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삶으로 표현해야 하는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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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경상남도에서 태어나고 자라고 경상남도가 고향입니다. 그러다보니까 늘상 투박하고 무뚝뚝한 경상도 말만 듣고 하다 어느 날 서울에서 놀러온 오빠 친구가 하는 서울 말을 처음 듣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느낌이 마치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입에서 녹아내리는 느낌이었다고 합니다.

아내는 그때부터 이 다음에 커서 꼭 서울 사람과 결혼하겠다 결심했답니다. 저는 서울에서 나고 자라고, 서울이 고향이지만,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제가 하는 말이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녹아 내리기는 커녕 누룽지라도 튀어나오지 않으면 다행일 정도로 무뚝뚝하고 표현을 잘 못하는 편입니다.

그래도 목사인지라 교회에서는 나름 부드러워지려고 최선을 다하지만 막상 집에서는 무뚝뚝하고 표현을 잘 못 하는 아들이고, 아버지이고, 남편일 뿐입니다.





왜 이럴까 생각을 해보면, 어릴 적부터 어머니로부터 좋아도 너무 좋은 티를 내도 안 되고, 싫어도 너무 싫다고 해도 안 되고, 말을 너무 많이 해도 안 되고 아무튼 이것도 안 되고 저것도 안 되고, 이런 교육을 받고 자라다 보니까 점점 더 무뚝뚝하고 표현도 잘 못하게 된 것 같습니다.

처음 미국에 와서 참 신기했던 것은 여기 사람들은 그렇게 “Thank you”라고 많이 하고, 자기가 잘못한 것도 아닌 데도 “I am sorry” 누가 감기 걸렸다고 해도 “I am sorry” 무뚝뚝한 사람들도 없고, 사람들이 표현을 너무 잘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반대로 우리 한국문화는 좀 표현하는 것을 자제하고, 그러다보니 표현하는 것을 잘 못하고, 어색해하고, 인색한 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누가복음 11장을 보면, 예수님께서 10명의 나병환자를 고쳐주셨습니다. 그렇지만 그 중 한 사람만 예수님께 돌아와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예수님께 감사를 드렸습니다.

예수님이 “열 사람이 깨끗해지지 않았느냐? 그런데 아홉 사람은 어디에 있느냐?”(눅 17:17, 새번역)라고 물으셨습니다. 이는 나머지 아홉 사람이 예수님께 돌아와서 감사를 표현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 책망하시는 말씀이었습니다.

그럼 이 사람들은 왜 돌아오지 않았을까요? 우선, 병이 나았으니 빨리 제사장에게 가서 병이 나았다는 판정을 받고, 하루 빨리 정상적인 사람으로,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가고 싶었을 것입니다.

나병환자는 정상인과 함께 살 수가 없었기에 가족도, 친구도 만날 수 없었고, 그렇지만 이제 정상으로 돌아왔으니 가족도 만나고, 친구도 만나야 하고…





그럼 이게 잘못된 걸까요? 아닙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은 자기들 마음을 자신들에게만 두었다는 것입니다.

이제 병이 나았고, 정상으로 돌아왔으니, 그동안 못했던 것, 이것도 해야 하고, 저것도 해야 하고, 급하게 처리해야 할 순서를 따라서, 자기들 유익과 앞으로에 대한 생각, 계획 때문에 예수님이 자기들을 고쳐주셨다는 사실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습니다.

아무튼 병이 나았다는 것, 더 이상 나병환자가 아니고 그러므로 그 설움과 아픔을 당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예수님께서는 이 사람들의 이렇게 지극히 자기 중심적인 태도를 책망하셨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돌아와서 감사했던 사람에게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눅 17:19, 새번역)라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이 사람이 돌아와서 감사했기 때문에 구원 받게 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 사람이 이미 구원을 받았고, 구원 받은 하나님의 자녀라는 것을 확인해 주신 것입니다.





감사를 표현한다는 것은 바로 이런 것입니다. 우리가 감사를 표현할 때, 우리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구원 받은 하나님의 자녀가 됐다는 것을 확인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우리가 예수님을 믿고 구원 받은 하나님의 자녀라면 하나님께 영광 돌리고 감사해야 합니다. 하나님께 예배하고 찬양하고 감사기도 드림으로 감사를 표현하고 감사의 열매를 맺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 뿐만 아니라 삶의 현장에서 가족과 친구와 직장동료, 교회 식구들에게도 말과 삶으로 감사를 표현해야 합니다.
이번 추수감사 주간, 추수감사절 뿐만 아니라 우리들 평생의 삶을 통해 구원의 열매, 감사의 열매를 표현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안광문
생명샘 교회
담임목사




기독교에 관한 문의 또는 신앙 상담 문의는 469-684-0037 (생명샘 교회)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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