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가난한 자에게 임하는 하나님의 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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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iel Kim 의 신앙칼럼  

 

우리는 눈이나 귀에 이미 익숙해진 풍경이나 소리를 들을 때 물론 편함을 느끼기도 하지만, 그 속에서 새로움을 찾는 데 실패할 때가 많다. 그러다가 다른 환경 속에 있다가 다시 돌아와 익숙한 환경을 접하게 될 때 그동안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아름다움을 새삼스럽게 발견하기도 한다.  

 

성경이 그렇다. 이미 신앙생활을 한 지 몇 십년이 된 사람들은 성경의 복음서를 펴거나 아니면 구약의 창세기나 출애굽기의 내용이 나올 때면 이미 익히 아는 내용이라 생각한다. 때로는 스스로 기대감을 차단하거나, 아니면 외면하게 될 때도 있다.  

 

하나님과의 관계도 혹시 그러하지는 않았는지 요즈음 팬데믹 기간이 되고 보니 새삼 느끼게 된다. 그리스도인이라면 당연히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 속에서 살아야 한다. 하나님은 인간을 하나님 안에서 행복감을 누리도록 창조하셨기 때문이다.
전에는 교회생활을 하면서 당연히 하나님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며 살았다고 생각해왔지만, 요즈음은 그것이 쉽지 않은 세상이 되고 말았다.

 

성전에 나가 드리는 예배가 제한적이다보니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그동안 누리고 있다고 생각했던 하나님과의 관계가 소원해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실은 성전에 나가 예배를 드리는 것으로 그저 하나님과의 관계의 전부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오는 현상이다.

 

실은 오히려 이런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과 보다 깊은 영적 관계에 들어갈 수 있다. 비록 제한적인 성전예배로 전과 같은 공동체 예배를 드리는 것이 어럽긴 하지만,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졌으므로 하나님과 함께 할 수 있는 물리적 시간이 길어졌다. 또한, 녹록치 않은 상황을 바라보며 하나님 앞에 기도하며, 말씀을 보다 깊이 묵상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의 은혜’라는 말을 쉽게 입에 달고 다니며, 같은 이름의 유명한 찬양도 즐겨 부른다. 그런데 그 찬양을 부르는 사람들의 낯빛이 별로 은혜 충만하지 않다는 것을 언제인가 느끼게 되었다. 그저 너무나 익숙한 찬양이기에 같이 따라 불렀기 때문이다.   

 

몇 년 전 청년사역을 하고 있었을 때이다. 방학 중이었지만 주로 대학원 석사, 박사과정 학생들이 대부분이었기에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고, 계속 교회예배와 청년모임에 참석했다. 그런데 타 지역에 있던 한 자매가 친구를 만나러 방문해 우리 청년 모임에 같이 따라 나온 적이 있었다.  

 

그 날은 교회 지체의 가정에 초대를 받아 식사를 나누고, 말씀과 함께 찬양, 기도모임 중이었다. ‘하나님의 은혜’라는 곡을 같이 부르게 되었다.

 

그런데, 찬양을 부르던 중 갑자기 그 자매가 눈물을 쏟아내는 것이었다. 찬양을 마친 후 나눔시간에 자매에게 모임에 참여한 소감을 물었다.  

 

자매는 말하기를 자신이 거주하는 곳은 미시간 주에서 한국 사람이 별로 없는 지역인데, 그동안 박사학위 공부하는 게 너무나 힘들고 외로웠다고 한다. 모처럼 친구를 만나러 와서 같이 이렇게 따뜻한 한식으로 음식을 나누고 하나님을 찬양하다보니 하나님의 은혜가 새롭게 느껴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마음이 가난한 자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그 자매에게 임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우리가 하나님의 은혜를 받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우리는 그동안 하나님이 주신 은혜가 너무나 당연한 것처럼 살았다. 하나님이 허락하신 풍족한 환경 속에 이미 익숙해져서 그저 성전에서 예배 드리는 것으로만 하나님의 은혜를 대체하고 살았던 것은 아닌 지 생각하게 된다.  

 

현대의 서구 국가들의 생활을 보면 유사 이래 이렇게 절대 빈곤이 해결된 시대가 없다고 한다. 그런데도 우리는 자꾸 남과 비교하면서 상대 빈곤을 호소하며 불만 속에서 세상을 산다.

 

그리고는 좀 더 갖고, 소유하기 위해 늦게까지 일하고 주말에도, 심지어 주일까지도 일하며 산다. 지출규모를 이미 늘려 놓았기에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데, 갑자기 이 모든 삶을 하나님께서 멈추게 하셨다. 다시 우리의 삶을 가난하게 하셨다. 우리의 마음을 상하게 하셨다.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는 귀 있는 자와 볼 수 있는 남은 자를 찾고 계신다. 하나님은 그들에게 하나님의 은혜를 다시 허락하시겠다 하신다.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우리에게 자비하심으로써 그 은혜의 지극히 풍성함을 오는 여러 세대에게 나타내려 하심이라. 너희는 그 은혜에 의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았으니 이것은 너희에게서 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선물이라(에베소서 2:7-8).”

 

하나님의 은혜는 선물이었다. 당연한 것으로만 생각했다. 우리가 하나님의 은혜를 온전히 받으려면 마음이 가난해져야 한다. 상한 마음을 가지고 오직 하나님 앞에 무릎 꿇고, 자신의 지혜 없음을 회개해야 한다. 그 때야 비로소 우리는 하나님의 풍성한 은혜를 선물로 다시 받을 수 있다.     

 

  “나를 지으신 이가 하나님, 나를 부르신 이가 하나님, 나를 보내신 이도 하나님, 나의 나 된 것은 다 하나님 은혜라… 한량 없는 은혜, 갚을 길 없는 은혜, 내 삶을 에워싸는 하나님의 은혜…” 아멘.    

 

다니엘 김
한국정부 국책금융기관 여신심사 및 신용평가역
Financial Consultant
LA 소재 한국정부 투자금융관 역임
Covenant Theological Seminary 목회학 석사
현 플라워마운드 교회 전도·선교사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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