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마약으로부터의 안전지대가 아니다”

0

특별인터뷰  |  ‘중독자’에서 ‘중독 치료자’로 살아가는 김현수 목사 

 

우리에게 마약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다. 한우리 교회 협동목사로 마약중독 치료사역을 하고 있는 김현수 목사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 지금 하는 사역을 소개한다면?
중독이라는 특수한 사역을 하고 있고, 그 중에서도 마약중독을 다루고 있다. 이 사역이 호감과 환심을 사는 분야가 아니라서 누군가는 해야 하는데 막상 하기가 어렵다. 그런데 예전에 젊었을 때 마약 중독자였던 내가 하나님 은혜로 치료 받고 이런 사역을 하고 있다.

◈ 어떻게 마약을 접하게 됐는지?
1983년 스무살에 미국에 처음 왔다. 그때 만났던 친구들이 대마초를 피웠다. 그래도 나같은 경우 한국에서 고등학교까지 교육받고 왔으니까 대마초를 피운다는 것이 상상이 안 됐는데, 한 1년 정도 그 아이들과 어울리다보니 대마초 피우는 게 자연스러워졌다.
당시 한국에서는 대마초 피우면 바로 감옥 가는데 여긴 안 그러니까 호기심에 시작했다. 95% 이상 친구를 통해 약물을 접한다. 친구니까 쉽게 접근하게 되는 거다. 호기심으로 친구들과 어울리며 자연스럽게 접하게 됐다.
 
◈ 마약의 중독성은 어떤가?
1984년부터 2006년까지 마약을 했다. 대마초를 피우면 게을러지고, 의욕이 없어지고, 창의성이 없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중독성이 굉장히 세다. 나의 경우 마리화나를 지나 코카인 크랙(Crack)으로 넘어갔다. 이게 중독성이 정말 강한데, 크랙을 시작하면 대마초까지 구입할 돈이 없어서 크랙 위주로 했다.
 
◈ 마약을 할 당시 혼자였나?
결혼해서 가정이 있었다. 결혼할 때는 대마초만 피웠는데, 달라스에서 가족과 함께 시애틀로 이주했다가 크랙을 접하고 심하게 중독됐다.
처음에는 가볍게 시작하니까 그 비용을 충당할 수 있지만, 마약을 하고 남는 돈으로 생활해야 하기 때문에 일단 마약에 중독되면 무한대로 돈이 들어간다.
중독은 완치가 없다. 솔직히 나 자신도 아내도 믿지 않는다. 다만 “오늘도 하나님 도움으로 하루를 넘겼습니다. 감사합니다” 하고 사는 것이다.
 
◈ 어떻게 중독에서 벗어나게 됐는지?
2005년에 집에서 쫓겨났다. 그 때부터 홈리스로 살면서 눈 뜨면 마약 구하기 위해 도둑질도 했다. 그러다가 2006년 어느 날인가 ‘이렇게 살다가 죽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예수님 믿었으니까 간절한 마음이 들었다. “하나님, 이렇게 죽는 건 아니잖아요? 저 좀 살려주세요!”
6~7개월이 지나면서 하나님의 구원계획이 시작됐다. 사촌 형이 나를 찾았고 그 형을 통해서 교회에 다시 가게 됐고, 기도하는데 모든 게 쏟아지듯 회개가 나왔다. 완전히 벗어났다고 자만하고 자신할 수는 없지만 한 가지, 내게는 마약을 했을 때의 기억과 기분이 지워졌다.
마약을 했다가 치료받고 정상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그 때의 느낌과 기억이 있다. 하나님께서 강한 의지와 능력으로 그 분들을 붙들어주시는데, 내게는 그 의지가 약하다고 판단하셨는지 기억 자체를 없애주셨다.
예수님 만나며 사람의 생각으로 이뤄질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났다. 많은 분들이 ‘예수님 만나면 끝 아닌가’ 생각하지만 마귀는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 교회와 마약이 가까울 수 있는가?
마약을 접하는 ‘넘버원 플레이스’가 학교다. 학교에 마약을 하는 아이들이 있고, 처음에는 공짜로 주다가 때가 되면 돈 받고 판다. 아이들은 돈을 마련하기 위해 그 때부터 힘들어지는 것이다.
다음으로 안전지대라고 생각하는 곳이 교회다. 교회가 약물을 접하게 되는 랭킹 5위 안에 든다. 군중이 있는 곳에 마약은 항상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사탄은 교회 안에 있는 사람들을 교회 밖으로 꺼내는 게 임무다. 그리고 주 타겟이 아이들, 자녀들이다. 마약을 조금 하다보면 하나님이 무서워진다. 그래서 교회에 나올 수 없다.
혹시라도 청소년들이 한 두 번 교회에 안 나오면 꼭 심방해야 하고 관심을 갖고 관리를 해줘야 한다.
예수님이 아흔아홉 마리 양을 울타리에 안전하게 두고 잃어버린 한 마리를 찾아 골짜기를 헤매셨듯이 말이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 네이버로 보내기
  • 텀블러로 보내기
  • 핀터레스트로 보내기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