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오패스(sociopath)와 사이코패스(Psychopa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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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자의 정신감정은 필연이다 

 

근간 ‘소시오패스(sociopath)’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뜨겁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이코패스(Psychopath)’란 말도 관심의 대상이 된다. 그렇다면 이 둘의 차이는 어떻게 다를까? 전문가들에 따르면 그 둘은 기본적으로는 비슷한 모습을 보이지만, 통 털어 ‘반사회적 인격장애’에 해당한다. 즉 타인의 권리를 무시하고 침해하며, 반복적으로 범법행위를 저지르거나 거짓말, 사기성, 공격성, 무책임함을 보이는 인격 장애를 일컫는다. 말하자면 그들에겐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도덕관념이 부족하며, 타인에게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이 결여돼 있다는 것이다.

 

의학적으로 보면 ‘사이코패스’는 편도체와 뇌의 전두엽이 본래의 기능을 일반인의 15% 정도 밖에 하지 못한다고 한다. 따라서 도덕적 판단력과 자제력이 선천적으로 부족하고, 이 때문에 즉흥적이고 두려움이 없으며 충동의 조절이 되지 않는다. 때문에 스스로의 행동(범죄)에 대한 심각성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고 극단적 범죄를 일으키게 된다는 것. 반면 ‘소시오패스’는 유전적인 뇌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며 성장 환경이 요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도덕적 구분은 가능해 행동에 대한 인지는 하되,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 정신 장애라고 정의한다. 즉 유년기 시절의 학대, 충격 등으로 감정의 결여가 습관으로 굳어져 타인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이 자신의 그릇된 행동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불행하게도 우리 주변엔 국가 지도자 급에서 의외로 이런 부류가 꽤 많다.

 

지난 달 말, 서울대 출신의 정신과 의사인 강윤형 박사의 ‘소시오패스’ 발언이 일파만파로 연일 언론과 SNS를 달구고 있다. 강 박사는 얼마 전 매일신문의 유튜브 채널인 ‘관풍루’에 나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소시오패스’ 경향이 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강박사는 대선정국의 민감한 현시점에서의 자신의 발언이 상당히 조심스럽다면서도, 그러나 권력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정신감정을 받는 것이 국가적 책무라고 했다. 

 

왜냐하면 차후 어쩌면 국가지도자 반열에 오를지도 모르는 정치인의 정신적 문제 제기는 부정적 측면도 있는 반면, 자칫 이로 인해 향후 사회가 극도의 혼란에 빠질 위험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지도자, 특히 권력자에 대한 객관적 정신 감정은 꼭 필요하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외국의 경우를 훑어봐도 이러한 경우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자료를 찾아보면 독재자의 정신병리에 대한 고전적 연구로 유명한 월터 랭어(Walter C. Langer·1899~1981)의 ‘히틀러의 정신분석’이 유명하다고 알려져 있다. 

 

자료에 따르면, 1943년 월트 랭어의 예측은 정확했다고 한다. 그는 히틀러의 가학 및 피학 심리가 섞인 내면을 선명하게 보여주었다고 전한다. 즉 자기 파멸적 성향인 히틀러가 마지막 궁지에 몰렸을 때 ‘극적인 자살’을 할 가능성이 높고 세계 전체를 초토화하려 할 것이라는 예측이었다. 실제로 히틀러는 자살 직전 프랑스 파리를 불태우라고 현지 사령관 콜티츠(D. Choltitz)에게 거듭 지시했고, 독일의 공업 단지와 도로·항만·철도 등도 모조리 파괴하라고 군수부장관 알베르트 슈페어(A. Speer)에게 명령했다는 것. 결과적으로 이들이 히틀러의 지시를 따르지 않았던 것은 역사의 행운이었다.

 

가깝게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신분석도 있다. 트럼프는 대통령 재직 시 날마다 거짓말을 쏟아냈다. 견강부회, 자아도취, 타인의 고통에 대한 무감각, 약자에 대한 경멸과 혐오, 다른 사람 괴롭히기, 강자 숭배 등은 어두운 그의 내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트럼프의 이런 특성은 공인(公人)다움 및 지도자의 자질과 정면에서 충돌하기 때문에 많은 비난을 받았다. 그 결과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어떤 종류의 실패도 인정하지 않는 인간이며, 대선 패배에 불복해 미국을 미증유의 혼란과 분열로 몰고 갈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불행하게도 이런 예측은 대부분 사실로 판명됐다. 

 

이렇듯 ‘소시오패스’는 양심의 가책이 없고 지배욕과 정복 욕이 강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치밀한 계획을 세우는 경우가 많다. 주위 사람들과 친분이 두터운 듯 해도 이는 계획의 성공을 위한 것일 뿐, 사람 사이의 끈끈한 정이나 큰 슬픔을 느끼지 못한다는 성격 장애다. 그런 부류는 스스로의 이익만이 중요하기 때문에 양심과 동정심, 죄책감이 없고 자신의 영역을 넓히기 위해 지속적으로 타인을 속이고 험담하며 자신보다 낮은 위치에 있는 사람은 기만하고, 무책임하게 자기 잘못을 사회나 타인에게 떠넘기기도 한다는 것이 정설이다. 

 

결론적으로 ‘소시오패스’는 사회학적 정신질환, ‘사이코패스’는 심리학적 정신질환이라고 분리할 수 있겠다. 때문에 나라에 사회학적 정신질환인 ‘소시오 패스’의 부류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은, 물질 만능주의가 빚어내는 사회적 오류가 많다는 증거고 또한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쨌거나…앞으로 내년 3월 세상이 바뀌어 최소한 우리 사회가 상식과 공정 그리고 법치가 지배하는 정상적인 제 자리를 찾았으면 좋겠다. ** 

 

손용상 논설위원

 

* 본 사설의 논조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맞지 않을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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