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가나안에서 살아가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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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안에 거하다’의 저자 이진희 목사
‘가나안에 거하다’의 저자 이진희 목사

저자와의 만남 … ‘가나안에 거하다’의 저자 이진희 목사 

 

2015년 출간된 ‘광야를 읽다’(두란노)는 국민이 직접 추천한 책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서재를 채우는 프로젝트 ‘대통령의 서재’에 선정되기도 했다. 

‘광야를 읽다’는 나오자마자 넉 달 동안 베스트 셀러에 올랐고, 두 번째 책 ‘광야를 살다’도 나오자마자 6주간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랭크됐다. 

어려운 기독 출판시장에서 두란노 출판사를 통해 세 권까지 책이 나온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저자의 책이 그만큼 시대를 향한 분명한 메시지를 담고 있기에 가능했으리라. 이진희 목사에게서 ‘가나안’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자. 

 

가나안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광야를 읽다’가 처음 나왔을 때 사람들은 대번에 다음 이야기는 가나안 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광야를 이야기하면 가나안도 이야기해야 한다”, “가나안에 대한 희망이 있기 때문에 광야를 지나간다”고 이야기했다. 한국 신앙인의 관점에서는 광야 다음에는 가나안에 입성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순서다.

 

‘가나안’ 하면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 떠오르는데?

사실 가나안은 절반 이상이 광야로 된 척박하기 이를 데 없는 땅이다. 대한민국을 삼천리 반도 금수강산이라고 부르듯이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은 일종의 비유적인 표현으로, 좋다는 뜻이다. 

하지만 아브라함이 가나안에 들어가자마자 처음 경험한 것은 기근이다. 호되게 신고식을 치르고 도망치듯 애굽으로 간다. 가나안은 절반 이상이 광야를 품은 척박한 지역이다. 

진짜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은 사실 이집트다. 그곳은 나일강도 있고 풍부하고 풍족하며 살기 좋은 땅이다. 


왜 그리스도인은 가나안에 들어가기 원하나?  

많은 그리스도인이 자신이 만들어낸 가나안을 꿈꾸면서 어떻게 하면 가나안에 들어갈 수 있을까 고민한다. 사람들의 관심은 온통 ‘가나안 땅에 들어가는 것’에 있다. 사실 우리는 이미 가나안에 들어와 있다. 축복을 이미 누리고 있다. 

 

가나안의 어떤 측면에 주목했는가? 

가나안은 광야보다 더 위험한 곳이다. 더 많은 유혹이 있다. 광야에서는 하나님 없이 살 수 없지만 가나안에서는 하나님 없어도 잘 살 수 있을 것 같다. 광야가 수도원이라고 한다면 가나안은 라스 베가스다. 광야에는 하나님 뿐이었지만 가나안에는 바알도 있다. 풍요를 보장하고 소원을 이뤄준다는 바알신 말이다. 

가나안 땅에서 하나님만 섬기는 것은 진짜 어렵다. 가나안 땅에서 바알을 섬기지 않는 것은 힘든 일이다. 이스라엘 백성이 진짜 실패한 곳은 가나안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은 편하고 문제가 없고 잘될 때 더 많이 실패한다. 이제 우리는 가나안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성경의 관심은 ‘가나안 땅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있다. 

 

성경에서 말하는 가나안은? 

성경에서 말하는 가나안은 낙원, 젖과 꿀이 흐르는 땅,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땅이 아니다. 좋은 집을 짓고 창고가 번성하게 하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이 다스리는 나라를 이루기 위해서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을 가나안으로 인도하셨다. 

가나안은 하나님이 통치하시는 나라, 하나님의 법대로 운영되는 나라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서 하나님 잘 섬기고 하나님 뜻대로 행하길 원하셨다. 이스라엘 백성을 통해서 다른 민족들도 하나님 나라 안에 들어오게 하시길 바라셨다. 

하지만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 왕 말고, 인간 왕을 요구했다. 하나님이 통치하시는 나라가 아니라 다른 나라들과 같이 왕이 통치하는 나라를 바랐다.

광야와 가나안은 어떻게 다른지?  

‘불행 끝 행복 시작’ 하듯이 ‘광야 끝 가나안 시작’이 아니다. 광야에도 가나안이 있고, 가나안 안에도 광야가 있다. 광야에서도 하나님과 동행하고 은혜를 체험한다면 거기가 가나안이다.

하지만 가나안에 살아도 하나님과 함께 하지 않는다면 그곳은 광야다. 십자가와 부활을 생각해보자. 십자가가 광야이고 부활이 가나안이라고 한다면 십자가는 부활로 연결되고 부활은 십자가를 품고 있다. 


책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이번 책을 통해서 가나안에 대한 희망 보다는 정신을 바짝 차리자는 경고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가나안은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만사형통의 땅”이라고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가나안은 하나님과 동행하는 땅, 하나님의 통치가 온전히 이뤄지는 땅임을 기억하라고 강조하고 싶었다. 

가나안의 본질은 성공과 형통이 아니다. 성공보다는 승리를, 축복보다는 은혜를 구해야 한다. 바알은 소원을 묻지만 하나님은 소명을 묻는다. 

축복, 만사형통의 엉뚱한 가나안이 아니라 성경이 말하는 가나안의 본질을 기억하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 

 

광야 시리즈가 완결됐는데, 다음 주제로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노마드’라는 단어에 많이 끌린다. 시편 23편의 베두인, 그들이 바로 유목민, 즉 노마드다. 천국 노마드가 되어 순례자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삶이 아닐까? 

디지털 노마드라는 말도 있고 사회에서, 특히 인문학에서 노마드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교회에서는 많이 다루지 않는 것 같다. ‘노마드’라는 단어를 가지고 성경을 보면 그렇게 읽혀진다.

 

김지혜 기자 ©  K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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