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섬기는 성도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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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가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 | 한우리교회 오인균 목사





한우리교회 오인균 목사를 만나 목회 이야기와 코로나 19 위기를 살아가는 동포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들어봤다.





◆ DFW와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 1999년 12월에 한우리교회 전신인 성서교회에 새로운 담임목회자로 부임했다. 처음엔 버지니아 린츠버그에 있는 리버티 신학교로 유학을 왔는데, 그 학교 교수님께서 담임으로 추천해주셔서 달라스와의 인연이 시작됐다.
한국에서 여고교사로 7년, 학원강사로 13년 일하면서 집사로 대전 대영 침례교회를 섬기다가 서른여덟이라는 나이에 부르심 받아 목회학 석사(M.div.)와 안수를 받았다.
전도사나 부목사로 사역해본 경험도 없고, 대중설교도 두 번인가 밖에 해본 적이 없었다. 신학교 다니면서도 공부하고 과외하고 했는데, 강의와 과외부탁이 끊이지 않으니까 도망치다시피 유학을 결정한 것이었다.
당시 담임목회자 최종 세 명 후보 가운데 다른 두 분 목사님들은 박사학위도 있고 목회경험도 있으신 분들이었는데, 만약 그 분들을 모시면 그 분들이 섬기던 교회 성도들이 슬프고 아쉬울 거 아니냐 하는 이유로, 슬퍼할 사람, 아쉬워할 수 없는 분으로 모시자 해서 결정됐다고 들었다.
아름다운 애팔래치아 산맥이 펼쳐진 버지니아에서 달라스로 처음 왔을 때는 삭막했지만, 여기는 살수록 정이 드는 곳이다. ‘바이블 벨트’라고 하지 않나.
성서적 가치에 따라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고, 예배 출석률이 높은 편이다.
다른 도시에 비해 도시적이고, 보수적인 면도 있는 동시에 착하고, 열심이고, 헌신되고 훈련 잘 받은 좋은 성도들이 참 많은 것 같다.





◆ 목회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 마흔다섯 살에 목회를 시작했고, 마흔살 되도록 집사생활을 했기 때문에 집사의 눈으로 본 교회, 집사의 눈으로 본 목회자의 모습에 대한 생각이 있었다.
그러한 바탕 위에서 성서적인 교회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성경에서 말하는 변질되지 않은, 세속화되지 않은 교회를 세워가기 위해 목회 내내 힘써왔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교회, 반석 위에 세우겠다고 하신 교회, 예수님이 상상했던 교회를 세우는데 중점을 뒀다.
성서교회가 1994년에 세워졌는데 1999년까지 목회자가 세 번이나 바뀌면서 140명까지 모이던 성도가 60~70명 남으며 나름대로 내홍을 겪었다고 한다.
성도들의 상처받은 모습, 지친 모습을 보며 서로 사랑하고, 기뻐하고, 즐겁고, 행복한 교회를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다.
머물고 싶은 교회를 만들어야겠다 했는데, 부임 후 3~4 년 지나니까 성도들이 교회 오면 가기 싫어 하고, 모이면 즐거워하고 행복해했다. 사랑하고, 섬기고, 범사에 감사하고, 기쁜 그런 교회를 만들기 위해 힘썼다.





◆ 지난 시간을 돌아볼 때 ‘위기'는 언제였는지, 또 어떻게 그 위기를 극복했는가?
◇ 지나고 보니 최고의 위기는 성도들과의 갈등, 관계의 어려움이 아니었나 싶다. 사실 갈등이 없는 교회는 없지만, 지나고 보니까 그래도 나의 부족함, 미숙함이 더 많이 떠오른다.
내가 그들을 온전히 품지 못하고, 더 낮아지지 못하고, 목회자로서의 권위를 내세워 온전한 소통을 하지 못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사탄은 성도와 목회자를, 성도와 성도의 관계를 깨뜨리려고 끊임없이 시도한다. 하지만 결국은 인내 밖에 없다. 위기가 왔을 때 잠잠히 기다리면 하나님은 반드시 은혜를 주신다.
다윗을 구해주셨던 것처럼, 홍해를 가르시고 이스라엘을 구원하셨던 것처럼 포기하지 않고 하나님 뜻을 기다리는 것이,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이다.
쉬지도 못하고 정신없이 달리다가 목회 8~9년차쯤 됐을 때 사실 ‘번 아웃' 됐었다. 많이 힘들어하던 그때 교회에 안식년을 요청했는데, 평신도 리더십들이 기쁜 마음으로 쉬시라고 해서 10주간의 ‘안식월’을 얻게 됐다.
안식월 갖기 직전 마지막 4부 예배를 드리고 나오는데 안수집사님들이 복도 양쪽에 서서 잘 다녀오시라고 박수를 쳐주시는데 말할 수 없는 감동을 받으며 마음이 회복되는 것을 경험했다.
목회자도, 성도도 소중한 존재로 인식될 때 치유가 일어나고 교회가 부흥된다.





◆ 목회하면서 즐거움과 보람으로 기억되는 일은?
◇ 즐겁고 보람된 순간이 없으면 목회 못 한다. 설교준비 하다가 은혜 받고, 성도님들이 은혜 받고 변화되는 것을 볼 때가 가장 좋다. 성도님들이 “은혜 받았습니다” 하고 피드백을 주고, 말씀 안에서 치유 받고 변화되는 모습을 지켜볼 때가 늘, 가장 기쁘다.





◆ 앞으로 목회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 올해 12월 말에 은퇴한다. 후임자도 이미 정해졌다. 7개월 정도 남았는데 남은 목회의 주안점은 원만한 인수인계다.
오시는 분이 그런 분이 아님을 잘 알고 있지만 성도님들 입장에선 새로 부임하실 목사님이 한우리교회 철학과 가치를 잘 이어갈 것인지에 대한 염려가 있을 수 있다.
일단 9월부터 후임 목사님이 오셔서 함께 예배 드리며 한우리교회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지켜보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잘 보고 한마음으로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 코로나 19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성도들과 동포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한다면?
◇ 사탄이 “나는 모든 교회 문을 닫았다”고 자랑했더니, 하나님께서 “나는 모든 가정을 교회로 만들었다”는 짧은 풍자만화를 본 적이 있다. 잃은 것도 있지만 얻은 것도 많다.
가정의 소중함, 관계의 소중함, 모임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물질이 중요하지만 영성은 물질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고 고백하는 것이라고 본다.
동포들도 ‘다 지나간다’ 생각하시고 관계를 소중히 여기면서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섬기고 사셨으면 좋겠다.






김지혜 기자 © K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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