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에게도 도(道)가 있을까” 나쁜 위정자일수록 천사 흉내를 잘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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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 말씀에  “닭이 울면 부지런히 선한 일을 하는 사람은 순(舜)임금의 무리요, 부지런히 내 이익만을 챙기는 사람은 도적의 무리”라고 했다. 그리고 그 둘의 차이는 그들이 행하는 ‘선과 내 이익’ 뿐이고, 성인과 도둑떼를 가르는 기준은 그들의 행동에서 비롯된다고 했다..

 

나쁜 위정자일수록 천사 흉내를 자주 낸다. 그들은 왜 하는 짓마다 남들에게 뻔히 보이는 불의와 불법을 상습적으로 저지르면서 정의와 개혁을 들먹일까. 그 의문을 풀어줄 열쇠가 중국 고사(古事)에 있다. 춘추전국시대에 실제로 있었던 ‘도척’이란 도적의 얘기다. 이들은 수 천의 무리를 이끌고 강도 짓을 했다고 전한다. 그러던 어느 날 부하가 “도둑에게도 도(道)가 있느냐”고 묻자 도척이 말했다고 한다.

 

“어찌 도가 없겠느냐? 집 안에 무엇이 숨겨져 있는지 아는 것이 성(聖)이고, 물건을 훔칠 때 앞장서는 것이 용(勇)이며, 훔친 후 나중에 나오는 것이 의(義)이다. 훔친 물건을 골고루 나누는 것이 인(仁)이고, 그날의 일이 잘 될지 안 될지를 아는 것이 지(智)이다”라면서. 이 다섯 가지를 갖추어야 큰 도둑이 될 수 있다고 나름대로 설명을 했단다. 즉 도둑도 도가 있다는 궤변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무서운 것은 거기에다 아주 그럴싸한 명분을 포장하면 한 나라도 약탈하는 역적(逆賊) 무리가 되는 것이다. 좀도둑 정도라면 그저 물건만 열심히 훔치면 되지만 역도(逆盜)를 꿈꾸는 무리들은 악행을 제법 그럴싸하게 선(善)으로 포장해야 더 많은 추종자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역사를 훑어보면 실제로 그렇다. 중세기 스페인 정복자들은 남미 대륙의 인디오들을 살육할 때 “하느님에게 영광을!”이라고 외치며 살인을 감행했다고 전한다. 독재자 히틀러는 ‘국민적’ 또는 ‘국민의’라는 표현을 입버릇처럼 사용했으며, 그의 군대는 ‘신이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글귀가 새겨진 허리띠를 차고 이웃 나라들을 짓밟았다는 것이 역사적 사실이다. 뿐만인가, 인권을 말살한 무솔리니 역시 신을 대변하는 양심으로 행세했고, 모택동의 좌우명은 ‘인민에게 봉사하라’였다.

 

돌아보건대, 어디서 많이 듣고 배웠던 세계사적 흑 역사의 사례가 요즘 대한민국을 휩쓸고 있다. 그들은 더 큰 도적이 되기 위해 과거 독재자들의 흑 역사를 그대로 여과 없이 답습하려 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정권 연장을 위해서는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국민’을 내세워 뒤로는 도적질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 ‘도척’의 도둑 질과 비교해보자. 쌀독에 든 쥐떼처럼 나라 곳간을 파먹는 비상한 재주는 ‘성(聖)’의 발현으로 손색이 없다. 그렇게 축나는 국가재정이 한 해 근 100조원을 웃돈다. 그리고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뒤 대통령이 선봉에서 K방역을 세계만방에 알린 것은 ‘용(勇)’의 실천이요, 외국 수반들이 솔선한 백신 접종을 굳이 나중으로 미룬 겸양지덕은 청사에 남을 의(義)’의 표상이다.

 

그런가 하면 한동안 블랙리스트의 유령으로 떠돌던 친 여권 세력들이 급기야 정부와 공공기관의 요직을 골고루 꿰찼다. 정권이 바뀌기 전에 ‘내 사람’ 임기를 보장해주기 위함이다. 노른자위 부동산은 권력층과 금배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사이 좋게 나눠가졌다. 이 모든 행위들은 먹이 감을 공평하게 나눠 먹는 ‘인(仁)’의 본보기가 되었다. 마지막으로 정파적 사건에 수사 지휘권을 상습 발동하고 반일 굿판으로 국민을 둘로 쪼갠 것은 자기 진영의 득실을 헤아릴 줄 아는 ‘지(智)’의 완성이었다.

 

그러나 알고 보면, 현재 문재인 정권의 정치꾼들에게는 도척이 갖지 못한 하나의 덕목이 더 있다. 이는 자기 잘못을 남 탓으로 돌리고 악을 선으로 바꾸는 여섯 번째 내로남불 신공이다. 적반하장이 따로 없다. 예를 들자면 밤을 세워야 한다. 문제는 이 따위 파렴치한 도둑떼가 준동하는 것은 일부 궁민(窮民)이 그들의 입 놀림에 번번이 속기 때문이다. 다수가 속으면 민주주의는 약탈 당할 수밖에 없다. 독재의 탄생도 우민(愚民)들이 들쥐 떼들에게 속고 현혹되어서 부화뇌동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그러면 이런 위선 위정자의 거짓을 막을 방법은 없을까. 그렇지 않다. 앞서 말한 맹자 말씀에 한번 더 귀 기울이면 된다. 성인과 도둑떼를 가르는 기준을 법치로서 확실하게 지키게 해주면 된다. 방법은 간단하다. 각종 선거에서 압도적으로 바른 정권 세우는 표 찍기와 그 표를 지켜서 ‘국민 약탈’을 막으면 된다. 현재로서는 그 외의 방법은 없다. 자고로 거짓일수록 말이 곱고 화려한 법이다. 그들의 입보다는 행하는 행동을 봐야 한다. 지금 대한민국은 문통과 그 무리들의 세치 혀에 속아서 ‘도척의 소굴’이 되고 있다. 다행히 근간 우민(愚民)을 이끌 의인(義人)들이 하나 둘씩 나타나고 있다. 두고 볼 일이다.  *


손용상 논설위원

* 본 사설의 논조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맞지 않을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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