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비드 19와 기독교 교육 성찰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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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크리스찬의 관점 

 

코비드 19는 우리 모두의 일상생활을 바꿔놓았을 뿐만 아니라 교회 공동체의 신앙생활을 비대면 온라인 예배와 온라인 교육으로 바꿔놓았다.
또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우리의 생활은 타인과의 접촉 뿐만 아니라 성도들과의 교제까지도 접촉을 줄이라는 사회적 권고를 받으며 공공의 덕을 세우기 위한 책임으로까지 받아들여지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에서는 2020년 2월 초만 해도 상황은 금방 호전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견해가 많았지만, 지금까지도 지속되는 코비드 19로 인해 당황스럽고 고통스러운 상황이다.
그 속에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한인교회가 행해왔던 기독교 교육을 다시 성찰하며, 미래의 기독교 교육에 대한 소망을 확인하는 기회로 삼아야 하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기독교 교육은 가정, 교회, 사회란 세 가지 중요한 차원 안에서 함께 통전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미주 한인교회에서 담임목회를 하면서 얻은 개인적 통찰을 요약해보면, 사회적 차원에서는 입시위주의 학교교육을, 교회 차원에서는 교회학교 위주의 신앙교육을, 가정에서는 부모중심의 신앙교육을 강조해왔다.
세 가지 중요한 차원이 서로 균형을 이루면서 통전적인 기독교 교육이 이뤄져야 하는데, 미주 한인교회의 기독교 교육은 사회적 차원인 세속적인 입시위주의 교육이 가정과 교회의 기독교 교육을 하위주제로 만들었고, 교회중심의 기독교 교육이 가정과 사회를 하위주제로 만들었다.

가정교육이 기독교 교육의 근간이 되는 것을 알면서도, 이민자로서 미주 한인들의 힘들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 사회적 차원인 학교에, 주일학교가 있는 교회에 자녀들의 신앙교육을 암묵적으로 위탁해온 것이 사실임을 부인할 수 없다.
코비드 19로 인해 초중고의 자녀들 뿐만 아니라 대학생 이상의 자녀들이 온라인 수업과 재택근무로 인해 가정으로 되돌아왔다. 가정에서 지내는 시간이 사회에서, 학교에서,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보다 더 많아지게 되었다.
학교와 교회에 자녀들의 신앙을 위탁해오던 부모들이 가정에서 자녀들의 신앙교육을 감당해야 할 기회가 학부모들에게 주어진 것이다. 사회와 교회에 내주었던 기독교 교육의 주도권이 부모에게로, 가정에게로 온 것이다.
한인 2세 자녀들이 살고 있는 21세기 문화는 포스트모던 문화, 영상문화, 사이버 문화, 세계화 문화, 소비문화 등으로 다양하게 표현되는데, 문자세대로 모더니즘에 익숙한 부모들이 어떻게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가진 자녀들과 소통할 수 있는가가 가장 큰 과제다.  

레너드 스윗은 포스트 모던 시대를 사는 자녀들의 문화를 EPIC, 즉, 경험, 참여, 이미지, 관계로 정의한다. 경험, 참여, 이미지, 관계가 주요 쟁점인 자녀들에게 부모가 대화를 통해 다가갈 때에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대중문화의 장단점을 신앙적 관점으로 비판할 수 있는 능력을 자녀들에게 키워주고, 일방통행이 아닌 창조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서로에게 긍정적인 시너지를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존 콜만은 기독교 교육이 ‘이중언어’의 능력을 함양해야 함을 역설했는데, 이중언어 능력이란 신앙인으로서 자신이 속한 신앙 공동체의 전통을 이해하는 언어를 가져야 함을 의미함과 동시에 세속 영역의 공적 언어도 알아야 함을 의미한다.
이처럼 언어의 장벽과 문화의 장벽이 있지만, 신앙교육의 주체로서 부모가 모범이 되는 신앙생활을 가정에서부터 자녀들에게 보여줄 때에, 다음세대로 신앙의 유산이 전달될 것이다.

또한 코비드 19는 교회로 하여금 비대면과 대면 예배의 상황 속에서 어떻게 기독교 교육을 할 것인지에 대한 심각한 고민을 하게 만들었다. 한인 교회 목회를 하면서 부딪혔던 문제들을 나열해보면, 아래와 같다.
온라인 미디어 예배와 교육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 어떻게 교회 홈페이지를 운영하며, SNS에 교회소식을 올리며, 왜 교회 공동체가 중요한지를 설명해야 하는지?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은 어떤 것을 사용해야 하는가? 실시간 영상예배로 드릴 것인지 녹화된 영상예배로 드릴 것인지? 영상제작은 어떻게 하나?
온라인 교육시간을 어떻게 할당해야 하는가? 온라인 미디어 예배와 교육에 소외된 이들을 어떻게 비대면 상황에서 포용할 것인가?
하이테크 시대에 하이터치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 온라인 영상예배에 익숙해진 상황에서 어떻게 대면 예배로 초대할 것인가?
온라인 공동체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 어떻게 성찬식을 진행할 것인가? 어떻게 온라인으로 비대면 성경공부와 기도모임을 준비해야 하는가? 어떻게 교회 소속감을 갖게 할 것인가?

코비드 19로 인해 한인 교회들은 기독교 교육의 장단점들을 반성할 기회를 얻었다. 한인 교회가 어떻게 새로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느냐는 질문에 기독교 교육은 답을 해야 한다.
이 일을 위해서 한인 교회들은 세계교회 협의회들과 기독교 교육기관들과 연합을 통한 기독교 교육 온라인 콘텐츠 개발과 공유가 시급하다.
소규모 교회가 자체적으로 제작하기 보다는 함께 연합해서 저작권에 걸리지 않는 그림자료, 폰트, 복음송가, 찬송가, 동영상 자료 등을 찾아서 공유하도록 안내하고 도움을 주는 기관들의 협력이 요구된다.
이것은 개교회 중심과 개인중심의 영성 성장에 치중하는 기독교 교육에서 기독교 단체들과의 연합, 또한 기독교를 넘어서는 기독교 교육으로 하나님의 공의와 정의를 이루도록 사회를 변혁하는 기독교 교육으로의 확장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미주 한인 교회의 기독교 교육은 교회 공동체 교육, 개인의 영적 성장 교육, 종교 교수, 주일 중심의 교육을 넘어서서 그리스도인의 일상생활 속에서 세상 안에서 세상과 함께 하는 긍휼의 사역을 대면과 비대면 상황에서 감당해야 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장점을 가진 하이브리드 기독교 교육을 통해 사회를 변화시키는 일에 참여하며, 코비드 19로 고통당하는 이웃들의 아픔을 공감하며 그들을 향해 한인 교회가 사랑의 손을 펼쳐야 한다.
경험과 참여와 이미지와 관계중심의 한인 교회가 참된 제자와 참된 시민으로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며 사랑의 수고를 감내할 때에 미주 한인 교회의 미래는 더 밝을 것이며, 가정, 교회, 사회 속에서 통전적인 기독교 교육을 이루게 될 것이다.    

 

 

 

 


 

김효준 교수

센트럴 신학대학원
한국부 교육분과장
시카고 신학대학원
기독교 교육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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