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0

[목회칼럼] 생명샘 교회 담임목사 안광문

 

저는 “너희가 기도하면서 구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이미 그것을 받은 줄로 믿어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다”(막 11:24)라는 말씀을 좋아합니다. 

그렇지만 이 말씀처럼 기도하면 즉각즉각 기도응답이 잘 되시나요? 솔직히, 이 말씀을 정말 믿는다면, “이제 기도 좀 그만하세요.” 이렇게 뜯어 말려도 쉬지 않고서 틈만 나면 계속해서 기도할 것 같습니다.

그러면 예수님께서는 왜 이렇게 말씀하셨을까요? 먼저 마가복음 11장 앞부분을 보면,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으로 입성하셨는데, 그때의 분위기로는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을 이미 접수했고, 이제 왕이 되는 일만 남은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날이 저물고, 그러자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예루살렘을 떠나 숙소가 있는 베다니로 돌아오셨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베다니를 떠나서 다시 예루살렘으로 가셨습니다. 그리고 시장하셨는데, 마침 거기에 무화과 나무가 있었던 것입니다. 

혹시 무화과 열매가 있는지 보셨는데, 불행하게도 무화과 나무에 열매는 없고 잎파리만 무성했습니다. 무화과 철이 아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이제부터 영원히, 네게서 열매를 따먹을 사람이 없을 것이다”(막 11:14)라고 거의 저주를 하셨습니다. 무화과 철이 아니라서 무화과가 없었는데 왜 무화과 나무에다가 화풀이를 하시는 걸까요? 

예수님은 성전으로 가서 “성전정화” 즉, 성전에서 물건을 팔고 사고 하는 사람들을 내쫓으시고 의자를 둘러 엎으셨습니다. 제사장들이나 율법학자들도 어떻게 하지 못합니다. 제자들은 어땠을까요? 예수님의 등 뒤에서 기세 등등, “예수님께서 왕이 되실 뿐만 아니라 이제 성전까지 접수하셨구나.” 

그렇다면 그 다음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예수님께서 왕이 되시고, 즉위식을 해야 하는 데 그게 아니었던 것입니다. 그저 사람들을 가르치셨고, 또 다시 날이 저물었고 저녁이 되자 예루살렘 성을 떠나 숙소가 있는 베다니로 가셨습니다. 

숙소로 가시는 길에 보니, 아까 예수님께서 거의 저주하셨던 그 무화과 나무가 뿌리째 말라 버렸던 것입니다. 

베드로가 “랍비님, 저것 좀 보십시오, 선생님이 저주하신 저 무화과나무가 말라 버렸습니다”(막 11:21)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예수님은 “하나님을 믿어라”(막 11:22)고 하셨습니다. 

무화과 나무가 뿌리 채 말랐다는 말씀을 들으셨으면, 거기에 대해 말씀하셔야 할 게 아닙니까? 그런데, 무화과 말씀은 안 하시고 하나님을 믿으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면 베드로가 하나님을 믿지 않는다는 말씀인가요? 

동문서답 같지만, 예수님은 무화과 나무를 통해 믿음에 대해 말씀하고 있으신 것입니다.   

태어나면서부터 하나님을 배우고 알았고 믿었던 사람들, 하나님의 백성이라고 하는 자부심 가운데 있는 이스라엘 사람들, 특히 제사장들과 율법학자들은 성전에서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들 사리사욕만 채우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들이야 말로 열매는 하나도 없는데 잎파리만 무성하고 저주받을 수밖에 없는 무화과 나무와 같다는 말씀입니다. “누구든지 이 산더러 ‘번쩍 들려서 바다에 빠져라’ 하고 말하고, 마음에 의심하지 않고 말한 대로 될 것을 믿으면,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다.” (막 11:23) 

누구든지 믿음을 가지고 있기만 하면, 그 믿음을 통해서 이 산을 들어서 바다에다가 빠뜨려 버릴 수 있으니까 믿기만 하라는 말씀인가요? 

맞습니다. 그런데 이 말씀은 문맥상으로 보면 “이산” 즉 성전이 있는 시온 산은 심판의 바다, 즉 사해 속으로 파멸될 것이다는 것을 비유적으로 말씀하시고 있는 것입니다.

이를 믿고 여전히 동일하신 하나님을 신뢰하고 믿음으로 기도할 수 있다면, 하나님께서는 이제 옛 성전에서 드린 제사와는 비교조차 안 되는 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대속물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우리 믿는 그리스도인들의 죄와 허물을 용서해 주신다는 것을 말씀하시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구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우리가 지금도 열심히 기도하고 있는 기도제목, 중요합니다. 

그런데 그게 다가 아닙니다. 그것과는 비교조차도 안 되는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서 기도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뭘까요? 육체가 죽은 다음에 가는 천국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그것도 맞습니다. 

그런데 하나님 나라를 더 넓은 의미로 보면 하나님이 공의로 다스리시는 나라입니다. 

하나님이 공의로 다스리는데 다른 나라를 침략하고 전쟁을 일으켜 무장도 하지 않은 사람들을 죽이지 않습니다. 전쟁으로 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치고, 재산을 잃고, 고향을 떠나도록 하지 않습니다. 바로 이것을 위해서 기도해야 하는 것입니다.

 

안광문

생명샘 교회 

담임목사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 네이버로 보내기
  • 텀블러로 보내기
  • 핀터레스트로 보내기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