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노멀 시대, 믿음을 새롭게 이야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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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웨스턴 침신대 컨퍼런스 ‘코로나 19 이후의 세상은 어떻게 변화할까’ 

 

13일(월) 오후 7시 미드웨스턴 침례신학대학교 한국부에서는 김동일 목사(생명찬교회)를 강사로 줌을 통해 ‘코로나 19 이후의 세상은 어떻게 변화할까(The Aftermath of Covid-19)’를 주제로 컨퍼런스를 열었다.
박성진 학장은 “2020년은 코로나로 시작해서 어떻게 지나갔는지 알 수 없는 미증유의 사태를 겪고 있다”며 “기독교인의 정체성과 인식을 가지고 어떻게 현 세계를 바라봐야 하는지 생각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고 컨퍼런스의 취지를 밝혔다.

“역사로 현 시대를 이해하라”
컨퍼런스 강사 김동일 목사는 고려대 역사학과와 총신대 신대원을 졸업하고 1992년 미국에 왔다. 척 스미스 목사의 갈보리 채플 바이블 컬리지에서 공부했고, 1997년 교회를 개척해 목회를 시작했다.
2017년 미국에서 25년간의 목회를 정리하고 여생은 한국 교회를 위해 일하겠다는 마음으로 한국으로 돌아가 현재 생명찬교회 담임으로 사역중이며, 저서로 ‘예수로 성경읽기’(한국 NCD 미디어)가 있다.
김 목사는 “역사의식을 가지고 현 시대를 이해해야 한다”며 “비평적 방법으로 사회읽기가 전제되어야 하고, 코비드 19 팬데믹 상황에서 목회자의 관심은 예배가 어떻게 돼야 할까, 헌금이 줄어서 교회가 어떻게 생존할까에만 관심이 갈 수 있는데, 그보다 큰 틀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이 아노미, 혼란의 시대이며 처음 겪는 일이지만 역사 속에서는 수도 없이 큰 일이 일어났었다”고 덧붙였다.
김 목사는 역사와 사회현상 분석을 통해 시대의 패러다임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설명했다.
그는 “어느 세대나 우리에게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를 고민했다”고 지적하며 “10세기 때도 우리는 이전과 다른 세상을 살고 있다는 문헌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김 목사에 따르면 20세기 양차 세계대전을 통해 1억명이 전사했고 그 결과 엄청난 뉴 노멀의 시대가 시작됐다.
근대적 삶의 방식이 끝나면서 합리주의가 무너지고 반지성적 비합리주의가 부상했으며, 허무주의, 생철학, 정신분석학, 무신론적 실존주의 철학이 대두했다.

오리엔탈리즘의 붕괴
군수산업과 기술이 발달하고, 많은 남성이 전사하면서 여성이 직업현장에 뛰어들어야 했고, 경제력이 생기면서 여성의 삶이 이전 시대인 빅토리아 시대와는 판이하게 달라졌다.
전쟁을 통해 ‘백인이라고 총알이 피하지 않고, 흑인이라고 총알이 되돌아와 박히지 않더라’는 시대적 구호가 공공연하게 확산되면서 흑인에 대한 인식변화도 시작됐다.
그렇다면 코로나 19가 가져온 뉴 노멀은 무엇일까? 첫 번째로 김 목사는 “코로나 19로 인해 서구의 입장에서 동양을 지배하고 재구성하는 ‘오리엔탈리즘’이 깨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6개월 전 한국의 K 방역이 유행했는데, 한국의 기술력이 뛰어나 세계가 그것을 표준으로 삼고 따라하려고 했지만 불가능했다”며 “코로나 19가 확산되면서 서양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희미해지고 열등감이 극복되며, 18세기 이후 서양이 세계를 주도하면서 지속된 오리엔탈리즘이 깨질 수 있는 계기가 주어졌다”고 설명했다.

“모든 재난이 심판은 아니다”
두 번째로 그는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하고, 빅 브라더 문제도 대두했다고 진단했다. 예를 들어, “K 방역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게 사생활 공개인데, 이 역시 새로운 시대에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했다.
아울러 “신자유주의를 뛰어넘는 괴물 자본주의가 출연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교회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김 목사는 1755년 리스본 대지진을 예로 들며 “코로나 19가 하나님의 심판이다는 말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 지진은 진도 9.0이 넘는 강도였고, 도시의 80%가 무너졌으며 성당이 가장 먼저 피해를 입고 가장 안전한 곳이 창녀촌이었다”며 “존 웨슬리는 소책자를 통해 카톨릭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기에 회개하고 하나님께 돌아가자 했지만, 세상은 교회의 해석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서양의 지성인이 교회를 떠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재난을 너무 쉽게 하나님의 심판이라고 이야기하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
러면서 그는 바빌론 포로기와 빌립보서 두 곳에 주목했다. 교회에 모일 수 없는 코로나 19 시대가 성전이 무너진 바빌론 포로기와 유사하다는 것이다.
김 목사는 “성전이 무너지고 바빌론 포로로 끌려간 사건은 성전 중심 유대교에 엄청난 충격을 안겼고, 선지서들은 성전파괴라는 신학적 물음에 대한 답변”이라며 “하나님은 원래 성전에 머물러 있는 분이 아니라는 대답을 통해 바빌론 포로기에도 하나님은 응답하셨다”고 설명했다.

“비움을 통해 채워져야”
김 목사는 “우리는 여전히 하나님이 주인이시고, 하나님이 이뤄가실 것을 믿는데, 그렇다면 어떻게 이 시대에 그 사명을 감당할 것인가” 하고 도전했다. 이어 “케노시스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빌립보서 2장 5절에 나온 ‘자기를 비운다’는 말이 ‘케노시스’ 인데, 이 말씀을 따라 비움을 통해 채워지는 교회가 되어야 하고, 한껏 높아져 있는 교회가 어떻게 스스로 낮아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한국 교회가 현장모임을 재개하면서 50% 정도 회복된 것 같은데, 끝나도 30%는 돌아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그렇다면 무엇을 추구해야 할까”라고 질문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삶의 자리에서 교회로 사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대답하며 강의를 마쳤다.
이어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주일학교, 청년, 선교, 공동체성에 대한 다양한 질문이 이어졌다.
한 참석자가 코로나 19 주일학교 교육에 대해 질문하자, 김 목사는   “역사적으로 주일학교는 180년 밖에 안 된 제도”라며 “그 전에는 가정에서 다 했고 코로나 19 이후에는 교회가 부모들에게 가정 안에서 신앙교육 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해줘야 한다”고 답변했다.
한국에서 신학교에 등록해서 공부하고 있는 한 학생이 “언택트 시대인데 어떻게 만나지 않고 복음을 전할 수 있는가” 하고 묻자, 김 목사는 “복음을 전하지 말고 복음을 살아야 한다”고 대답했다.

김지혜 기자 ©  K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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