁자 칼빈의 해석은 좀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 기도는 우리에게 먹을 것을 주시도록 간구하는 것 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모든 것을 말한다는 주장을 한 것입니다. 

육적인 양식 뿐만 아니라 영적인 양식과 더불어서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모든 것을 포함하는 기도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음식의 맛을 너무나 탐닉하거나 너무 극단적으로 치우치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는 말을 했습니다. 

이와 같은 믿음의 선배들의 가르침을 종합해 볼 때에 일용할 양식은 우리의 육체적인 필요를 포함하는 우리의 삶에 필요한 모든 것을 내포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가장 설득력이 있습니다.

빌립보서 4장 19절에도 보면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영광 가운데 그 풍성한 대로 너희 모든 쓸 것을 채우시리라”고 있는데, 우리의 아버지가 되시는 하나님께서 우리가 생활하는데 필요한 모든 것을 공급해 주신다고 분명히 말씀하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가 가진 소원이 너무나 지나치다고 판단이 될 때에 하나님은 분명히 조절을 해주실 것입니다. 지나친 탐욕은 우리의 영혼에 해를 끼칠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일용할 양식은 육체적인 필요 뿐만 아니라 영적인 양식도 포함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육신의 일만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눈으로 볼 때는 이 세상에서 모든 사람들과 함께 똑같이 살아가지만 우리의 삶은 똑같지가 않은 것입니다. 

믿는 자로서 영적인 삶을 추구하며 살아가야 하는 것이 바로 우리의 모습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늘 영적으로 필요한 양식을 하나님으로부터 공급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하루를 살면서 기도를 한 번도 안 하면서 살아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느껴진다면 그건 뭔가 문제가 있는 사람일 것이고, 하루에 말씀을 한 구절도 읽지 않아도 전혀 상관이 없는 삶을 살고 있다면, 그 사람은 하나님이 원하시는 영적인 사람은 아닐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도 육적인 양식을 열심히 구합니다. 어떻게 하면 좀 더 편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그들과 차이가 나는 것이 있다면 바로 영적인 양식을 추구하고 있느냐는 것 아닙니까?

이 세상은 더 풍요롭고 풍족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사람들의 심령은 갈수록 메말라져 가는 것을 보는 것입니다. 

우리가 이 풍족함 속에 푹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할 때에 우리의 영성은 서서히 고갈되어 질 것이고, 우리가 깨어있지 못할 때에 이 세상이 주는 풍요함속에서 갇혀서 결국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삶을 살지 못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도 우리가 열심히 구할 것은 무엇입니까? 무엇보다도 이 영적인 양식, 하늘의 신령한 양식을 사모하며 나아가는 우리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몸을 돌보실 뿐만 아니라 우리의 영이 잘 되기를 바라고 계십니다. 일용할 양식은 우리가 하나님 안에서 복된 삶을 살기위해서 필요한 것을 말하는 것이고 우리가 이 세상 가운데서 인간다운 삶을 위한 모든 조건들을 말하는 것입니다. 

오늘도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는 하나님께 간절히 간구하며 나아가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프렌즈교회 담임목사 오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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