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가 첫째가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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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 생명샘 교회  담임목사 안광문 

 

성경을 읽다보면 이해하기 힘든 말씀이 나옵니다. ‘포도원의 비유’도 이해하기 힘든 대표적 말씀 중 하나입니다.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이니 이해하려 노력해야 하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더운 날씨에 아침부터 포도원에 나와서 하루종일 일한 사람과 겨우 해 지기 직전 1시간 일한 사람에게 똑같은 일당을 주겠다는 포도원 주인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를 항의하는 사람들에게 주인이 하는 말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내 돈을 가지고 내 맘대로 주겠다는데, 당신들이 무슨 상관이냐?” 이겁니다.
솔직히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거기다 포도원 말씀하고 별로 상관없어 보이는 “꼴찌가 첫째가 되고 첫째가 꼴찌가 된다”는 말씀으로 비유를 마칩니다.   
그런데 이 비유 앞에도 “첫째가 된 사람들이 꼴찌가 되고, 꼴찌가 된 사람들이 첫째가 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마 19:30, 새번역)는 말씀이 나옵니다.
비유 마지막 부분과 거의 같습니다. 그러니까 예수님께서 “꼴찌가 첫째가 되고, 첫째가 꼴찌가 된다”는 말씀을 먼저 하시고 그 다음 포도원 비유를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포도원 비유 끝부분에서, 포도원 비유 결론차원으로 한 번 더 “꼴찌가 첫째가 되고 첫째가 꼴찌가 된다”는 말씀을 다시 하셨던 것입니다.
그러면, “꼴찌가 첫째가 되고, 첫째가 꼴찌가 된다”는 말씀을 하시기 위해 포도원 비유를 말씀하신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앞에 무슨 일이 있었길래 “꼴찌가 첫째가 되고 첫째가 꼴찌가 된다”는 말씀을 하신 걸까요? 바로 앞에는 부자청년 말씀이 나옵니다.  
어느날 부자청년이 예수님을 따르겠다고 왔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그 청년에게 먼저 가진 재산 전부를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그 다음에 예수님을 따르라고 합니다.
실망한 부자청년이 떠났고 베드로가 이렇게 말합니다. “보십시오, 우리는 모든 것을 버리고 선생님을 따랐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무엇을 받겠습니까”(마 19:27).
부자청년은 재산을 포기하지 못했지만, 자기들은 다 포기하고 예수님을 따랐으니 이에 대한 보상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는 논리입니다. 그러니 상으로 받을 보상이 무엇이냐는 것입니다. 바로 이어지는 말씀이 “첫째가 꼴찌가 되고, 꼴찌가 첫째가 될 것이다” 그리고 포도원 비유, 다시 “첫째가 꼴찌가 되고, 꼴찌가 첫째가 될 거다”는 말씀입니다.
“보십시오, 우리는 모든 것을 버리고, 선생님을 따랐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무엇을 받겠습니까”(마 19:27)는 포도원 비유에서 “맨 처음에 와서 일을 한 사람들은, 은근히 좀 더 받으려니 하고 생각하였는데”(마 20:10) “마지막에 온 이 사람들은 한 시간 밖에 일하지 않았는데도, 찌는 더위 속에서 온종일 수고한 우리들과 똑같이 대우하였습니다.”(마 20:12)  이 부분을 연상하게 합니다.
그러므로, 이런 맥락으로 보면, 포도원 비유에서 아침 일찍 왔던 사람들은 예수님 제자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즉, 재산을 전부 팔아 가난한 사람에게 나눠주고 와서 따르라고 하신 예수님 말씀을 순종할 수 없어서 실망하고 떠난 부자청년과 이에 반해 직업, 삶, 가족 등 모든 것을 포기하고 예수님을 따랐던 제자들을 비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내가 무엇을 한 그것을 가지고 의롭게 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많은 분들이 포도원 비유를 이해하기 힘들다고 하는 것은 바로 아침 일찍부터 더운 날씨에 하루종일 일한 사람들이나 해 지기 직전에 와서 겨우 1시간 일한 사람들에게 같은 일당을 주면서 같은 대우를 해준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불공평하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생각할까요? 직업, 가족, 삶을 다 포기하고 예수님을 따랐던 제자들과 가진 것을 포기할 수 없어 예수님을 떠난 부자청년을 같다고 본다는 것은 불공평한 것이고, 당연히 예수님의 제자들은 더 많은 보상을 받는 게 공평하다는 데 동의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공평하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라고 하시니, 이 말씀이 어려운 것입니다. 그러면, 포도원에 아침 일찍 온 사람들과 해지기 1시간 전에 온 사람들에게 같은 일당을 주는 것은 왜 불공평할까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예수님을 따른  제자들과 가진 것을 포기할 수 없어 떠난 부자청년과 같이 대우하는 것은 왜 부당할까요?
바로 우리도 포도원에 일찍 온 사람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해지기 직전 온 사람들 입장에서 생각해본다면, 1시간만 일하고 하루 일당을 다 받았다면, 이는 횡재입니다. 더 정확히 말한다면, 하나님 은혜입니다.
그런데, 이 사람들 입장이 아니라 아침 일찍 온 사람 입장에서 보면, 하나님 은혜가 보이지 않고, 불공평하다는 마음만 드는 것입니다.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은 무엇을 잘 해서가 아닙니다. 또, 무엇을 포기했기 때문도 아닙니다.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하나님 은혜 때문입니다.
그 자체가 하나님 은혜라는 것을 기억해야만 합니다. 그렇지만, 이를 잊으면, 이를 잊기 때문에 불공평하다는 마음이 드는 것입니다.  

 

기독교에 관한 문의 또는 신앙
상담 문의는 469-684-0037
(생명샘 교회)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안광문
생명샘 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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