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를 지원하고 동원하는 것도 중요한 선교의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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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지 리포트  | GP 선교회 이병호 사무총장 

 

이병호 선교사는 GP(Global Partners) 선교회(대표 김동건 선교사) 소속으로, 2011년부터 필리핀 사마르 섬에서 사역하던 중 막내딸 혈액암 치료를 위해 2017년 한국으로 귀국해 현재 선교회 본부에서 사무총장으로 섬기고 있다.
웨슬리 연합 감리교회(담임목사 주요한)는 6년여 전부터 기도와 물질로 이 선교사와 후원하며 인연을 맺어왔다. 그를 통해 선교지 소식을 들어보도록 한다.

◈ 사역했던 선교지를 소개한다면?
사마르는 필리핀 중부에 위치한 섬으로, 유명하진 않지만 필리핀에서 세 번째로 큰 섬이다. 아시아 지역 태풍의 80%가 이 섬을 지나가기 때문에 피해를 많이 입은 가난한 지역으로 ‘와라이와라이’ 종족이 살고 있다.  

◈ 사마르 섬으로 가게 된 계기는?
미국 시민권을 가진 한인 선교사님께서 사역하고 계셨는데, 선교훈련 받을 때 지난 10년간 단 한 명의 선교사도 오지 않은 섬이라면서 한 번 와보라고 권유하셨다.
선교훈련 마치고 방문했는데 쉽지 않을 것 같았다. 일주일간 머물면서 마음이 변했고, 이곳으로 하나님이 부르셨다는 생각이 들어 선교지로 선택했다.
이 섬 인구가 200만 정도 되는데, 우리 가정마저 한국으로 나온 상태라 그곳에는 선교사가 한 명도 없다. 현지인 교회는 몇 군데 있다. 막내딸 치료 때문에 나왔는데 다시 돌아가려고 그곳에 짐을 다 두고 왔다.
계속 선교지를 오고 갔는데, 코로나 19와 본부 사역 때문에 얼마간은 가보지 못했다. 지금 필리핀은 봉쇄된 상태로, 도시에서 도시로 갈 때도 격리해야 한다.  

◈ GP 선교회는 어떤 단체인가?
GP 선교회는 1968년 조동진 박사님이 세운 한국 최초의 자생 선교단체인 국제 선교 협력기구(KIM:Korea International Mission)를 뿌리로 하고 있다.
이후 지구촌 선교회(KGM)와 해외협력 선교회(PWM)로 흩어졌지만, 1999년 다시 뭉쳐 지금의 GP 선교회가 창립됐다. 2020년 현재 세계 39개국에 380명의 선교사를 파송해 복음을 전하고 있다.
미전도 종족을 타겟으로 선교사역을 하며, 현지 지도자 양성을 최우선으로 하고, 신학교 사역, 현지 대학생 복음화에도 힘쓰고 있다. 중국에 가장 많은 선교사를 파송했고, 동남아, 유라시아, 남미를 비롯해 5대양 6대주에서 GP 선교사들이 사역하고 있다.

◈ 중국에서 연일 선교사 추방 뉴스가 들리는데?
중국에 있던 선교사들은 거의 대부분 추방돼서 나왔다. 한 두 가정 남아 있지만, 언제 한국으로 돌아올 지 모르는 상황이다. 중국 정책이 바뀌면서 선교사들은 이미 상황변화를 감지하고 있었다. 1년 동안 많은 선교사들이 추방됐고, 다른 선교단체 상황도 비슷하다.
많은 선교사들이 다른 직업을 갖고 선교하는 전문인 선교사가 많다. 교수나 기업체 주재원 같은 경우에는 중국에서 인정하는 정식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고 그런 비자가 있으면 들어갈 수 있지만 쉽지 않다.

◈ 한국에서 하는 ‘본부 사역’은 무엇인가?
일차적으로 선교사들의 필요를 도와주고 응급상황이 생겼을 때 처리해주는 일을 한다. 또 다른 중요한 사역은 선교자원을 개발하는 일이다. 선교사와 후원자를 동원하고, 훈련시키고 파송하는 일이 그것이다. 교회가 많지만 선교에 대해 모르는 교회도 상당히 많다.
교회들에 방문해 선교사역을 알리고 동원하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 선교지에 필요한 물품들이 있으면 빠르게 제공해주는 일도 한다. 예를 들어, 올해 초 코로나 19 사태가 터지기 전, 필리핀에 화산이 폭발해 화산재 때문에 마스크가 많이 필요하다는 요청이 와서 한국에서 구해서 보내줬다.

◈ 코로나 19가 선교지에 미친 영향이 있다면?
여러 나라에서 외국인들을 추방하려는 추세가 엿보인다. 선교사들도 부모님이 돌아가시거나, 자녀들이 군에 가거나, 결혼하거나 하면 한국에 들어와야 하는데 들어왔다가 선교지로 못 돌아가는 경우가 많아졌다.
우리 단체만도 100여 명이 못 돌아가셨다. 사실상 선교사역이 안 되고 거의 생존하는 수준에서 견디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선교사 자녀들도 학교에 못 간 채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으며, 몇 개월째 집에만 있는 경우도 있다.
교회 헌금이 줄어드니까 그 영향으로 선교사 후원도 줄었다. 어떤 선교사들은 절반 가까이 후원이 줄어들었다. 본부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선교방법에 있어서도 코로나 19 이후 선교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IT와 비대면 선교를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방법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

◈ GP 선교회에도 직접적 영향이 있었다던데?
우리 선교사들은 한국 본부에서 두 달 정도 훈련을 받고 말레이시아에 있는 훈련원에서 5개월간 합숙 훈련을 받는다. 지난 6월에 네 가정이 훈련받아 파송될 예정이었는데, 코로나 19 때문에 말레이시아 훈련이 힘들었다. 도시가 봉쇄되고 생필품이 다 떨어져서 어쩔 수 없이 한국에 돌아왔다. 훈련 마치고 선교지로 들어가야 하는데 봉쇄상황이라 가지 못하고 있다.

◈ 나누고 싶은 기도제목이 있다면?
필리핀 있을 때 대학생들 전도하고 훈련하고, 훈련된 친구들 데리고 정글에 들어가서 선교하는 일을 했다. 사실 한국에 있으면서 고민이 많았다. 선교사인데 왜 한국에 있어야 하는가를 두고 말이다.
그게 가장 큰 기도제목이자 마음의 부담이었는데, 어느 순간 하나님께서 ‘네가 있는 자리가 선교하는 자리다’ 하는 음성을 주셨다. 한국에 있을 때 맡겨진 일들, 주어진 일들 잘 감당하면서 보다 더 준비된 선교사가 돼 사역지에서 더 잘 사역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딸이 넷인데 아이들이 믿음 안에서 잘 성장하길 바란다. 한국에 돌아온 이유 중 하나가 막내딸의 혈액암 치료였다. 완치판정 받기까지 2년 반 정도 남았고, 잘 회복될 수 있도록 기도 부탁한다.  
김지혜 기자 ©  K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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