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시대, 신앙의 유산을 물려주는 기회로 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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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두현 목사의 신앙칼럼 

 

코로나 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가정의 생활 변화가 많아졌습니다. 먼저 학교는 대면수업과 온라인 수업을 동시에 제공하고, 회사는 출근 대신 재택근무를 제공하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가족 모두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진 것입니다.
보통 부부 그리고 자녀와 집에서 함께 하는 시간이 하루에 1시간 반 정도라는 연구결과가 있었지만, 코로나 19 대유행 이후로는 15시간 이상 함께 같은 공간에 있게 됐다고 합니다.
‘코로나 블루(Corona Blue)’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외부활동을 하지 못하고 거의 강제로 칩거해야 하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더욱 우울한 감정을 느끼게 됐습니다.
 
코로나 19가 미국의 한 지역에서만 발병한 바이러스가 아니라, 전 세계적인 유행이라는 점에서 거시적인 하나님의 뜻이 있겠지만, 좁은 의미에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을 향한 뜻도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저는 교회 교육을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그 뜻이 무엇일까 고심하던 중 신명기 6장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쉐마 이스라엘! ‘들으라 이스라엘아!’로 시작하는 이 말씀은 “여호와 하나님이 한 분이시니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여호와 하나님을 사랑하라”고 명령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 가운데 6장 7절 말씀에 유독 눈이 갔습니다.
“네 자녀에게 부지런히 가르치며 집에 앉았을 때에든지 길을 갈 때에든지 누워 있을 때에든지 일어날 때에든지 이 말씀을 강론할 것이며”(신 6:7).
어느 순간 자녀를 향한 이 말씀을 잊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부모는 자녀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집에서도, 길에서도, 누워서든지, 일어날 때까지라도 부지런히 가르쳐야 한다는 사명이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셨습니다.
 
코로나 19 이전 주일 모습을 회상해 본다면, 어른들은 본당에서 예배를 드리고, 자녀들은 교회학교에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기독교 교육에 나름대로 전문가들인 교역자나 교사들에게 내 자녀들을 맡겨서 자녀의 신앙생활을 더 잘 할 수 있도록 맡긴다는 의미에서 별 문제가 없어 보였습니다.
그러나 지금 코로나 19로 인해 교회학교가 열리지 않아 우리 자녀들이 신앙적으로 보살핌을 받지 못하거나, 부모님과 함께 온라인 예배를 드리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그러한 가운데, 다음 세대인 자녀의 신앙교육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보통 교육부 교역자나 교사가 알아서 척척 자녀들에게 성경도 가르쳐 주고, 믿음의 길로 인도하리라 신뢰하며 아이들을 교회학교로 보냈습니다.
아이들의 영적 교육을 위해 맡길 곳이 없는 지금, 우리는 어떻게 아이들에게 신앙을 가르쳐야 할까요? 자녀와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진 코로나 시대에, 교회학교에서 모두 채워주지 못한 신앙교육을 회복해야 할 때가 아닐까요?
 
성경은 신앙교육은 반드시 가정에서 출발해야 하며 부모가 신앙교사가 되어서 자녀의 신앙을 책임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부모가 자녀를 제자 삼는 가정을 찾아보기 힘든 가운데, 지금의 코로나 시대를 기독교 교육학적 입장에서 바라본다면, 이 시대야말로 자녀 신앙교육의 황금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세기 들어오면서 미국 크리스찬 자녀들 90% 이상이 대학 입학과 동시에 교회를 떠난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을 ‘소리 없는 탈출’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교회학교에 개근상을 받을 정도로 열심히 다녔던 아이들이 부모 곁을 떠나서는 신앙 생활을 하지 않는다고 추론할 수 있는 것이죠. 왜 그럴까요? 근본적인 문제가 어디에 있는 것일까요?
 
교회는 부흥을 추구함에도 불구하고 다음 세대인 자녀들의 신앙교육에 실패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사실 교회학교 만으로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일주일에 겨우 한 시간 참여하는 교회학교가 그들의 삶에 얼마만큼 중요한 영향을 미칠까요?
부모님이 섬기는 하나님, 부모님이 믿고 따르는 성경을 어떻게 바라보고 살아가게 될까요?
 
우리는 먼저 코로나 시대에 모든 것을 멈추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려야 합니다. 수많은 희생과 어려움 속에서 가정을 돌아보게 하신 하나님께 무한한 감사를 드리고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가정에서부터 자녀의 신앙교육 문제를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소수 깨어 있는 부모는 자녀의 신앙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까지는 하고 있으나, 교회학교가 자녀의 신앙교육을 떠맡아야 한다는 고질적인 생각은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부모 자신도 부모로부터 신앙교육을 받아보지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런 거대한 패러다임이 바뀌기 위해서는 외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건강한 가정을 만들고 지도할 교회가 나서야 할 때입니다.
 
교회는 가정에서 부모가 신앙교육을 제대로 하기 위해 지도해야 합니다. 자녀를 교회학교에 맡기는 형태의 교회학교 시스템에서, 부모가 신앙교육의 주체가 되어 자녀를 책임져야 합니다.
교회의 지도 아래 가정 신앙학교 시스템으로 변화해야 합니다. 교회는 자녀를 향한 신앙교육이 하나님께서 부모에게 부여하신 명령임과 동시에 책임임을 흔들어 일깨워야 합니다.
교회가 지도하고 가정이 주도하는 신앙교육을 위해서는 교회와 가정이 긴밀하게 협력해야 합니다.
 
현재 교회학교 시스템을 갑자기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이러한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교회가 적극적으로 나서 부모가 신앙교육의 주체임을 다시금 일깨우고, 신앙교육의 의무를 소홀히 하지 않도록 함께 기도해야 합니다.
 
더 나아가 하나님께서 주신 믿음의 자녀를 제대로 세우기 위해서 부모님의 기도와 헌신이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경건한 자녀를 길러내려면 부모의 경건한 삶의 모양과 능력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코로나 시대는 자녀를 하나님 말씀으로 가르치고 믿음의 세대로 세워지고 있는지 점검하기 위해 우리에게 주어졌습니다.
자녀 신앙교육에 있어서 만큼은 코로나 시대는 위기가 아니라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가정에서 부모의 신앙이 자녀들의 눈앞에 민낯으로 드러나는 이때, 우리도 믿음에 서 있는지 확인하고 돌이킬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 시간을 통해 신앙의 유산을 성공적으로 물려주어 하나님 앞에서 칭찬받는 충성된 종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권두현 목사
현재, 달라스 동부 장로교회
부목사 (행정 및 교육 담당)
사우스웨스턴 침례신학 대학원
목회학 박사 과정 재학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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