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 트로트로 세대와 장르를 아우르는 사역자로 남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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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인터뷰  | ‘원하고 바라고 기도합니다’의 작곡가이자 ‘찬미워십’ 대표 민호기 목사 

 

바야흐로 트로트가 대세다. 그 중에서도 ‘민수기’라는 가수가 부른 ‘주님은 내 보험’이라는 제목의 트로트 찬양이 인기다. 트로트 가수 민수기는 사실 ‘원하고 바라고 기도합니다’를 만든 찬미워십 대표 민호기 목사다. 민호기 목사는 ‘하늘 소망’으로 잘 알려진 ‘소망의 바다’ 멤버이기도 하고, ‘예수전’(규장)을 지은 작가이며, 현재 대신대학교 교회실용음악과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 대표로 있는 ‘찬미워십’에 대해 소개한다면?
스무살에 단원으로 들어가 지금 대표가 됐다. 최용덕 간사님께 훈련받고 그 안에서 만난 친구와 만든 그룹이 ‘소망의 바다’다.
찬미워십은 고향이자 전부다. 그 안에서 자랐고, 평생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은 곳이다. 낮엔 해처럼 밤엔 달처럼, 나의 등 뒤에서, 가서 제자 삼으라, 나의 힘이 되신 여호와여, 하나님은 실수하지 않으신다네… 모두 찬미워십 최용덕 간사님께서 만드신 곡들이다.
삶의 고백이 담긴 좋은 노래들을 쉬운 멜로디로 담아 만들었다. 장년들에게 다가갈 때 정말 좋다. 찬미예수 시리즈로 악보집은 최용덕 간사님이 시력 잃고 허리 아파가며 손으로 다 그린 악보다.
옆에서 그 과정을 다 지켜봤으니까 옛 것과 요즘 것, 그 둘 사이를 연결하는 것을 늘 생각하게 된다. 여담인데, 많이 불리는 예배찬양 ‘완전하신 나의 주’ 역시 내가 번역하고 찬미워십이 소개한 곡이다.

◈ ‘소망의 바다’도 유명한 CCM 남성 듀오 아닌가?
함께 활동한 멤버 전영훈 목사가 천재다. 김명식 씨 초창기 앨범을 전 목사가 스무살에 만들었다. 찬미워십에서 만났는데 부럽기도 하고 질투도 하고 그 친구 보며 작곡이라는 걸 시작하게 됐고, 그러다 앨범을 만들게 된 것이 ‘소망의 바다’ 시작이었다.  

◈ ‘원하고 바라고 기도합니다’가 700만 가까이 조회되는 등 엄청난 화제인데, 어떻게 만들어진 노래인지?
아들이 둘인데 다른 건 몰라도 ‘이런 신앙인이 되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아 자녀 교육용으로 만들어 가정예배 때 우리 식구 넷이서 불렀던 노래다. 그렇게 만든 노래를 녹음한 건데 많이 알려지고 많은 사람들이 부르는 노래가 됐다.
몇 해 전 아프리카에 갔는데 아프리카에서도 부르고 있었다. 감사하고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연기자 이성경 자매를 비롯해 많은 분들이 유튜브에서 이 곡을 불러줘서 그 인기에 묻어가고 있다.

◈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지향하는 바가 있다면?
장로교 합동측 대신대학교에서 교회 실용음악 학부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클래식 음악과 대중음악의 밸런스를 가진, 신학과 음악을 두루 갖춘 후세대를 양성하고자 한다.
음악의 영향은 매우 다양해서 EDM으로도 충분히 찬양할 수 있지만, 주일 낮 예배시간에는 파이프 오르간과 성가대 화성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주일 낮 예배를 섬길 수도 있어야 하고, 금요철야, 수련회도 섬길 수 있는 넒은 음악의 스펙트럼을 가진 후진을 양성하고 싶다.

◈ 트로트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
청소년들 중심으로 사역을 했는데, 몇 년 전부터 장년사역이 절반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하기 시작했다. 한국 교회도 고령화되는 게 느껴지던 가운데 한 번은 70~80대 회원으로 구성된 제일 여선교회에 초대받게 됐다. 집회에 가기 전날 급하게 만든 트로트곡이 ‘주님은 내 보험’이었다.
반응이 정말 좋았고, 때마침 ‘미스터 트롯’이 방영되면서 이 곡이 더욱 인기를 얻게 됐다.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보험처럼 믿던 것들이 다 무너져 내리고, 참된 보험은 주님 밖에 없다는 걸 더욱 깨닫게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 ‘주님은 내 보험’과 관련한 이야깃거리가 있다던데?  
함께 곡을 작업하는 팀이 있는데 트로트 찬양을 만든다고 하도 놀리길래 ‘뭔가 보여주겠다’ 하고 마스터링 작업을 영국 애비 로드(Abby Road) 스튜디오에서 했다. 이곳은 세계 최고의 녹음실이자 비틀즈 음악이 나온 곳,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 에드 시런 등이 작업한 곳이다.
민수기 곡을 보냈더니 마일스 쇼웰(Miles Showell)이라는 담당 엔지니어가 “이런 장르의 음악은 생전 처음 들었다”며 “런던 날씨는 늘 우중충한데 이 노래를 들을 때 창문으로 햇살이 들어오는 것 같아서 즐겁게 작업했다”는 메시지를 보내주기도 했다.

◈ 코로나 19 대유행이 끼친 영향이 있다면?
지난 2~3년 간 정말 바빴다. 평소 시계같은 사역자가 되고 싶었다. 시간을 정확히 맞추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멈추지 않는다는 뜻이었다. 시간은 주인이 맞추는 것이고 멈추지 않고 계속 가는 게 내 일인데, 지금 코로나 19 때문에 잠시 멈췄다.
지난 한 달간 쉬다가 이번주 두 곳 다녀왔다. 개인적으로 재충전의 시간이 되고 있다. 스무살 때부터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지금이 가장 안식년 같은 시기다.
◈ 새 앨범 계획이 있나?
음악이 가치 중립적인 것이라서 누가 쓰느냐에 따라 향방이 달라진다고 생각했다. 그때만 해도 어리고 젊었기 때문에 메시지보다는 음악에 집중했던 면이 있었는데, 음악에도 신앙의 깊이를 표현하기에 조금 더 적합한 음악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트로트 한 곡은 더 할 생각으로 ‘믿음의 안전벨트’라는 제목으로 준비 중이다. 가을에 새 앨범이 나온다. 창작곡은 거의 없고 음반제목은 ‘오래된 보화’다.
 오래된 옛 찬송가 가운데 요즘 교회에서 안 불러서 사라지고 있는 보화와 같은 아름답고 귀한 노래들을 가지고 보화를 캐내는 마음으로 만들었다.
20년 이상 찬양사역을 해온 사람으로서, 창작도 해야 하고, 신앙 선배들에게 물려받은 보화와 같은 옛 찬양들을 후배에게 물려줘야 할 책임도 있다고 생각한다.  
김지혜 기자 ©  K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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