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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 박스가 더이상 필요하지 않은 날이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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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인터뷰  | ‘베이비 박스’ 운영하는 주사랑 공동체교회 이종락 목사  

 

“아기가 7개월만에 980그램으로 태어났는데, 다운증후군이었다. 엄마는 죽으라고 밥을 안 먹이고 일주일을 놔뒀다. 간호사가 양심에 걸려서 견디다 못해 전화를 했더라. 무작정 ‘빨리 데려와라’ 했고, 거의 죽은 아이가 주사랑 공동체에 도착했다. 하나님께 기도하고 산소를 공급하고 우유를 한 방울씩 떨어뜨려 50ml를 먹였다. 그러고나서 병원으로 후송했는데 아이가 살았고, 그 때 생명은 하나님께 있다는 것을 절실히 체험했다.”
‘베이비 박스'는 서울 관악구 주사랑 공동체교회(담임목사 이종락)에 놓여진 작은 상자를 가리킨다.
피치못할 사정으로 아기를 키울 수 없는 부모들이 아기를 여기에 두고 가면 교회에서 임시로 맡아 돌봐준다. 여전히 논란이 있지만 2009년 만들어진 이 상자를 통해 지금까지 1,760명의 아기들이 생명과 안전을 얻었다. 이종락 목사를 통해 어떤 활동을 이어왔는지 들어보자. 

◆ 미혼모들을 비난하는 풍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 한국은 ‘수치와 부끄러움의 문화’가 강하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편견이 심하다. 부모가 인정을 안 하는데 사회에서 인정하겠나? 미혼모들은 주님이 품어주시지 않으면 오갈 데가 없다.
주사랑 공동체는 미혼모들의 도피처다. 베이비 박스에 아이들을 데리고 온 아이들은, 아기를 버린 게 아니다. 지킨 것이다. 살려야겠다는 본능으로 왔다. 부모들을 안심시키고 아이는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이 우리 사역의 목적이다.

◆ 베이비 박스 사역을 하면서 제안한 제도와 법안이 있다던데?
대한민국의 미혼모들이 아이를 출산했을 때, 법적으로 제도적으로 도 행정적으로 모순이 많다. 우리가 하는 사역 중 하나는 법을 만드는 것이다.
‘비밀출산 사랑법’이라는 것인데, 20대 국회에서 통과를 못해 21대 국회에 다시 발의하려고 한다. 이는 미혼모가 낙태하지 않고 안전하게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하는 법이다.
현재 미혼모들이 정부 지원을 받으려면 3개월이 걸리는데 이를 ‘선지원 후행정’으로 개선한다는 내용과, 현행법에서는 미혼부모의 출생신고조차 어려운데, 이를 개선해 단독 호적을 허용하고, 나중에 친모가 아이를 만나고 싶다면 양부모와 합의 하에 만날 수 있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또 ‘도망간 늑대’들을 끝까지 추적해서 잡고 양육비를 지원하게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고, 거부할 경우 운전면허 취소, 여권 취소, 월급차압 등을 행사할 수 있다.
이 법이 통과되면 문제가 좀 정리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미혼모에겐 안정감을, 미혼부에겐 책임감을 갖게 하려는 것이다. 미혼모도 안전하게 출산하고 아이도 안전하게 보호받고 안전하게 양육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는 이 법이 통과되도록 기도 부탁한다. 

◆ 그렇다면 ’비밀출산 사랑법'이 실제로 시행되는 국가가 있는지?
◇ 한국에는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데 이 법이 그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다. 프랑스가 20년 전 OECD 국가 중 저출산 1위였는데 현재 가장 출산율이 높은 나라가 됐다.
거기에 ‘비밀출산법’이 큰 기여를 했다. 프랑스의 경우, 일반 가정이 46%, 싱글 혹은 동거가정 출산이 54%를 차지한다. 궁극적으로 정부에서 책임지면 베이비 박스가 필요 없어질 것이다. 

◆ 미혼모들을 위한 별도의 지원이 있는가?
◇ 10대 아이들이 임신했을 때 낙태하지 않도록 돌봐주면서 비밀출산을 하도록 도와주는 일도 한다. 그런 경우 출산 한 달 전에 오거나, 표가 많이 나면 3개월 전에 와서 생활관에서 지내다가 아이를 낳는다.
지금까지 베이비 박스를 통해 만난 미혼부, 미혼모 가운데 아이를 직접 키우기로 한 470가정을 도왔고, 현재 100가정을 돕고 있다.
돈과 물품으로 기부를 받고 있는데, 꽉 채워져도 한 달 지나면 쑥 빠져나간다. 1년에 지원금이 3억 7,000만원 가량 된다.
교회가 크지도 않은데 하나님이 하시니까 부족함 없이 어떻게든 감당하고 있다. 도움을 청하는 전화가 계속 와서 더 많이 도와야 할 것 같다.
함께 지내는 장애인들도 있는데, 26명이 살다가 입양도 보내고 많이 좋아져서 엄마 품에 보내기도 해서 지금은 16명에서 18명이 생활한다. 24시간 돌봐야 하는 전신마비 아이들도 있고 직원들도 스무 명 정도 일하고 있다.
하나님이 하시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는 것을 거듭 고백하게 된다. 예수님도 소여물통, 나무상자인 베이비 박스에 오시지 않았나? 눈물로 세워졌다 할만큼 이 사역 하면서 눈물 참 많이 흘렸다. 마태복음 25장 31절부터 보면 ‘작은 자들에게 한 것이 내게 한 것이다’라고 하셨는데, 주위에 작은 자들이 참 많다.
돕고 구제하고 선교하고 이웃 사랑하는 것이 주님이 원하시는 것, 주님을 본받는 제자의 삶이라고 생각한다. 제자의 삶을 살기 위해 부족하나마 달려왔고, 공동체의 상황이 넉넉하진 않았지만 늘 기적적으로 꾸려왔다.

◆ 코로나 19 위기에 있는 DFW 동포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한다면?
◇ 피부로 느낄 만큼 경제적으로 어려우실텐데 힘 잃지 마시길 바란다. 하나님이 하실 일이 있으시기 때문에 어려움이 왔다고 생각하면, 우리가 할 일도 분명히 있다.
개인적으로도 코로나 19에 직면해서 많이 뒤돌아보게 됐다. 내가 정말 하나님께 예배의 삶을 살고, 주님의 마음을 본받고 살았는가? 돌아보니 너무 일에 쫓겨 살았더라.
일하면서 하나님을 2차적으로 생각했던 것이 떠올라 회개를 많이 했다. 하나님만 바라보라는 메시지 같다. 성삼위 하나님이 우리 모두를 책임져주시면 모든 어려움을 거뜬히 이겨낼 수 있다.
이 또한 지나가는 것이니까 힘내시라고 다시 한 번 말씀드리고 싶다. 생활에, 마음에, 가정에 주님 모시고 평생 예배하는 삶을 사셨으면 좋겠다.

 

김지혜 기자 ©  K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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