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 산등성 잇몸이 드러났다. 생니 뽑고 임플란트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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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간 언론보도를 보면 문재인 대통령이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하자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정부는 민둥산 작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내용을 챙겨보니, 탄소중립이란 온실가스(이산화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거나 가스를 배출하면 즉시 흡수하여 원래의 자연 상태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 물론 인간이 살아가자면 탄소배출을 안 할 수는 없기 때문에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배출된 탄소를 없애는 수단도 꼭 필요하다. 하지만 이 이산화탄소를 없애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식물로 하여금 흡수케 하는 방법이다. 따라서 이를 위해서는 다량의 식물, 즉 숲 조성이 절대로 필요하다.

 

그런데 정부는 그 숲을 만들기 위하여 역설적으로 나무를 베고 있다. 그 결과 언론에 보도된 사진들을 보면 산들이 마치 바리캉으로 밀어놓은 스님들 머리 같다. 그 결과 어느새 빗물에 패여 여기저기 새로운 골짜기가 만들어지고 산사태 흔적까지 보인다. 그 지역 주민들은 ‘올 여름 장마가 걱정이다’라고 이구동성 말한다. 산림청 얘기로는 나무를 베는 이유인즉 수령(樹齡)이 30년이 넘으면 탄소 흡수 능력이 떨어져서 이걸 베어내고 새로 어린 나무를 심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 30년 동안(2050년까지) 묘목 30억 그루를 새로 심겠다고 한다. 이는 멀쩡한 생니를 뽑고 임플란트를 하겠다는 얘기다

 

수령 30년이 늙었다고 인위적(人爲的)으로 세대교체를 시킨다니 그 두 배도 더 늙은 우리 신세를 생각하니 기가 막히다. 하지만 더 이해가 안 되는 것은 도대체 그 많은 나무들이 어떻게 한결같이 서른 살 동갑내기 이상만 한꺼번에 잘려나가야 하느냐는 것이다. 그리고 탄소 흡수율이 덜한 작은 잡목은 못 하고 큰 나무들만 한다는 주장은 어디서 나온 것인가? 이렇게 통째로 민둥산을 만들어버리면 새로 심은 나무들이 자라서 숲 구실을 할 때까지는 숨도 안 쉬고 참아야 되는가? 고사목(枯死木)만 교체해도 될 일을 마구잡이로 하는 까닭이 무엇일까?

 

옛날 박정희 대통령은 독일을 다녀온 후 하늘에서 내려다본 푸른 독일과 민둥산 한국 산(山)에 가슴을 치며 당장 산림녹화(山林綠化)를 지시했다. 그래서 민간인까지 부역(賦役)을 시켜 나무 심기와 사방공사(砂防工事)를 실시하고, 여기저기 빨간 글씨로 입산금지(入山禁止) 표지판을 세웠었다. 그리고 누구고 함부로 나무를 베면 엄한 처벌을 받았다. 그러자, 예나 지금이나 약삭빠른 놈들은 있기 마련이어서 대통령이 지나갈 곳 바위에는 어디고 녹색 페인트를 칠하여 산림녹화가 잘 된 것처럼 꾸미기도 했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탈 원전 정책의 일환으로 태양광 발전소를 만든다며 여기저기 나무를 베어내고 야산을 집광(集光)패널로 뒤덮었다. 여기에 탄소중립을 실현한다고 또 나무를 베어대니 이 땅에 태어난 나무들이 무슨 날벼락인가? 도롱뇽이 죽을지도 모른다며 KTX 터널공사를 못하게 하여 엄청난 국고 손실을 입혔던, 그 많던 환경운동가들은 다 어디 갔는가? 백년대계를 5년 임기 대통령 입맛대로 끌고 가도 직언 하나 못하는 아랫것들, 각하를 속이려고 바위에 페인트를 칠하던 ‘옛 것’들이 차라리 순박했던 것 같다.

 

온 나라가 거짓말로 시끌벅쩍 하다. 거짓말이 하루 이틀 일도 아니고 일상화된 한국 사회이지만, 그것은 늘 사탕발림을 달고 다니는 정치가에서 나온 거짓말이 아니라 사법부의 수장인 대법원장 입에서부터 나온 말이었기에 가히 놀라움을 더 하여 충격으로 다가온다.

 

보통 잘못된 것은 고치고 교정하는 것을 보정(補正)이라고 한다 즉 “부족한 부분을 보태어 바르게 하다”라는 뜻이다. 사람은 자신이 살아온 경험을 통해 가치를 판단하고 행동하지만, 그러나 살아가면서 낡지 않으려면 나이가 젊거나 많거나 늘 심신을 갈고 닦아야 한다. 나라도 마찬가지다. 시대정신으로 지나온 세월을 보정할 필요가 있다면 당연히 그래야 한다. 과거에는 자연스러운 행위도 지금 기준에선 부적절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코 기본적인 상식에 어긋나거나 도를 넘어 과하면 안 된다. 

 

지금의 문재인 정부는 집권 4년 내내 기준이 모호한 ‘검찰개혁’으로 세월 다 보내면서, 소위 ‘소주성’으로 나라 경제 망치고, 원전 폐쇄하고, 4대강 거꾸로 깨 부시고, 태양광 한답시고 멀쩡한 산의 나무를 깍아 민둥산으로 만들며 난리를 쳤다. 그 결과 성과는 거의 ‘꽝’이다. 문통의 집권 5년은 이런 식으로 나라 발전과는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온 국민의 염장을 질러왔다. 이제는 정권 말기가 되니 하다못해 무슨 자연 생태를 보존한다는 해괴한 정책으로 목재 장사들과 묘목 장사들에게 대박의 묘수(?)를 부리게 하고 있다. 이는 치산치수로 국가 백년대계를 위함이 아니라. 한 정권의 제 배 속 채우는 모리배들이나 하는 짓이다. 갈수록 가관이다.* 

 

손용상 논설위원

 

* 본 사설의 논조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맞지 않을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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