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먼저

0

[목회칼럼]     라이트 하우스 달라스 교회 담임목사 장량 

 

집 나갔다가 돌아온 탕자 이야기는 정말 유명한 이야기이다. 이 탕자는 어떤 사람인가?
한 마디로 ‘죽일 놈’이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저런 죽일 놈’이 아니라, 정말로 돌에 맞아 죽어도 별 문제 없이 지나 갈 수 있을 정도의 큰 죄를 지은 죽일 놈이다.

살아계신 아버지를 마음으로 살인하고 스스로 집을 떠난 그의 삶은 너무나도 비참했다. 처음에는 자신이 챙긴 돈으로 즐겁게 살았지만 그 돈이 다 떨어진 후, 그의 삶은 사람 이하의 수준을 뛰어넘어 돼지만도 못한 인생이 되어 버렸다.
그가 돌아갈 곳은 아버지 집 밖에 없었다. 그런데 아들로는 돌아갈 수 없고 자신이 생각할 때 의식주 문제만 해결 받을 수 있는 종의 신분으로라도 살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으로 어렵게 발걸음을 집으로 향했다.

그 아들이 돌아오는 것을 본 아버지는 멀리서 뛰어나와 그를 끌어안고 입 맞추고 손에 가락지를 끼워주고 새 옷을 입혀주고 잔치를 열었다.
그리고 아버지는 그 탕자를 다시 아들로 받아 들였다. 누가 봐도 말도 안되는 이야기이다.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되는 일이다. 특히 큰 아들은 그런 아버지의 행동을 보고 크게 분노했고 아버지에게 실망했다.

누가 봐도 말이 안되는 일, 있어서도 안 되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 일어난 이유는 아버지가 그 ‘절대 그럴 수 없다’라는 큰 벽을 부숴버리고 그 아들을 끌어 안았기 때문이다.
다른 이유가 없다. 상식, 편견, 보편, 전통 이런 것들은 아버지에게 중요하지 않다. 그의 사랑과 아들을 향한 애끓는 마음이 그 모든 벽을 계산 없이 부숴버렸고 이미 죽은 것과 다름 없는 죄인을 다시 살려내어 아들로 회복시킨 것이다.

우리의 구원도 마찬가지이다. 이미 사형선고를 받은 우리다. 내가 무엇을 얼만큼 잘 하든 못 하든 그것은 상관이 없다.
난 이만큼 잘 살았다, 착하게 살았다, 열심히 살았다, 열심히 우겨봐야 우리가 얼마나 죄 되고 부패하고 선하지 못한가에 대한 반대 증거가 차고 넘치기에 뭘 해도 우리는 구원의 자격에 미치지 못한다.
누가 봐도 구원 못 받을 내가 구원 받은 유일한 이유는 하나님께서 먼저 우리에게 손을 뻗으셔서 우리를 끌어 안으셨기 때문이다.

이것이 하나님이 일하시는 방법이다. 언제나 먼저 하신다. 우리가 먼저 열심히 해도 모자랄 판에, 하나님은 반대로 먼저 하신다.
내가 잘 못을 해도 하나님이 먼저 우리에게 회개 할 수 있는 은혜를 주신다. 내가 실패해도 하나님께서 먼저 회복할 수 있는 은혜를 주신다.
먼저 앞서 가시고 승리를 선포하신다. 하나님이 항상 나보다 먼저 일하신다는 것, 그것이 우리의 복이다.

그런데 하나님의 먼저 일하심의 특징이 무엇일까? 하나님의 먼저 일하심의 특징은 ‘섬김’이다.
온 우주 만물을 창조하시고 다스리시는 영광의 하나님께서 나를 위해 먼저 행하시고 일 하시는데 그 일하심의 특징이 하나님께서 나를 섬긴다는 것이다. 나를 구원하시기 위해서 하나님은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셨다.
그 구원은 우리에게 가장 영광된 것이지만 그 구원의 방법은 섬김과 희생이다. 낮아지셨고 겸손하셨고 인내하셨고 용서하셨고 사랑하셨다. 그 먼저 행하신 그 은혜의 행동들이 결국 우리를 이 놀라운 구원의 자리까지 이끈 것이다.

그렇다면 주님만 먼저 섬기시고 사랑하셔야 하는가? 우리와 주님과의 관계에서는 그것이 맞는 순서다. 우리는 절대로 주님을 넘어설 수 없다.
그러나 나와 너, 그리고 나와 우리의 관계에 있어서는 내가 먼저다. 왜냐하면 내가 먼저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받은 자이기 때문에 그렇다.
먼저 사랑할 때, 용서할 때, 섬길 때, 회복할 때 일어나는 놀라운 기적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것은 내가 직접 경험하는 하나님의 은혜이다.
그 능력을 알기에 우리는 먼저 남을 섬길 수 있다. 반대로 내가 섬김의 능력을 알면서도 섬기지 않을 때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나만 복 받고 말까? 그렇지 않다. 내가 먼저 섬기지 않으면 둘다 망한다. 나도 망하고 너도 망한다. 그러기에 우리에게 있어서 먼저 섬기는 것은 사명이고 의무다.

한 해가 끝나간다. 어떻게 한 해를 마무리 해야 할까? 마지막으로 한 번더 먼저 힘써 섬기고 사랑하자! 너와 나의 이해관계를 뛰어넘어 먼저 벽을 허물고 섬기고 사랑할 때 진짜 기적을 맛 볼 수 있을 것이다.

 

장량
라이트 하우스 달라스 교회
담임목사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 네이버로 보내기
  • 텀블러로 보내기
  • 핀터레스트로 보내기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