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와의 만남> ‘개척교회 5년차입니다’ 저자 김민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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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빛나는 이름 개척교회 연합해서 함께 고민하고 성장하자” 

 

지난해 10월 ‘개척교회 5년차입니다’ (세움북스)라는 책이 세상에 나왔다. 이 책에는 우리 주위에 정말 많지만 그다지 주목하지 않았던 개척교회의 솔직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한 개척교회 목사의 주관적 경험을 담아냈지만, 대부분의 미자립 교회들이 직면한 상황이기에 많은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이 책의 저자 오산 글로리아 교회 김민수 목사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 개척 5년차라고 했는데, 개척 초기에는 어땠는지?
경기도 오산에서 목회하고 있다. 연고가 없던 곳에서 개척을 준비하면서 20-30곳을 돌아봤고 최종으로 오산에 개척을 했다. 1년차에는 전혀 전도가 되지 않았고, 2년차에는 조금 전도가 됐다.
우리 교단은 세례교인 10명이 넘으면 설립예배를 드릴 수 있는데, 3년차에 설립예배를 드렸다. 4년차에 40여명 정도 모였는데 자립을 코 앞에 두고 성도들 사이 오해가 생겨 교회가 분열됐다.
재정적으로 어려워지면서 목회 4년차에 새벽배송일을 시작했다. 그러다 허리 디스크 문제가 생겨서 그 일마저 중단해야 했다. 청년사역 강의를 하려고 했지만 코로나 19 상황이 심가지면서 모든 일정이 취소됐다. 경제적 부담은 나날이 커지고 그 때 내 속에서 질문이 들었다. 만약 돈 걱정 안 하면 무엇을 하겠는가?

◈ 책 출판이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2020년 4월부터 매일 한 꼭지씩 개척상황을 정리해나가기 시작했다.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매달 기적적으로 재정이 채워지는 경험을 했다.
코로나 19 범유행 상황에서 중대형 교회가, 교단에서, 혹은 미자립 교회 지원에 뽑히거나, 긴급 지원금을 받으면서 1년 가까이 적당하게 생활비와 교회 유지비가 채워졌다. 책을 내겠다 계획하고 글을 쓴 것도 아니었다.
페이스북 게시물을 보고 출판사 두 군데서 연락이 왔고, 출판기획서와 50쪽 분량을 먼저 보냈는데, 세움북스에서 먼저 출판을 제안해 책이 나오게 됐다.
책이 나온 것도 기적인데 베스트셀러 10위에 진입했고, 국민일보, 갓피플, 크리스찬 투데이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됐다.
◈ 목회자가 다른 직업을 갖는 것이 한국 교회 정서에서 어떤 의미인가?
목회의 이중직 이야기를 할 때, 목회자를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는지도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 성경적으로 보면 목사에겐 가르치고, 전파하고, 치유하는 역할이 맡겨졌다.
목회자를 구약의 제사장이나 샤머니즘적으로, 혹은 유교의 높은 어른으로 이해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목사를 존중하고 존경할 수는 있지만 제왕적 권위를 부여하진 않았으면 한다.
위치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역할이다. 목회자의 이중직은 ‘생명을 위해’ 생계를 꾸리는 것이다. 목회자는 일을 하더라도 이 일을 왜 해야 하는가에 대한 생각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
일을 하고 돈을 번다는 점에서는 목회자나 일반인이나 차이가 없어보인다. 하지만 목회자에겐 이중직 자체가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유연하게, 그리고 ‘언제든지 그만둘 수 있느냐’에 대한 답을 갖고 있어야 한다.

◈ 한국 기독교가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데, 목회자 입장에서 본다면?
한국 교회가 건강해지기 위해서 견제하고 균형을 갖출 수 있는 구조가 세워졌으면 좋겠다. 어느 교단이나 교단차원의 총회 혹은 연회같은 연례회의가 있다.
회의에 참여하는 총대들이 대형교회 중심으로 이뤄지다보니 결정 자체가 피상적일 때가 많다. 세습문제도, 이중직 문제도 그렇다. 현재 목회자의 70-80%가 이중직이 필요한 상황인데, 현실은 반영하지 않고 총대들 중심으로 교단차원에서 그것을 금지하는 것이다.
국회에서 장애인, 여성, 청년 비례대표를 정하듯이 교회 규모와 상관없이 어느 정도 개척교회, 미자립 교회 목회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 일부 교단에서 이런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고 들었다.

◈ 개척교회 방향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현재 많은 개척교회들이 교단과 교파를 초월해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겸손한 칼빈주의’(좋은씨앗), ‘기독교 교파 한 눈에 보기’(이레서원) 등의 서적을 함께 읽으며 서로 이해하고 협력하는 방안을 모색하기도 한다.
개척교회의 원래 의미는 새로운 영역, 새로운 사명을 개척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코로나 19 시대 상황을 처음 접하는 중대형 교회도 새로운 길과 방향을 모색하고 고군분투 한다는 점에서 개척교회라고 본다. 교회가 서로 대립적 구조를 갖기보다 함께 하는 모임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 현재 진행하고 있는 모임이 있는지?
‘두런두런’이라는 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약간의 언어유희이기도 한데 영어로 ‘Do Run’이라고 하며, 멈춰 있지 않고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면서 달리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개척교회와 목회자, 개척교회와 양육, 개쳑교회와 가정, 개척교회와 코로나 19’ 등 개척교회가 처한 상황을 세부 주제로 분류해 발제하고 한 시간 정도 이야기를 나눈다. 열다섯 명 정도 참여하고 있는데, 함께 생각을 나눌 수 있어 좋다.
‘50묻고 50 더블’이라는 모임도 하고 있다. 1년에 50권 책을 읽고 100권에 도전하는 모임이다. 이번주 읽을 책을 올리고 서평을 써서 나눈다.
개인의 성장이나 변화를 기록하는 ‘아자목책’도 있는데, 이는 단순히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전체 흐름과 목차를 정리해 책을 쓰는 모임이다.
개척교회 목회자들이 함께 고민하고 성장할 수 있는 모임들이다. 현실적으로 희생이 필요하고 쉽진 않지만, 그래도 이 과정 속에서 얻는 통찰이 있다.

◈ 끝으로 책에 대해 한 마디 한다면?
솔직히 우리는 성공 스토리에 익숙하지 않나? 지금껏 하나님의 특별한 역사만 부각됐기에 개척교회 현실은 굳이 나눌게 없다고, 성공의 반대편이라고 느낄 수 있다.
개척 5년차를 맞아 이 책을 쓰면서 시의성, 현장성, 방향성을 생각했다. 개척교회가 외적 규모에 매몰되지 않고 본질을 추구하는 가운데 자기가 가진 것들을 하나님 앞에서 성실하게 드러냈으면 좋겠고, 그 길을 가는데 이 책이 도움이 되길 바란다.   
김지혜 기자 ©  K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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