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어느날 날아온 기막힌 편지, “내 가게가 장애인 차별로 소송을 당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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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세 사업체 노린 악의적 공익 소송(ADA 소송) 남발 주의

한인 등 소수계 인종이 운영하는 업체 피해 발생 … 무차별 소송 제기 후 합의금 챙기는 수법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소규모 자영업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영세 사업체를 괴롭히는 악의적 공익 소송이 남발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가장 대표적인 공익 소송이 바로 연방장애인차별금지법(Americans with Disability Act, ADA)을 악용한 것으로, 한인을 포함해 소수 인종계 사업주들의 돈을 착취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일례로 최근 한인 동포 A씨는 건물 주차장 내 마련된 장애인 주차공간이 좁아 불편을 주고 있다는 이유로 한 장애인으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A씨는 일방적으로 소송이 제기됐다는 편지를 소송 대리인으로부터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시청 등 관계기관에서 건물에 대한 허가를 받을 때, 인스펙션 등 관련 검사를 다 통과했다”고 밝힌 A씨는 “만약 부적합한 사항이 있다면 이를 먼저 고치도록 계도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 1차적인 경고 편지 한통 없이 바로 소송장이 날라왔다”면서 “억울하고 황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비즈니스 소송전문 변호사는 거의 모든 사업체가 이 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으며, 많은 경우 소유주들은 ADA 위반 사실을 모르다가 소송이 제기 된 후에서야 비로소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플래이노의 햄버거 가게 주인 압둘 하룬(Abdul Haroun)도 한 로펌으로부터 ADA 위반으로 소송이 제기됐다는 편지를 받았는데, 동봉된 법원 문서에 따르면 이 식당의 카운터와 음료수 자판기의 일부가 바닥에서 너무 높고, 화장실 문 또한 너무 좁아서 장애인 들에게 불편과 차별을 야기하므로 ADA 위반이라는 내용이였다.

이 소송은 플로리다 소재 한 로펌의 더글라스 샤피로(Douglas Schapiro)라는 변호사가 대리했는데 동일한 로펌은 포트워스의 한 식당도 소송대리를 했다. 이 또한 식당의 카운터와 화장실이 장애인들이 사용하기에 불편해 ADA 위반이라는 내용이였다. 식당 주인 커티스 제임스(Curtis James)는 상대방 변호사 비용과 가게 내 화장실 문을 고치는 등 이 소송 건을 합의로 해결하는 데 2만 불 정도가 소요됐다고 전했다.

스트립몰을 소유한 제프 트레드웰(Jeff Treadwell)도 주차장 사이즈가 ADA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동일한 로펌을 통해 소송을 당했다. Treadwell은 돈을 줘야 빨리 해결 할 수 있는 것이 명백했다면서, 동일한 로펌에서 포트워스 지역을 타겟으로 하고 있는 것을 들었다고 전했다. 연방 법원 기록에 의하면, 2018년 이후 텍사스에서 750건 이상의 ADA 위반 관련 소송이 제기됐는데 절반 이상이 이 플로리다 소재 로펌에서 소송대리를 한 것이였다. 이 로펌과 함께 일하는 이른바 운동가(activist)들은 수시로 건물 주차장을 사진을 찍거나 가게 안에 들어가 화장실 문이나 세면대 높이, 카운터 높이 등을 확인하고 사진을 찍는다고 알려졌다. 최근에는 소규모 자영업자들보다는 건물주들을 대상으로 이러한 ADA관련 소송이 번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DA는 지난 1990년 장애인 권리보호를 위해 제정된 연방법이다. 올해로 31년을 맞은 이 법은 장애인들이 이동이나 일상생활에서 불편을 겪지 않고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대우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법이다. 문제는 ADA가 연방법이다 보니 각 주 정부, 혹은 지역 정부가 이를 실제로 집행하는 방식은 천차만별이다. 때문에 지역 정부 등 관련 기관으로부터 검사 등을 통과했지만 이처럼 악의적인 소송을 당하는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질병예방통제센터(CDC)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약 26%인 6천 1백만명이 다양한 종류의 장애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비율은 미 남부에서 높았으며, 장애인의 13.7%는 걷거나 계단을 오를 데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ADA의 타이틀 3(Title III)를 악용하여 제기되는 무분별하고 악의적인 소송이 상당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ADA 의 타이틀 3(Title III)은 민간 기업(공공 숙박 시설 포함)에 초점을 맞춘다. 이에 따르면 민간 사업체의 모든 새로운 구조와 개조는 장애인이 접근할 수 있어야 하며, 기존 시설의 경우 서비스 장벽을 제거해야 한다. 공공 시설에는 호텔, 식당, 바, 극장, 식료품점, 철물점, 세탁소, 은행, 개인 병원, 변호사 및 회계사 사무실, 버스, 기차역 등의 대중교통 시설, 박물관, 도서관, 동물원, 놀이공원, 교육 장소, 놀이 센터, 시니어 센터 등 전반적인 분야가 거의 포함된다. 때문에 장애인 공익소송은 이에 근거해 건물주나 상가 입주 업체가 장애인 접근권을 보장하지 않을 때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장애인 차별을 없애자는 긍정적 효과 이면에 일부 변호사들과 일명 헌터(Hunter, 소송을 제기하는 당사자)들이 불특정다수 자영업자나 건물주에게 무차별 소송을 제기해 합의금을 챙기는 도구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인다. 
특히 건물 주차장 또는 가게 출입구 장애인 표식 부재, 계산대 높이 규정 위반, 화장실 지지대 높이, 휠체어 이동구간 불편 등 미처 파악하지 못하는 사소한 곳까지 소송 대상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언어 제약 등이 있는 소수계 영세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업소 출입구, 통로, 화장실 등에 보이는 사소한 문제를 이유로 소송을 걸어 압박을 가한 뒤 일종의 합의금을 종용한 후, 이를 받아낸 후 소송을 취소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월~6월까지, 연방 법원에 접수된 ADA 타이틀 III 소송은 4,759건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15% 감소했다. 이같은 감소세는 코로나 19 팬데믹으로인한 셧다운 조치로 4월과 5월의 접수 건수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20년 하반기부터 셧다운 조치들이 풀리면서 현재 관련 소송 건수는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ADA 타이틀 III 소송은 캘리포니아(2702건)와 뉴욕(756건), 플로리다(574건) 등에서 가장 많이 제소됐다. 또한 텍사스 역시 지난해 1월~6월까지 136건의 소송이 제기돼 전미 4위를 기록했다.
한편 A씨는 “주변에 물어보니 이런 사람들과 싸우면 지지 부진한 법정 소송에 변호사 비용까지 감당하게 돼 큰 비용이 든다고 한다. 그냥 합의를 보는게 낫다고 하는데, 너무 억울한 심정이다”라고 토로했다.  

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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