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서 말하는 정의를 세상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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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종호 판사의 예수 이야기’ 저자 천종호 판사
‘천종호 판사의 예수 이야기’ 저자 천종호 판사

저자와의 만남 … ‘천종호 판사의 예수 이야기’ 저자 천종호 판사  

 

천종호 판사는 한국 사법사상 최장기간인 9년 동안 소년재판을 맡았고, 그가 만난 소년범은 1만 2,000명에 이른다. 법정에서 애정 어린 지도를 하거나 선처를 바라는 소년범에게 호통을 쳐 그는 ‘호통판사’라는 별명으로도 알려져 있다. 천 판사는 소년재판을 하는 동시에 비행 청소년의 회복과 재범방지를 위해 힘썼다. 

그런 그가 지난 9월 ‘천종호 판사의 예수 이야기’(두란노)라는 책을 펴냈다. 한 사람의 신앙인으로서, 동시에 법조인으로 바라본 예수는 누구인지 저자와 함께 이야기를 나눠봤다. 

 

기독교인이자 판사로서 성경의 어떤 점에 주목했나?  

판사의 직무는 간단히 말하면 재판을 통해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다. 기독교인 판사로서 정의의 실현이라는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성경에서 말하는 정의가 무엇인지’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한다. 

그것을 알고 있다고 바로 적용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판사의 직무를 수행하는 곳이 ‘교회’가 아니라 비기독교인들도 포함된 ‘세상’이기 때문이다. 

기독교인 판사로서 “성경에서 말하는 정의를 세상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가”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구원의 문제와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기독교인 판사로서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서는 매우 중요한 사항이었다. 기독교인 판사의 입장에서 4복음서의 예수님 이야기를 읽어나갈 때, “예수님의 말씀을 어떻게 세상에서 실천할 수 있을까”를 우선적으로 염두에 뒀다. 

특히, 예수님의 말씀 국가 공동체, 지역 공동체, 가족 공동체의 정의와 관련된 말씀들에 관해서는 심도 있게 묵상했다. 그러한 묵상의 기록들이 바로 이번 책 ‘천종호 판사의 예수 이야기’에 담겨 있다. 

 

신앙인 판사가 고백하는 예수님은 어떤 분이신가?

이번 책에서도 고백했듯이 예수님은 순도 100%의 하나님이시자 순도 100%의 인간이시다. 먼저, 예수님은 ‘순도 100%의 하나님’이시다. 삼위일체의 한 위격이시고 전지전능한 하나님이시다. 

또 예수님은 순도 100%의 인간이시다. 역사적으로는 ‘레반트 지역’에서 600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강대국들의 지배를 받으면서도 자신들의 정체성을 잃지 않았던 유대민족의 한 사람이다. 이러한 신학적 좌표와 역사적 좌표는 예수를 이해하는 기본 렌즈다. 

우리는 이 두 좌표가 교차하는 바로 그 지점에 서 있어야 한다. 그 지점에서 벗어나는 순간 우리의 신앙여정은 길을 잃게 된다.

 

성경에 나오는 주목할 만한 재판장면을 꼽는다면?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바로 예수님이 빌라도에 의해 재판을 받는 장면이다. 이 재판에서 빌라도는 두 가지 오판을 했다. 하나는 예수님이 무죄인데도 불구하고 유죄판결을 선고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피고인이 바뀌었다는 것을 모른 채 판결을 내렸다는 것이다. 

앞의 것은 빌라도도 알고 있었던 것이지만, 뒤의 것은 빌라도는 몰랐다. 하나님이 빌라도의 법정에 피고인으로서 세우고자 했던 사람들은 전체 인류였다. 하지만 사랑의 하나님은 피고인을 바꿔치기 하셔서 존귀하신 예수님을 법정에 세우셨다.

 예수님이 빌라도에게 “위에서 주시지 아니하셨더라면 나를 해할 권한이 없었으리니”라고 말씀하신 것은 바로 이 때문이었다. 빌라도의 눈에는 예수님이 피고인으로 서 있었겠지만, 하나님의 눈에는 모든 인류가 피고인으로서 서 있었다. 그야말로 우주적 재판이 열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 법정에는 예수님 외에는 그 누구도 피고인으로 있을 수 없었다. 오직 단 한 사람만이 인류 전체를 대신해 피고인으로서 재판을 받을 자격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가 바로 예수님이시다. 그래서 하나님은 베드로마저 예수님을 부인하게 만드셨다. 단 한 명의 사람도, 단 한 명의 천사도 함께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하나님은 예수님을 버리셨다. 철저하게 버림 당한 예수님과 인류를 위해 그렇게 섭리하신 하나님, 두 부자의 사랑을 인간의 말로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청소년의 재범예방을 위해 어떤 일을 했나? 

나는 태생적으로 아이들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러던 중 2010년 2월에 창원 지방법원에서 소년재판을 담당하게 됐고, 거기에서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비행을 저지르고, 그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아이들을 봤다. 

판사는 복지를 담당하는 공무원이 아니기에 맡겨진 아이들에 대한 판결만 하면 됐지만, 신앙인의 양심상, 또 아이들을 좋아하는 성품상 그냥 보고만 있을 수가 없었다. 

아이들의 재비행 예방을 위해 노력했고, 그것이 지금까지 이어져왔다. 그 중 가장 획기적인 일은 법원에서 처분을 받은 보호 소년들만을 위한 공동 생활가정인 ‘청소년 회복센터’를 설립한 것이다. 

 

청소년 회복에 동참할 수 있는 방법은?

청소년 회복센터는 말하자면 대안가정이다. 가정이 해체됨으로 인해 보호력이 약해져 쉽게 재비행에 빠지는 아이들을 보호자를 대신해 보살핀다. 

현재 전국에 18개가 설립되어 있다. 청소년 회복센터를 통해 수많은 아이들의 심신이 회복되고 비행에서 벗어나고 있다. 현실적으로 청소년 회복센터는 국가로부터 받는 예산만으로는 그 운영에 한계가 있다. 

그래서 ‘사단법인 만사소년’을 설립해 청소년 회복센터 운영비와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혹시 동참을 원하시는 분들은 사단법인 만사소년(http://www.mansaboy.com) 또는 손혜광 실장(한국번호 010-5507-0091)로 연락하시면 된다. 아울러 저의 책들을 많이 읽어주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김지혜 기자 ©  K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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