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인에게 ‘읽기’는 궁극적으로 그리스도를 닮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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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웨스턴 침례신학대학원 한국부, 강영안 교수 초청 ‘읽는다는 것’ 컨퍼런스

 

620여 명의 한국부 학생이 재학하며 북미에서 한국어로 제공하는 학위과정 가운데 최대규모를 가진 미드웨스턴 침례신학 대학원에서는 코로나 19 시대 속에서 각 분야의 탁월한 전문가를 강사로 초청해 온라인 컨퍼런스를 열고 있다.
지난 7일(월) 저녁 7시에는 강영한 교수를 강사로 초청한 가운데 네 번째 컨퍼런스를 이어갔다.
강영안 교수는 서강대학교 명예교수이자 미국 칼빈 신학교(Calvin Theological Seminary)에서 철학신학(Philosophical Theology) 담당교수로 임용돼, 은퇴한 존 W. 쿠퍼(John W. Cooper) 후임으로 2017년 2학기부터 재직 중이다.
박성진 학장은 “강영안 교수님은 한국을 대표하는 기독교 철학자”라며 “읽는다는 것에 대해 말씀을 전해줄 것”이라고 이번 강의를 소개했다.
강영안 교수는 “읽는다는 것은 너무나 익숙한 일상의 행위”이며 “우리 삶은 수많은 읽기와 연관돼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어거스틴, 갈릴레오, 데카르트를 비롯해 동아시아 철학 전통에서 말한 읽기에 대해 설명했다.
강 교수는 “데카르트가 학교공부를 한 다음 학교에서 배우는 책을 떠나서 세상이라는 큰 책을 읽고 싶어했고, 그 후 세상이 얼마나 다양하고 복잡한지, 그 가운데 진리라는 것이 얼마나 명확한지 깨달은 후, 자기 자신에게로 돌아와서 자신을 텍스트로 삼아서 읽어보겠다” 고 말한 것이 그의 철학이라고 덧붙였다.
인문이라는 표현은 주역에서 나오는데, 그것은 사람이 남긴 무늬라는 뜻이다.
강 교수는 “인간이 남길 수 있는 무늬는 한 두가지가 아니고, 말이든 표정이든 문자든 모든 것이 읽기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간판읽기, 신문읽기, 청문회 읽기, 논문읽기는 다 다르다”며 “장르의 목적이 무엇인지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읽기의 첫 걸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역사나 철학, 문학이나 신학, 종교, 언어, 예술 등 인문학적 읽기는 ‘인포메이션’을 주기보다는 ‘트랜스포메이션’이 목적” 이라고 강조했다. 또 “글을 읽었으면 글을 읽고 사람이 바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그는 히틀러가 유대인을 없애는데 큰 역할을한 아돌프 아이히만을 예로 들었다.
아이히만은 이등병부터 시작해서 중령까지 오른 인물로 2차 대전 후 아르헨티나로 피신했지만 결국 이스라엘 정보국 모사드에 체포돼 1961년 군사재판을 받았다.
강 교수는 “아이히만이 누구보다 경영능력, 처리능력, 행정능력, 조직능력이 있었지만 논리적 능력보다는 상상력이 부족했고, 남의 입장에서 서서 생각할 능력이 없었다” 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이히만이 법정에서 자기는 칸트의 실천이성 비판을 읽었다고 했는데, 정언명법을 제대로 읽었다면 그럴 수 없다”며 “그건 읽었다 해도 읽은 게 아니고, 참된 읽기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참된 읽기가 변화로 이어진다고 한다면, 목사, 신학자, 성도의 읽기는 어떠해야 할까? 강 교수는 먼저 성경이 어떤 책인지를 설명했다.
그는 “성경 안에는 역사, 시, 희곡, 법전, 철학같은 다양한 장르의 책이 들어있다”며 “성경은 역사이면서 역사책이라 할 수 없고, 과학을 담고 있으면서 과학책이 아니고, 종교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으면서 종교책도 아니며, 법을 말하지만 법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럼 성경은 과연 무슨 책일까? 그는 “성경은 하나님과 하나님의 백성 사이에 일어난 일을 담은 책” 이며 “인간과 하나님의 관계를 이야기해주는 매우 독특한 책”이라고 정의했다.
아울러 디모데후서 3장 15절과 16절을 통해 “성경의 저자는 하나님이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구원에 이르게 하는 지혜를 만들어내는 책”이라며 “하나님을 이해하고 내 자신을 이해하면서 읽어가는 책이 성경”이라고 말했다.
강 교수는 “목회자는 성도들이 하나님의 백성으로 제대로 살아가도록 설교하고 가르쳐야 하기에, 학자로서 읽어야 하지만 동시에 하나님의 백성으로 성경을 읽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세의 읽고 묵상하고 기도하고 관상하는 ‘렉시오 디비나’라는 읽기방식, 루터가 말한 신학을 제대로 공부하는 방법을 소개하면서 그것들이 결국 영적 실현에 닿아 있음을 말했다.
강 교수는 “기도와 묵상, 영적 실험이 신학자를 만든다”며 “사변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일상에 사는 십자가의 신학을 하는 사람이 진정한 신학자”라고 정의했다.
이어 그는 “신학자는 언제나 기도하는 사람, 그리스도와 함께 날마다 살아가는 사람으로 범사에 그리스도에게까지 자라 그 분을 닮는 것이 궁극의 목적”이라고 덧붙였다.
강 교수에 따르면 목회자는 그물을 깁듯이 성도들을 회복시키는 사람이다. 그는 “성도들의 삶의 자리는 이 세상인데, 이 세상이 죄로 인해 왜곡되고 뒤틀렸다”며 “목회자가 그 삶을 살아가는 입장에서, 하나님의 창조를 회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 말씀을 읽을 때 하나님의 교회가 ‘하나님나라’를 회복할 수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강 교수는 누가복음 10장 25절 말씀을 통해 오늘 강의의 결론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율법교사가 “어떻게 하면 영생을 얻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예수님은 “율법에 뭐라고 기록돼 있느냐” 라고 다시 질문을 던지셨다.
강 교수는 “예수님은 복음서 전체에서 305번을 질문했다”고 말하며, 예수님의 질문하시는 모습에 주목하게 했다.
그 율법학자는 레위기 19장 18절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고 대답했고, 예수님은 “가서 그렇게 살라”고 대답했다.
그 순간 율법교사는 다시 “누가 진짜 이웃입니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래서 그 유명한 사마리아인의 비유가 나왔고, 예수님이 내리신 결론은 “그렇게 행하십시오”였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행해야 제대로 믿는 것이고, 읽는다는 것은 곧 행하는 것”이라며 “그와 같이 하십시오. 이것이 제대로 읽는 것입니다. 이것이 읽기의 마침입니다”라고 결론을 내렸다.
한편 미드웨스턴 침례신학 대학원 한국부의 다음 컨퍼런스는 정민영 선교사의 ‘코로나 19 시대의 선교’라는 주제로 이어질 예정이다.  

 

김지혜 기자 ©  K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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