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을 찬양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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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 생명샘 교회 담임목사 안광문 

 

창세기를 보면, 아브라함 아들 이삭은 에서와 야곱, 쌍둥이 아들을 뒀습니다. 그런데, 이 둘의 경쟁이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급기야 동생 야곱이 엄마와 짜고 형 에서의 장자권을 빼앗습니다. 그 바람에 에서가 동생을 죽이겠다고 난리를 치고, 이러다 큰일 나겠다고 여긴 엄마가 야곱을 자기 친정으로 도망 보냅니다. 야곱은 집에서 멀리 떨어진 외삼촌 라반에게 도망을 갔고, 그 집에서 숨어 지내게 됐습니다. 

그 집에는 레아와 라헬, 딸이 둘이 있었는데, 야곱은 동생 라헬을 좋아했습니다. 야곱은 외삼촌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제가 칠 년 동안 외삼촌 일을 해 드릴 터이니, 그 때에 가서 외삼촌의 작은 딸 라헬과 결혼하게 해주십시오.” (창 29:18) 

결국 약속한 7년이 지났고 결혼식을 치렀습니다. 그런데 첫날밤에 신부가 바뀌고 말았습니다. 외삼촌이 신부를 바꿔치기 한 것입니다. 

화가 난 야곱이 어떻게 이럴 수 있냐고 항의를 하니까 라반은 원래 자기네 지역에서는 큰 딸을 먼저 시집을 보내는 것이 법이어서 자신도 어쩔 수 없이 신부를 바꿔치기 한 것이라고 합니다.

라헬도 아내로 줄 테니 7년 동안 더 일 해달라고 하였습니다. 야곱도 그렇게 하기로 하였습니다.

겉으로는 이렇게 봉합 됐지만, 과연 속 마음까지 해결됐을까요? “야곱은 레아보다 라헬을 더 사랑하였다.” (창 29:30) 라헬을 더 사랑하는 정도를 넘어서 편파적으로 대했던 것 같습니다. 레아의 입장은 어땠을까요? 

야곱은 동생을 좋아한다는 것을 아는데, 그날 밤 아버지가 자기더러 동생 대신 야곱에게 들어가라고 했습니다. 이는 자기의사와 관계없는 일이었습니다. 거기다 남편은 자기에게 눈길도 주지 않습니다.

레아의 입장에서 억울하고 원통했을 것 같습니다. 철저히 외로움과 싸워야 했을 것입니다. 레아는 철저하게 외로움과 싸우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성경에는 “주님께서는 레아가 남편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것을 보시고” (창 29:31)라고 말씀합니다. 

하나님께서 레아와 함께 하셨고, 상황과 형편을 알고 계셨고, 레아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고 계셨다는 말씀입니다.  

하나님께서 레아의 상황과 형편을 알고 계셨던 것처럼 하나님께서 우리들의 상황과 형편에 대해서도 자세히 아시고 보고 계십니다. 

또 하나님께서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실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가지고 계십니다. 문제는 우리 시선이 어디를 향하고 있느냐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레아를 긍휼히 여기셔서 아들을 가지게 하셨지만, 레아는 하나님이 아니라 여전히 남편만 바라보면서 “어떻게 하면 남편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남편 관심을 라헬에게 빼앗아올 수 있을까?” 하는 생각만 합니다. 

어떻게 해서든 남편을 자기에게 묶어 놓기 위해 셋째를 낳고서 “이제는 남편도 별 수 없이 나에게 단단히 매이겠지” (창 29:34) 그리고 이름도 단단하게 묶는다는 의미의 ‘레위’라고 지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야곱이 레아에게 묶이는 정도를 넘어 레위를 하나님과 사람을 묶는 사람으로 삼으셨습니다. 

레위, 레위 지파는 그 이름의 뜻처럼 묶어주는 역할, 다시 말하자면 범죄한 하나님의 백성들이 거룩하신 하나님께 나아와 죄 사함을 받고 하나님과 거룩한 교제를 나눌 수 있는 길을 제시하는 제사장 직분을 감당하게 하셨던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레아 기도에 응답해주셨는데, 레아가 바라는 정도가 아닌 레아의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즉 레아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정도로 응답해주셨던 것입니다.  

레아는 어떻게 하든 남편만, 남편만 이랬지만, 유다를 낳고 시선을 하나님께 돌리게 되었습니다. 

이제 레아는 “이제야말로 내가 주님을 찬양하겠다” (창 29:35)라고 고백합니다. 그러자 하나님께서는 이 정도를 넘어서 레아를 통해, 유다를 통해, 유다 지파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주셨습니다. 

남편의 사랑을 받았다는 것으로만 보자면 분명히 라헬은 승자였고 레아는 패자였습니다. 그렇지만 하나님께서는 패자인 레아를 통해 “이제야말로 내가 주님을 찬양하겠다” (창 29:35)는 바로 이 고백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역사를 이어가셨습니다. 

레아의 눈으로 보자면, 레아의 기도 제목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레아는 평생 야곱의 사랑을 받지 못했습니다. 남편의 사랑을 받고 싶다는 레아의 소박한 기도제목, 뭐 그렇게 어렵다고 응답해주시지 않으셨던 것일까요? 

그렇지만 시선을 바꿔서 하나님의 눈으로 보니까 “이제야말로 내가 주님을 찬양하겠다” (창 29:35) 이렇게 고백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안광문

생명샘 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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