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터면 속을 뻔. 열심히 살 뻔” 했다 … 요즘 고국 민심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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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두칼럼

 

근간 모 신문에 “하마터면 속을 뻔했다”는 칼럼이 있었다. 현정권의 무능한 모습을 조목조목 뼈 아프게 지적한 내용이었다. 이 글을 읽으며 언제가 한 청년이 쓴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는 책을 다시금 떠올렸다. 당시 소개 기사에 따르면,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 잘 팔리고 있는 책이라면서. 출간 한 달 만에 벌써 14쇄를 찍었고, 발행 부수로 12만 부를 찍었다고 했다. 

 

아니,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라니...도대체 뭔 소린가? 책을 못 구해 내용만 다시 한 번 서핑 해보았다,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사는 게 진리’라고 믿었다는, 올해 마흔 살 된 저자(하완)가 하고 싶은 일을 찾으려고 고군분투하지만 결국 찾지 못해 좌절하고 마는 내용이었다, 조금만 더 오르면 정상이 있을 거라고 믿고 참고 또 참고 올라왔는데, 돌이켜보니 지난 40년 동안 계속 힘든 오르막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래서 너무 억울해서 이제는 열심히 살지 않기로 결심했다는, 울지도 웃지도 못할 현실에 대한 뼈 때리는 호소였다. 그래서인지 현실에서 표류하는 요즘 청년들에게 ‘이빨’이 먹히고 공감되는 책이 된 것 같았다. 

 

통계에 따르면, 작년 한해 우리 대한민국의 청년 실업률은 약 10%가 넘는다고 했다. 98년 IMF 사태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 그 중 20대 청년들이 서울시에만 144만 명쯤 되고, 이중 미 취업 청년, 불안정 고용 상태 청년이 50만 명이 넘는다고 했다. 그래서 나라에서 청년실업 수당(?)조로 ‘꽁돈’을 뿌린다고 했다. 그러는 사이 1년이 지난 지금은 통계와는 다르게 실제로 더 늘어났을 것이고, 그래서 청년들은 더구나 부지런히 ‘열심히 살 필요’를 느끼지 않는 모양이었다. 

 

즉 아등바등 살 필요가 뭐 있겠나, 이제부터 대충 살자, 노력한다고 보상받는 것도 아니고, 노력 안 해도 나라에서, 지자체에서 현금을 나눠주고 있으니 그냥 대충 살자. 열심히 일하는 거 보다는 주변의 ‘완장’ 찬 인간들에게 연줄연줄 잘만 보이기만 하면 되지 뭐 중뿔나게 노력할 필요가 있겠나...라는 심보가 팽배 하다고 하면 과언일까. 

 

결국 이런 것들이 청년들에게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는 책을 공감하게 하는 이유일 것이었다. 거기다가 작년 9월부터 시작하여 지금까지 조국, 추미애 자식들의 ‘내로남불’식 불공정하고 비도덕적인 행태들이 끊임없이 사회 전반, 특히 젊은이들 가슴을 더욱 멍들게 하고 있으니 오죽 하겠는가. 그러나 문제는 국정 최고 책임자인 이 나라 대통령부터 그 주변의 핵심 세력들이 이런 불공정 행태를 마치 짜고 하듯이 함께 저지르면서도 모두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는데 있다.

 

한 언론 기사에 따르면, 요즘 학생들에게 장래 꿈을 물어보면 ‘공무원’이 되고 싶다는 답이 많다고 한다. 또한 다른 민간 기업에 다니는 청년 10명 중 7명도 하급 공무원으로라도 인생 열차를 갈아타볼까 생각한 적이 있다고 썼다. ‘공무원’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이 아이들이나 청년들이 뜬금없이 ‘공무원’이 되고자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냥 되기만 하면 정년이 될 때까지 열심히 살 필요가 없는 신의 직장, 대충 살아도 되는 그런 직장이 공무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청년들이 자기 분수와 능력에 따른 일자리를 구하려는 스스로의 노력보다는, 그냥 어떻게든 한정된 ‘공무원’이 되어 적당히 철밥통으로 살고 싶다는 것은 한마디로 ‘소경 제 닭 잡아먹는’ 우행 (愚行)이다. 반면에 젊은 이들에게 이마에 땀을 흘리라고 요구하기 보다는 현금을 살포하듯이 나눠주고 다시 ‘내가 내는 세금’으로 먹고 살게 만드는 것은 교활한 사탕발림과 같다. 지금의 문재인 정권은 소위 ‘빅 브라더’ 흉내를 내며 야금야금 국민 모두를 ‘동물농장’의 게으른 돼지로 만들고 있는 것 같다. 나라를 일부러 망치려는 뭔가의 ‘목적의식’이 없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래서는 그들의 앞날은, 물론 나라의 앞날도 없다. 왜냐면 지금의 우리 사회는 정권의 부침에 따라 그들의 ‘개’가 되지 않으면 명줄을 부지하지 못하는 비정상적인 사회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과거 정권들보다 훨씬 더 심한 편이다. 소위 ‘알바’ 일자리를 마치 고용증가처럼 통계숫자만 늘려가는 것만 보아도 그들이 국민을 얼마나 호도하고 기만하고 있는지를 우리는 이제 그 속셈을 다 알아버렸다. 그야말로 한번도 보지 못했던 일이었다. 

 

앞으로도 내 조국이 이런 기막힌 현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오히려 더 확대된다면, 정말 우리 젊은이들 모두가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는 책을 바이블로 삼을 지도 모르겠다. 해방 이후 내 조국의 흥망을 나름대로 옆에서 지켜보며 잔뼈가 굵어진 우리 1세대 ‘동포 꼰대’들의 안타까움이 더해지며, 태평양 서쪽을 건너다 보기가 차마 두려워지는 요즈음이다. *

 

손용상 논설위원 

 

* 본 사설의 논조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맞지 않을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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