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주택 시장이 미쳤다” 집값 사상 최고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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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존주택(existing home) 판매는 전월 대비 0.6% 증가한 669만건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23.7% 급증했다. 기존주택 거래는 미국 전체 주택 거래량의 90% 비중을 차지한다. 반면 신규주택 거래는 10% 안팎이다.

이런 현상은 수급 불일치에 따른 것으로, 집을 사겠다는 수요는 넘치는데 공급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NAR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매물로 나온 기존주택은 104만가구 정도다. NAR이 1982년 통계를 낸 이후 역대 최소치로 지난해보다 26%가량 줄었다. 이 때문에 부동산 가격은 폭등했다. 올해 1월 기존주택 중위가격은 30만3900달러로 파악됐다. 전년 동월 대비 14.1% 상승한 것으로 1월 집값 기준으로 보면 사상 최고가다. 

팬데믹으로 경제가 어려운 미국의 주택시장이 이렇게 뜨거운 이유는 무엇일까. 기록적인 집값 급등은 ‘코로나 미스터리’로 불리면서 ‘버블 논쟁’까지 촉발시켰다. 미국의 집값 급등에는 사상 유례없는 저금리와 유동성이 한몫을 했다. 팬데믹 가운데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실시한 무제한 양적 완화, 경기부양책 시행,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가 역대 최저치로 급락하면서 주택구매 붐이 일어났다.

또한 팬데믹으로 인한 주택 가치의 변화가 수요를 폭발시켰다. 재택근무, 온라인 수업이 일반화되면서 쾌적한 환경에 더 넓은 집으로 이사하는 수요가 창출된 것이다. 이른바 ‘코로나 발 도심 엑소더스’가 발생하면서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 대도시 도심 주택은 가격이 하락하는 대신 지방 중소도시와 교외 지역이 집값 상승을 주도했다. 팬데믹이 일과 생활의 균형에 대한 근본적인 개념, 혹은 철학을 바꿔 놓았기 때문에 주택 선호의 변화는 지속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팬데믹으로 인한 양극화와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의 작용도 들 수 있다. 코로나로 직격탄을 받은 계층은 저소득 서비스업종이다. 음식, 호텔 등 대면 근로를 하는 저소득층에서 광범위하게 실업이 발생했지만, 중산층은 오히려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주가와 집값이 급등하면서 중상류층은 자산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평균 나이가 33세가 된 밀레니얼 세대가 본격적으로 내 집 마련에 나서고 있는 것도 집값 상승의 원인이다.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미국의 밀레니얼 세대는 7210만 명에 달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에서 밀레니얼 세대가 신규주택대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렇게 주택구매 붐이 일어남에 따라 수요는 느는데 공급은 줄고 있으며 재고 또한 부족한 상태이다. 모기지회사 페니매는 250만 가구의 주택이 부족한 상태라고 분석했는데 이 또한 집값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올해 주택 시장, 낙관론 VS 비관론

올해에도 주택시장이 호황을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2021년 4.7%,2022년에 3.7% 가격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도 중요한데, 바이든 정부가 공화당 정부보다 주택경기에 유리한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바이든 정부는 이민 규제를 완화하고 있는데, 이는 결국 주택 수요를 늘릴 수 있다. 정부는 집값 규제를 위한 정책을 펴지 않고 있는데 이는 집값 상승이 무주택자, 젊은 세대에게 재앙이 될 수 있지만, 경기 회복에 큰 도움이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물론 집값이 계속 오를 수만은 없다는 비관론도 나온다. 버블론의 근거는 치솟는 주택 임대료 연체율이다.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1월 미국에서 집세 연체자가 1000만명이 넘는다고 주장했다. 1인당 5600달러의 집세가 밀려 총 연체금은 573억 달러에 달한다고 했다. 월세를 내지 못하더라도 임대주택에서 쫓겨나는 것을 막아주는 ‘렌트 체납 퇴거 유예조치’로 인해 주택시장은 표면적으로는 평온하다.

모기지를 상환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급증하고 있다. 21년만에 최고치로 모기지 연체율이 8%를 넘어섰다. 그런데도 시장이 평온한 것은 미국 정부가 도입한 모기지 납부유예제도 덕분이다. 비관론자들은 미국 정부가 납부유예 조치를 무작정 연장해 줄 수 없는 만큼 결국 버블 붕괴의 뇌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낙관론자들은 집값이 상승세인 만큼, 부도 유예를 활용해서 주택을 처분해 충분히 상환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쇼핑몰, 호텔 헐고… 주택, 창고 짓고

주택 부족 현상이 발생하면서 쇼핑몰과 호텔 등 소매 업종 부동산을 주택이나 물류 시설로 용도 전환하거나 재개발하는 추세가 생겨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소매 업종 부동산을 사들여 주거시설, 거점 물류센터 등을 짓고자 하는 투자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 1월 디벨로퍼 트렌트 디벨로먼트(Developer Trend Development)는 시애틀 린우드시티에 있는 스트립몰을 주거 시설로 개조하기 위해 시에 허가를 신청했다. 오는 2024년까지 스트립몰 부지 약 100,000 Sf를 스튜디오 혹은 1~2 베드룸 아파트로 변경하는 공사가 계획되어 있다. 이는 주택 공급이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인데, 현지언론 더헤럴드에 따르면 크리스틴 홀즈워스 개발 담당자는 “아직 주택 공급이 부족하다.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기 때문에 주택 가격이 계속 올라가고 있다”고 전했다.

주택과 함께 물류 유통센터로의 변신을 꾀하기도 한다. 지난해 시애틀 외곽에 있는 41년된 앨더우드 몰(Alderwood Mall) 일부는 주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이후 사이먼 프라퍼티 그룹은 소매공간 일부를 물류·유통센터의 용도로 변경했다.

이는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쇼핑 수요가 가파르게 성장한 데 따른 것이다. 쇼핑몰에 직접 방문해 물건을 구매하는 대신 온라인 쇼핑이 빈번해지면서 물류시설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 이런 추세는 아마존의 움직임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아마존은 2019년에만 물류센터 확보에 31억 달러를 투자했다. 2003~2018년 사이 매출은 연 평균 26.3% 증가했고 물류센터 면적도 27.5% 증가했다.

쇼핑몰이나 호텔 등 소매업종 부동산은 코로나19 피해를 직접적으로 봤다. 쇼핑몰 자산 중 15~17%는 수요가 회복 불능인 상태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이들을 주택이나 물류창고로 재개발 및 용도전환하는 것이 추진되고 있지만 자산가치는 팬데믹 이전 대비 60~90%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진단했다.

또한 코로나 사태로 온라인 리테일의 성장이 가속화하면서, 상업용 부동산의 수익성 하락과 자산 가치 재평가로 이어져 용도변경이 가능한 입지를 갖춘 대형 소매업종을 중심으로 활발히 거래되고 있으며 올해에도 용도변경을 통한 자산 가치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한편 미국 부동산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안목도 달라졌다. 과거 대도시의 고층빌딩이 해외 투자자들의 매입 대상이었다면 이제는 교외에 위치한 대형 창고가 투자 1순위다. 짐 코스텔로 리얼 캐피털 애널리틱스 수석 부사장은 “해외 투자자들이 전자상거래 증가로 인한 창고 수요 폭증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투자 지역도 변화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인구가 급증한 텍사스 등 남부 지역 중소도시에 대한 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 파트너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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