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택대피, 가정과 믿음 바로 세워가는 기회로 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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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가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 | 중앙연합 감리교회 이성철 목사





달라스 중앙연합 감리교회에서 30년 동안 시무하며 한인들과 함께 한 달라스 한인 역사의 산 증인 이성철 목사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 1990년 8월 1일부터 30년째 달라스 중앙연합 감리교회에서 목회를 했는데, 달라스는 어떤 곳으로 기억되는가?
◇ 33세에 SMU(Southern Methodist University)로 공부하러 와서 33년을 달라스에 살았다. 올해는 한국서 절반, 미국서 절반을 산 의미 있는 해이기도 하고, 이제는 달라스가 제2의 고향이기 때문에 내게 달라스는 굉장히 정다운 곳이다.
그 때보다 급성장했고, 건강하게 성장하는 도시 가운데 하나라서 좋은 곳이라 생각한다. 처음 도착했을 때 한인 인구가 8,000명 정도여서, 한인들 만나면 반갑고 좋았고, 그래서 어느 교회서 무슨 행사가 있다고 하면 다 모였다.
그립고 외로워서 모였겠지만 지금도 가끔 그 시절이 생각난다.





◆ 요즘 코로나 19로 인해 굉장히 힘든 상황인데, 되돌아봤을 때 지난 30년 동안 가장 힘들었던 때는 언제인가?
◇ 처음에 유학생으로 왔으니까 힘들었다. 당시 오일 쇼크가 왔는데, 기름값이 갤런당 60센트여서 차를 몰고 다니기엔 나쁘지 않았지만, 텍사스 경기가 나빠서 생활하기 힘들었다.
처음 살던 곳은 갈랜드에 위치한 방 한 칸짜리 반정부 아파트였다. 그게 무슨 정부에 반대하는 그런 의미가 아니라 임대료 절반을 정부에서 내주는 값싼 아파트로, 밤만 되면 바퀴벌레가 파티를 벌이는 열악한 곳이었다.
요즘은 그런 곳에서 시작하는 한국 사람은 거의 못 본 것 같다. 그리고 아들이 심장에 문제가 있어서 7개월만에 태어났는데, 그 때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지금은 그 아들이 하나님의 은혜로 잘 자라 서른이 넘었다.
또 한 가지, 한국에서 부교역자로 7년을 일하다 미국에 와서 담임목회도, 이민목회도 처음 해본 것이다.
누가 나를 힘들게 한 것이 아니고 어떻게 하는 것이 올바르게 하는 것인지 잘 몰라서 그게 어려웠다. 한국에는 선배 목사님들이 계시니 여쭤볼 수도 있는데, 미국에는 선배가 있는 것도 아니고 교회 사정을 말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처음 목회를 하니까 굉장히 헤맸다. 성도들은 참 좋았고 교회는 해마다 성장해서 배짱있게 했지만 속으로는 정말 힘들었다.
미국 와서 담임목회 하면서 기도도 배우게 되고, 공부도 열심히 하게 됐다. 목회자가 안 배우면 안 되겠다 싶어 나름대로 목회자 세미나에도 많이 다녔다.





◆ 목회 30주년, 중앙연합 감리교회에서 목회하면서 즐겁고 보람된 일로 기억나는 것이 있다면?
◇ 하나님 은혜로 교회가 성장한 것이 기억난다. 1993년에 300명을 수용할 만한 예배당을 짓고, 곧 교육관을 짓고, 10년만에 1,000명 들어가는 교회를 짓고, 곧 이어 교육관을 또 지었다.
새 옷 입는 것이 기쁨이듯이 목회도 새로운 공간을 세우고, 새 집에서 교육도 하고 예배 드리는 기쁨은 말로 할 수 없이 좋다. 힘들었지만 큰 어려움 없이 빚 갚으면 짓고 또 짓고 했다.
사실 교회건축이 목표는 아니었다. 처음 건축할 당시에도 안 하려고 성도들에게 물었는데 80명 성도가 만장일치로 건축을 찬성했다.
지역이 완전히 다른 곳이라 많이들 떠나겠구나 싶었는데 9개월 동안 한 가정도 안 떠나고 오히려 새가족이 70명 와서 봉헌예배를 150명이 드렸다. 그게 잊을 수가 없다. 그 다음도 마찬가지였고, 이사 올 마음도 없고 확장하려고 했는데 완전히 새로운 곳으로 인도해주셨다.
무엇보다 건물만 커진 것이 아니라 교인들 믿음이 많이 깊어지고 넓어지고 잘 성장한 것이 기쁨이고 보람이다.





◆ 지금까지 목회하시면서 가장 중요하게 붙들고 있는 원칙이 있는지?
◇ 목회 처음 10년 동안은 아무 생각 없이 달려왔다. 교회가 막 성장하다보니 일하느라 바빠서 목회를 돌이켜볼 생각도, 방향도 따질 수 없었다고 솔직히 고백한다. 그것을 깨닫고 두 가지 원칙을 세웠는데, 하나는 하나님 앞에서든 성도 앞에서든 진솔하자는 것이다.
둘째는 하나님이 주신 능력 안에서 최선을 다하자는 것이다. 이것은 목회철학이기도 하고 우리집 가훈이기도 하다. 자녀들에게도 늘 이것을 강조한다.





◆ 달라스 한인 교회들 역사가 깊어지면서 세대교체가 진행 중인데, 은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또 은퇴 전에 꼭 하고 싶은 사역이 있다면?
◇ 교단이 정한 은퇴시점까지는 7년 정도 남았는데, 일찍 하는 게 좋겠다고 늘 생각한다. 교우들이 젊어져서 젊은 목회자가 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고, 좋은 후임자 보내주시기를 기도하고 있다.
솔직히 예전에는 어떤 일을 더 벌려서 끝날 때 멋있게 끝내자 생각한 적도 있었는데 30년 목회를 돌이켜보면 ‘결국 기본이 중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성격이 급한 편인데 임기응변으로 때우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고, 가장 중요한 기본으로 돌아가서 기초를 든든히 세워 새로운 사역의 물고를 터주고 싶다.
그 기본은 성도들이 교회를 아는 것이 아니라 복음을 알고, 복음을 살아내도록 노력하도록 만드는 것, 그것이 남은 목회를 통해 하고 싶은 것이다.





◆ 현재 코로나 19로 힘든 상황에서 ‘달라스 큰 형님’이 성도들에게 위로의 메시지 전해주면 좋겠다.
◇ 인류역사가 그러했듯이, 코로나 19가 아무리 지독한 병이라도 결국 지나갈 것이다. 조심하고 삶의 패턴을 바꿔야 할 문제지, 두려워할 문제는 아님을 짚고 싶다.
그리고 놀랍게도 지금 우리는 가정 안에 있다. 이 시간 동안 우리 가정을 돌아보고 가정이 새롭게 되길 바라고 구하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
특히 신앙인으로서 교회도 못 가는데, 앞으로 어떻게 믿음을 지켜야 할 지, 새로운 믿음의 방향을 생각해 볼 시점이라고 본다. 다시 말하지만 너무 두려워도 말고, 그렇다고 경거망동 하지도 말고 다른 이를 배려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는 가운데 가정과 믿음을 바로 세워가는 기회로 삼으시길 축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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