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도(坑道) 위의 대한한국, 막장의 ‘버팀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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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용상 논설위원





요즘 모국 소식을 듣다 보면 그곳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들이 정말 ‘막장’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다. 아직도 임기가 절반이나 남은 문재인 정부에서 때 이르게 그런 낌새를 보다니 황당하기가 그지없다. 이 해의 막달에 정권의 막장도 함께 오는 게 아닐까…솔직히 기대(?)도 되고 걱정도 반이다.





‘막장’은 인생을 완전히 말아먹는 것을 뜻한다. 국어사전을 보면 “끝장”의 잘못으로 나온다. 뭔가 달리 살아갈 방도가 없이 막다른 길에 도달할 때 우리는 그것을 ‘막장’이라고 부른다. 그 밖에도 탄광에서의 갱도(坑道) 끝 막다른 곳의 이름을 뜻하기도 한다. 탄광에서의 막장은 아직 ‘버팀목’을 세우지 못한 곳이다.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그곳에서의 채굴 작업은 매우 힘들고 고되다. 막장에서 일했던 광부의 수기를 읽으면, 거기에선 특이한 냄새가 난다고 전한다. 산소가 모자라기도 하지만 육감적으로 ‘위험’의 냄새를 감지한다는 것이다.





아마도 지금의 이 정권 사람들 대다수는 이 냄새를 맡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아무 죄도 없는 국민들마저도 그 막장의 냄새를 맡고 있으니 두렵다. 어디를 가도 국민 70% 이상이 난리다. ‘기업이 안된다’ ‘장사가 안된다’ ‘세무조사가 너무 심하다’ ‘노조 때문에 못살겠다’ ‘안보가 불안하다’ 고 한다. 이들은 국가가 빨리 막장에 ‘버팀목’을 세워주기를 바란다. 보완할 것은 보완하고 고칠 것은 고쳐 달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 정권은 아무 대책 없이 무조건 ‘안 자빠질 테니 걱정 말라’고 한다..





우선 우리 생활에 직결되는 경제 분야만 해도 그렇다. 하는 짓마다 도무지 납득이 안가는 내용뿐이다. 예를 들어, 멀쩡한 월성 원전 1호기를 강제 폐쇄했다. 전문가의 경제성 검토 보고서를 정부가 정반대로 왜곡했다고 한다. 월성 1호기는 7천억 원을 들여 사실상 새 원전으로 개수한 발전소다. 이 발전소의 과거 평균 가동률만큼만 돌려도 4년 동안 1천억 원 이상의 이득이 있는데도, 탈 원전이 대통령 공약이라 억지로 폐쇄하겠다는 것이다. 한국수자원 공사는 개수 비용 7천억 원을 그냥 날리고, 더하여 가동으로 얻을 수 천억 원의 이득도 날리는 결정을 했다고 한다. 이사회가 보고서의 주요 내용은 검게 칠해 남이 모르게 하고 방망이를 두드렸다고 했다. 하지만 이를 막는 이유는 따로 있다. 원전이 핵원료를 추출하기 때문이다. 김정은이 겁나서 그래서인지 극히 효율성이 낮은 태양광 시설에는 돈을 끌어 붓고 있다. 겨울이 되자 눈이 쌓일까 걱정인지 ‘알바’ 일자리 6만 명을 모집한다고 한다. 알바 비용은 멀쩡한 국민세금으로 퍼줄 것이다. 정부는 단기 일자리 주고 실업률 잡았다고 생색을 낼 것이다.





국민 생명을 담보하는 안보 상황도 예외가 아니다. 김정은이 서해에 내려와 해안포를 쐈는데, 이는 남북 군사합의를 위반한 중대한 사태다. 그런데 포성을 듣고도 숨기고 있다가 북한이 ‘쐈다’고 발표하자 우리 군(軍)이 뒤늦게 ‘항의’하는 쇼를 했다. 북이 발표하지 않았으면 끝내 숨겼을 것이다. 그 외에 북한이 서해 섬 곳곳을 요새화하고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이에 대해 군(軍)은 해명이랍시고 “탈북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는 것이다. 이쯤 되면 군(軍)이 아니라 정권의 주구(走狗)라는 비아냥이 넘친다. 그런가 하면 유시민이라는 희대의 요물(妖物)은 ‘주한 미군은 공군만 좀 남기고 지상군은 다 철수해도 된다’고 했다. 이 아이는 천안함 폭침을 ‘소설’이라고 했고 조국(曹國) 아내의 증거인멸 행위를 ‘증거 보전’이라고 했다. 이제는 다시 군사 전문가가 되어 우리 5천만 국민의 안위를 가지고 희롱을 하고 있다.





이런 어이없는 일들이 지금 내 조국 대한민국에서 거의 매일 일어나고 있다. 지금 문재인 정부는 버팀목이 없는 막장에 와 있는 것 같다. 이미 몇 달 전에 청와대 비서들 스스로 “4년 차 같다”고 했다는데… 얼마 전 조국(曹國) 헤프닝에 이어 울산시장 선거비리 사건, 유재수 감찰무마 사건, 국회에서 일어나는 선거법 등 각종 입법 야바위 사태 등이 줄줄이 일어나며, 그야말로 막장의 천장이 균열되고 금이 가는 듯 조짐이 심상치 않다. 특히 청와대의 지방자치 선거개입 의혹은 일반 범죄와는 차원을 달리한다. 분명한 대통령 탄핵 사유다. 아직은 수사 중이지만 당시 당선이 유력시되던 야당 후보에 대한 첩보를 여당 후보 측이 청와대에 건네주고, 청와대가 ‘하명수사’를 통해 경찰로 하여금 야당 후보가 공천 받는 날 압수 수색에 들어가게 했다면, 이는 명백한 선거개입인 것이다. 이는 ‘권력의 사유화’를 넘어 국기(國基)를 흔드는 ‘국가의 사유화’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문제는 청와대가 내놓은 해명이 정직하지 못하고 모조리 거짓말로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 참모들의 해명을 보면 전혀 앞뒤가 맞지 않다. 우선 급한 불 끄기 식의 임기응변으로 국민들에게 사기를 치고 있다. 하나의 거짓말이 열 개의 거짓말을 낳는 것이다. 정부의 신뢰가 바닥을 칠 수 밖에 없다. 그 와중에도 백미(白眉)는 ‘문재인 청와대는 거짓말 하는 DNA가 없다’고 또 거짓말을 한 것이다.





대통령은 마치 세월호 그 때의 선장처럼 뻔뻔하고 죄의식이 없어 보인다. 지금 돌아보니, 그가 정상항로를 벗어나 다른 길로 배를 모는 것이 선장의 운전 미숙 때문이라고 생각한 것은 오판(誤判)이었다. 배 표(票)를 팔 때 승객에게 행선지를 속인 것이다. 선내(船內) 방송은 꺼져 있지만 ‘뭔가’를 해야 할 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 더구나 김정은이 동창리에서 핵 발사시설을 보완하며 세계를 향해 협박을 하는 엄중한 시점에 국군통수권자가 NSC 소집은커녕 엉뚱하게 록 밴드 멤버들을 청와대로 불러 쑈를 벌였다. 그러면서 마치 자기가 ‘인권’이나 ‘평화’를 사랑하는 지도자인양 코스프레 했다. 국민들이 열을 받지 않을 수가 없다. 대통령이란 사람이 계속 이 따위로 국민을 기만한다면 훗날 그는 반드시 천추에 남을 ‘역사의 죄인(罪人)’이 될 것이다. **





본 사설의 논조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맞지 않을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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