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가도 옛날은 남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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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예전 가수 박인희라는 분이 불렀던 노래 중에 “사랑은 가도 옛날은 남는 것”이라는 가사의 노래가 있었습니다. 저도 좋아하던 노래였는데, 제목이 “세월이 가면”입니다. 제 기억으로는 86년인가, TV에서 이문열 작가의 소설인 “젊은 날의 초상”이라는 소설을 3부작 드라마로 방송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주인공이 손창민씨로 기억합니다. 그 내용이 무엇이었는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어느 가을 날에 주인공이 한 여인에게서 실연을 당했습니다. 그 가을 날, 바람이 쓸쓸하게 불고, 낙엽이 떨어지는 호수 가를 바바리 코트를 입은 주인공이 쓸쓸하게 혼자서 걷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리고 그때 그 배경 음악으로 바로 이 노래, “사랑은 가도 옛날은 남는 것” 하는 노래가 애절하게 나옵니다. 그래서 저는 “세월은 가도” 이 노래, “사랑은 가도 옛날은 남는 것” 하는 가사를 들으면, 그때 그 장면이 기억이 나면서, 너무 쓸쓸하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많은 분들은 “사랑은 가도 옛날은 남는 것” 이 가사를 가요의 노랫말이라고만 알고 있지만, 원래 이 가사는 박인환 시인의 시, “세월이 가면”이라는 시에서 나오는 시구이기도 합니다. “목마와 숙녀”라는 시도 박인환 시인의 시로 무척 유명한데, 박인환 시인은 1926년 강원도 인제에서 태어났습니다. 박인환 시인은 시 뿐만 아니라 옷을 잘 입는 멋쟁이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박인환 시인은 이런 말을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폼을 내서 옷을 차려 입을 수 없는 여름이 싫다.” 그렇지만 박인환 시인은 “세월이 가면”이라는 시를 쓰고서 꼭 일 주일 만에, 30세인 1956년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를 듣고 있는 사람들을 감상적이고, 고독하고, 그리움에 젖게 하는 “사랑은 가도 옛날은 남는 것”이라는 가사와 일맥상통 하는 내용이 무척 흥미롭게도 성경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요한일서 2장 17절을 읽어보면, “이 세상도 사라지고, 이 세상의 욕망도 사라지지만,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사람은 영원히 남습니다.” (새번역)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사랑은 가도 옛날은 남는 것처럼, 이 세상도 갈 것이고, 이 세상의 욕망도 갈 것이지만, 하나님 뜻을 지키고 순종하는 사람은 남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이 세상과 이 세상의 욕망은 가기 때문에, 지금도 지나가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아무 소망이나 기대를 줄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반대로 하나님의 뜻대로 사는 사람은 하나님 안에, 예수 그리스도 안에, 하늘의 보좌 가운데 영원하게 남습니다.

이 세상과 교제하고, 이 세상의 것만을 갈망하고, 이 세상의 것만 가지고 자랑하는 사람은 하나님의 기억에서도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이 세상과 이 세상의 것은 영원하지도 않고, 궁극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히브리서 11장 13절을 보면, 믿음의 선진들은 하나님의 말씀에 온전히 순종했지만 이 땅의 삶에 대해서는 “길손과 나그네 신세”라고 고백했습니다. 그렇지만 믿음의 선진들은 “하늘의 고향” (히 11:16, 새번역)을 사모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결국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은 세상의 것에 집착하는 삶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를 사모하며, 이 세상에서 지나갈 것에 대해서는 나그네 삶을 감당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 세상에서의 삶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도 아니고 이 세상의 삶에 대해 최선을 다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지만 이 세상의 삶에 최고의 가치를 두고 살아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무엇인가를 이뤘다고 해서 기쁘고 반대로 그것을 잃어버렸다 해서 그 기쁨마저 잃어버린다면, 이는 그야말로 우리 마음은 세상의 유혹에 붙잡혀 있고 자유롭지 못하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사랑은 가도, 이 세상도 가고, 이 세상 욕망도 가지만, 옛날은 남는 것,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사람은 영원히 남습니다.

기독교에 관한 문의 또는 신앙 상담 문의는 469-684-0037 (생명샘 교회)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안광문
생명샘 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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