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요이스(pohjois) 북원추”… 얼핏 유명 작가의 신작(新作)인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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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권이 들어서고 맨 먼저 거론되었던 것이 경주 ‘월성 원전1호기 폐쇄’와 ‘4대강 보(洑) 해체’였다. 그 중에서도 월성 원전 1호기 폐쇄는 특별한 이유를 찾기가 어려웠다. 

 

당시 세간의 비판이 거세지자 문 정권은 이를 두고 세계적인 ‘친 환경’ 추세에 부응하는 정책의 일환이며, 따라서 한국도 이에 동참하고자 하는 ‘대통령 공약 사항’을 시행하는 것이라 했다. 그리고 더 황당한 것은 원전과 관련해서 ‘판도라’라는 영화를 보고 눈물을 흘리며 ‘방사선 오염이 위험하다’고 폐쇄를 결심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4대강에 대해서도 비슷한 이유였다. 

 

자고로 국가 지도자는 ‘안보 전략자산의 축적’과 ‘치산치수(治山治水)’를 제일의 목표로 삼는다.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 월성 원전 1호기는 거금 7천억을 들여 새로이 보완 수리하고 향후 20년은 멀쩡하게 쓸 수있도록 설계된 국가 전략자산 중에서도 중추적인 발전시설이기 때문에 대다수 국민들은 의아해 하고 황당해했다.

 

그런데도 문 정권은 폐쇄를 밀어 부쳤다. 하지만 최근 2018년 4·27 남북 정상회담 직후 산업자원부가 북한에 원전을 지어주는 방안을 검토한 사실이 밝혀짐으로써 일파만파로 그 논란이 커지고 있다. 

 

내용인즉, 당시 남북정상회담 직후 산업자원부가 북한에 원전을 지어주는 방안을 검토한 문건 중에서 과거에 만들었던 KEDO(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 모델까지 소한시켜 구체적이고 광범위하게 검토했다는 것이다. (참고로KEDO는 95년 김영삼 정부 때 북핵 동결 대가로 북한에 경수로 2기를 건설해 주는 사업을 담당한 기구다. 당시 북한의 북핵 관련 약속 파기와 핵개발 재개로 이 사업은 중단되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경주 월성1호기 ‘폐쇄 결정’이 당시 산업자원부의 ‘경제성 없다’의 보고서 때문이었다는데, 이후 감사원의 감사결과 여기에서 440 여건의 파일이 불법 삭제되고 조작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자 감사원은 국회에 그 사실을 알린 후 진위 여부를 가려달라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그리고 그 재판 과정에서 검찰이 제시한 공소장에 산자부의 불법 삭제한 파일이 오히려 총 530개로 늘어나 밝혀짐으로써 이번 사건이 백일하에 드러난 것이다. 

이 파일은 모두 ’60 pohjois’라는 폴더에 담겼다고 전한다. 마치 소설 제목 같은 ‘뽀요이스(pohjois)’는 핀란드어로 ‘북쪽’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또한 ‘북원추’(북한 원전건설 추진방안)라는 하위 폴더도 수백 쪽이 있었다고 한다. 생소한 핀란드어와 약어 등을 사용해 외부에서 알지 못하도록 비밀 파일을 만든 것으로 분석되었다. 그리고 이 문건들은 4·27 정상회담이 끝나고 5월 26일 2차 정상회담이 열리기 직전인 5월 2~15일에 집중적으로 작성되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말하자면 당시 정상회담에서 북한 전력 문제가 거론되었고, 따라서 이후 북한에 원전을 지어주는 계획을 검토했을 개연성이 클 것이라는 얘기다. 일각에선 그때 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판문점 도보다리 산책 때 “발전소 문제…”라고 말하는 입 놀림도 포착되었다는 주장도 있다. 

 

문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당시 김정은 위원장에게 한반도 신 경제구상을 담은 책자와 USB 파일 등을 건네 주었다고 말했다. 그때 문재인 정부는 탈 원전을 거세게 밀어붙이며 멀쩡한 월성 1호기를 조기 폐쇄하려 하고 있었을 때였다. 그러면서도 대통령은 국내에서는 원전의 위험성 때문에 탈 원전을 천명하면서 오히려 체코에 가서는 한국원전의 세계적 안전성을 홍보하며 수출 상담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무리 생각해도 도무지 납득이 안가는 일이었다. 

 

한편 산업자원부는 이번 사태가 터지자 “정상회담에서 나올 수 있는 남북 협력을 실무 차원서 검토하고 정리한 것일 뿐”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그리고 청와대와 정부 여당은 이에 발맞추듯 “뽀요이스(pohjois) 북원추”에 대한 세간의 비판이 쏟아지자 오히려 야당과 언론을 향해 “신 북풍”이니 “사실과 다른 혹세무민”이라고 일제히 정치적 역공세를 취하고 나섰다. 

구체적인 설명은 하나도 못하면서 소위 “오리발” 전략으로 국민을 호도하려 하는 것이다. 

 

그러나 설사 그 사실이 진짜라면, 그렇게 필사적이고 조직적으로 숨겼을 이유가 없었다. 

하필이면 왜 일요일 야밤에 담당 공무원들을 동원해 몰래 사무실에 들여보내 관련 파일을 모조리 삭제하도록 시켰을까? 하는 짓마다 볼수록 기가 막히는 점입가경의 내 조국 현실이 부끄러울 따름이다. 대통령은 이제는 국민들에게 이번 진실을 털어놓으시기를 기대한다. *

 

손용상 논설위원 

 

* 본 사설의 논조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맞지 않을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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