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시민권자 (빌 3: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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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     프렌즈교회  담임목사 오정석

 

미국에서 사시는 한인들을 가장 힘들게 만드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신분의 문제일 것입니다. 한국에서 살 때는 전혀 문제가 없었는데, 다른 나라에서 살기위해서는 그 나라의 신분을 얻는 것이 필요한 것입니다.
어떤 분들은 처음부터 쉽게 해결하고 시작하는 분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때로는 신분을 얻기 위해서 불이익을 당하면서도 일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고, 어떤 분들은 아예 신분을 얻기를 포기하며 사는 분들도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너무나 사는 것이 힘든 것입니다. 운전을 할 때도 조심스럽고, 일을 해도 늘 걱정이 되는 것입니다. 혹시라도 잘못하다가 경찰에게 잡혀서 추방을 당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늘 부담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실 이런 분들만 어려운 것이 아닐 것입니다. 신분을 가지고 사는 분들도 미국에 사는 한인으로서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분들을 볼 때가 있습니다. 사는 곳도 미국이고 신분도 미국 시민이지만 나이가 들어서 미국에 온 분들은 그 정체성이 쉽게 바뀌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미국에서 살면서 한국인의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갈 때에 이게 뭔가가 좀 어색할 때가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우리가 크리스찬이라고하는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갈 때에도 똑같은 혼란을 느낄 때가 많이 있다고 봅니다.
우리가 머리로는 이성적으로는 분명히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세상 속에서 비즈니스를 하면서 세상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다 보면 이 정체성의 혼란을 느낄 때가 있다는 것입니다.

사도바울도 이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빌립보서를 통해서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를 분명하게 강조하고 있는데, 20절 말씀에 보니까 “그러나 우리의 시민권은 하늘에 있는지라 거기로부터 구원하는 자 곧 주 예수 그리스도를 기다리노니…”
사도바울은 우리를 하늘의 시민권을 가진 사람이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를 천국의 백성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21절에 보니까, 우리를 자기 영광의 몸의 형체와 같이 변하게 하시리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자신의 몸의 형체와 같이 변하게 하시리라는 것은 우리를 거룩한 존재로, 또는 영화로운 존재로 만드시겠다는 말씀입니다.

저는 여기서 사도바울이 말하는 원리가 어떤지를 발견할 수가 있었는데, 바울은 우리에게 거룩한 삶을 살아가라고 촉구할 때마다 이런 방식으로 말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먼저 우리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라는 것입니다. 바울은 우리가 천국에 가기 위해서 똑바로 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사도바울은 우리가 지옥에 가지 않기 위해서 똑바로 살라고 말하지도 않았습니다.
바울이 강조하는 것은 우리가 천국의 시민이기 때문에 천국의 시민답게 살아가라고 말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면서 이것을 분명하게 알아야 합니다. 이 원리를 잘 모르니까 자꾸 이상한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가 왜 술을 마시고 취하면 안됩니까? 지옥에 가지 않기 위해서 그런 것입니까? 아니면, 단지 건강에 좋지 않으니까 절제하고 참아야 합니까?
성경은 지옥에 가지 않기 위해서나, 아니면 우리의 건강을 돌보기 위해서 술 취하지 말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천국의 시민이기 때문에 천국 백성다운 삶을 살기 위해서 술에 취하지 말라고 말씀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가 왜 음란한 생각을 하거나 바람을 피우면 안되는 것입니까? 단지 도덕적으로 윤리적으로 맞지 않기 때문에 그런 일을 하면 안되는 것입니까? 성경은 우리가 단지 도덕적으로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그런 일을 하지 말라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거룩한 자녀이기 때문에 자녀다운 삶을 살기 위해서 그런 생각과 그런 일을 하지 말라고 말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이 우리에게 강조하는 것은 바로 이런 것입니다. 기독교는 이 세상의 사람들이 말하는 것보다 훨씬 더 높은 차원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인으로서 해야 할 일은 단지 도덕적이고 윤리적이기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그리스도의 보혈의 피로 새 사람이 되었기 때문이고, 우리가 그리스도의 공로로 천국의 시민이 된 자가 맞기에 천국 백성다운 삶을 살라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구원받은 자가 맞다면, 하나님의 자녀가 맞다면, 하나님의 성령을 마음에 모시고 사는 사람이 맞다면, 무엇보다 우리 신분에 맞는 삶을 통해서 이 세상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시는 성도님들이 되시길 바랍니다.

 

오정석
프렌즈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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