씽아나의 씽씽정보 _[ 미국에서 쇠는 외국 명절 ] 음력설부터 망자의 날까지

0

미국의 명절은 아니지만 미국에서 지켜지고 있는 외국 명절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우선 2월에는 아시아권에서 쇠는 음력설이 있다. 

음력 1월 1일을 한 해의 시작일로 하는 나라는 한국 외에도 중국과 베트남, 몽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홍콩, 싱가폴 등 아시아의 여러 나라가 있다.

아시아의 음력설은 다른 많은 이민자들의 명절에 비해 미국에 비교적 늦게 알려졌다. 해마다 날짜가 바뀌는 바람에 음력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는 미국인들에게는 기억하기 쉽지 않은 날이었던 탓도 있고, 과거 아시안 이민자들의 영향력이 지금보다는 미미했기 때문인 탓도 있다.

하지만 최근에 들어서는 미국 사람들도 ‘Chinese new year’라며 음력설을 안다는 사람이 많아졌는데, 문제는 상당수가 이를 중국의 축제로 알고 있다는 것이다. 전국에 퍼져 있는 중국 커뮤니티가 대대적으로 ‘춘절’ 행사를 열면서 이를 영어로 ‘Chinese new year’라고 불렀고, 이제는 이 말이 아예 음력설을 지칭하는 단어가 되어버린 것.

음력설을 의미하는 ‘Lunar new year’라고 고쳐 부르는 사람들이나 단체도 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음력설’ 하면 빨간색 돈봉투와 중국 전통음악에 맞춰 추는 사자춤을 떠올리는 미국인들이 많다.

3월에 되면 마디그라(Mardi Gras) 축제가 열리는데, 마디그라는 사실 ‘명절’이라기보다는 ‘축제’라고 보는 것이 맞다. 마디그라는 재의 수요일(Ash Wednesday)과 부활절(Easter Sunday) 사이 40일간 금식하며 기도하는 사순절(Lent)의 서막을 알리는 행사다. 프랑스인들이 후에 재의 수요일 전 화요일을 ‘마디그라’라고 불렀는데, 이는 ‘기름진 화요일(Fat Tuesday)’이라는 뜻이라고.

사람들은 한 달이 넘는 긴 금식에 들어가기 전 먹고 마시며 잔치를 벌였다. 그리고 그것이 지금까지 이어져 해마다 마디그라가 되면 거리의 행진을 시작으로 풍성하고 요란한 축제가 열린다.

또 3월 17일은 세인트 패트릭스 데이(St. Patrick’s Day)다. 아일랜드에 처음으로 천주교를 전파한 패트릭 성인을 기념하는 날로, 461년 3월 17일은 성 패트릭이 세상을 떠난 날이다. 

미국에서도 해마다 3월 17일이면 초록색의 축제가 벌어지는데, 시카고에서는 강물을 초록색으로 물들이기도 하고, 화려한 행진을 구경나온 사람들도 초록색 옷과 함께 클로버, 즉 토끼풀 장식을 하고 나와 축제에 동참한다.

달라스 다운타운과 업타운에서도 해마다 행진이 있다. 다운타운 Gualdalupe 성당 앞을 지나는 행진은 아일랜드의 색깔을 보여주는 전통적인 퍼레이드라고 할 수 있고, 업타운에서의 행진은 지역 업체들의 후원을 받아 상업적인 성격이 강한 편이다. 술집에서도 이날은 초록색 맥주를 판매하는데, 아일랜드 흑맥주인 ‘기네스’도 이날 불티나게 팔린다고 한다.

그런데 왜 초록색일까? 패트릭 성인이 처음 아일랜드 사람들에게 성경의 삼위일체를 설명하기 위해 잎이 세 개 달린 토끼풀을 사용했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다. 게다가 아일랜드 국기에도 초록색이 있어서 초록색이 세인트 패트릭스 데이, 나아가 아일랜드를 상징하는 색이 됐다는 설명이다.

한편 미국은 멕시코와 붙어있는 만큼 멕시코 문화의 영향을 적지 않게 받고 있다. 멕시코 이민자들이 많기 때문인데, 미국에 알려진 멕시코의 전통 기념일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한국에서는 5월 5일이 어린이 날이지만 멕시코에서는 이 날이 전승 기념일인 ‘싱코 데 마요(Cinco de Mayo)’다. 

1862년 5월 5일 푸에블라 전투에서 멕시코 민병대가 프랑스의 나폴레옹 3세 군대를 물리친 것을 기념하는 날로, 종종 멕시코의 독립기념일로 혼동되기도 하지만, 멕시코의 독립기념일은 9월 16일이다.

‘싱코 데 마요’는 스페인어로 5월 5일이라는 뜻이다. 이날 멕시코에서는 물론 미국에 사는 멕시코인들이 대규모 축제를 펼치는데, 화려한 전통의상을 입고 음악에 맞춰 흥겹게 춤추고 노래하며 즐기는 행사다.

멕시코 이민자들이 많은 텍사스에서 싱코 데 마요는 대단히 큰 축제다. 하지만 최근에 들어서는 원래의 뜻은 희석되고 술 마시며 한바탕 노는 날로만 남았다는 비난도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1980년대부터 주류기업들이 이 날을 마케팅으로 사용하면서 술 축제로 변질된 경향이 있는데, 실제로 이 날은 맥주 판매량이 슈퍼볼 경기날 다음으로 많다고 한다.

상업적으로 이용된다는 비난 가운데서도 꾸준히 이어지는 축제인지라 이날 음식점이나 술집에서는 데킬라 칵테일인 ‘마가리타(Margarita)’ 할인행사를 하고, 소매점들도 할인판매를 진행한다.

또 가을이면 또 다른 멕시코 명절인 ‘망자의 날(Día de Muertos)’이 돌아온다, ‘죽은 자의 날’이라고도 하는 이날은 죽은 이를 기리는 멕시코 전통축제로, 해마다 10월 31일~11월 2일에 열린다. 

이 축제는 멕시코 아즈텍(Aztec) 문명에서 비롯되었다. 고대 아즈텍 사람들은 죽은 영혼이 1년에 단 한 번 11월 초에만 집에 돌아올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전통이 스페인이 아즈텍을 정복한 뒤, 천주교에 유입되어 죽은 성인을 기리는 만성절(Día de los Santos)과 결합해 ‘망자의 날’로 이어졌다.

죽은 이들이 이승의 가족을 만나기 위해 찾아온다고 믿기 때문에 각 가정에서는 여러 색깔의 종이와 태양빛의 꽃 ‘마리골드’로 장식한 제단을 마련한다. 이 제단에는 죽은 이의 사진과 함께 천주교 성인의 그림, ‘죽은 자의 빵’을 비롯한 각종 음식을 놓는다.

또 죽은 이가 생전에 자기가 살았던 집을 쉽게 찾아올 수 있도록 길에 꽃잎을 뿌려놓기도 하고, 직접 무덤에 가서 죽은 이를 기리기도 한다.

사실 미국에서 망자의 날을 기념하는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이날이 본격적으로 알려진 것은 한 007 영화에 망자의 날 축제장면이 들어가면서부터라는 말이 많다. 

그 이후로 멕시코의 망자의 날이 알려지기 시작해 지금은 각종 대중매체에서 접할 수 있다. 실제로 2017년 개봉한 디즈니·픽사의 애니메이션 영화 ‘코코’는 내용 전체가 망자의 날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 네이버로 보내기
  • 텀블러로 보내기
  • 핀터레스트로 보내기

Comments

[부동산 전망] 바이어와 셀러가 알아야할 기후 리스크가 주택 시장에 미치는 영향

미국 주택의 44.8%가 환경 위협으로 인한 심각한 피해를 입을 위험에 처해 있다.Realtor.com의 새로운 보고서에 따르면 거의 22조 달러에 달하는 주거용 부동산이 홍수, … 더보기

[텍사스 주택 부동산 시장] “주택 거래 6% 커미션 사라진다” 주택시장업계 뒤집히나?

“주택 거래 6% 커미션 사라진다” 주택시장업계 뒤집히나?미국민들이 주택을 사고 파는 방식에 광범위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길이 열렸다.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tional Ass… 더보기

[텍사스 상업용 부동산 시장] DFW, 산업 건설 부문 1위 자리 잃었다

DFW, 산업 건설 부문 1위 자리 잃었다DFW 지역 개발 파이프라인에 3천 3백만 평방피트가 넘는 산업 건설 면적은 북텍사스가 올해 산업 건설 부문에서 1위 자리를 유지하기에는 … 더보기

[Issue] z 세대가 선택한 보금자리, 텍사스!

▣ 텍사스주, 젊은 세대 유치에 가장 적합한 주미국의 Z세대가 다른 어떤 주보다 텍사스를 새 보금자리로 선택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시애틀에 본사를 둔 부동산 회사인 … 더보기

[Interior] 패티오 가구 구매 추천 사이트 총집합!

따뜻한 봄 날씨가 텍사스에 찾아왔다.완연한 봄의 기운을 느끼고자 많은 사람들이 야외 피크닉을 가거나 집 뒤의 패티오에서 조촐한 티 타임을 갖는다. 덕분에 이시기에 자신의 집 패티오… 더보기

[소피아 씽의 단지탐방] “요즘 사람들은 셀라이나로 간다”

요즘 물가가 올라서 집값도 오르고 이자율도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아 집 사기 힘들다는 사람들도 많다.하지만 그 와중에도 집을 꼭 사야 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곳이 바로 텍사… 더보기

[경제전망] 노 랜딩 vs 소프트 랜딩 vs 하드 랜딩

경기를 예상할 때 등장하는 말이 바로 노 랜딩(No Landing), 소프트 랜딩(Soft Landing) 혹은 하드 랜딩(Hard Landing)이다. ‘노 랜딩’은 말 그대로 … 더보기

[Issue] “값진 사연을 소개합니다”

2024년 갑진년을 맞아 AM730 DKNet 라디오가 기획한‘값진 이벤트’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지난 2월 1일부터 한 달간 진행된 ‘값진 이벤트’는 라디오 생방송 프로그램을 … 더보기

[교육] 우리 아이 코딩 교육은 어떻게?

당신의 자녀들은 아마 어렸을 때부터 비디오 게임과 스마트폰, 태블릿 등 각종 전자 제품에 익숙할 것이다. 또한 그들은 자신의 게임을 코딩하고 프로그래밍하는 방법을 배우길 원하며, … 더보기

[리빙 라이프] 봄에 찾아오는 불청객~ 슬금슬금 보이는 벌레 유입 막으려면?

​해충과 사람은 같은 것에 끌린다.그것은 바로 쉽게 구할 수 있는 음식들과 물, 그리고 가족들을 지켜줄 수 있는 아늑한 장소. 당신은 아마 이런 조건들이 당신의 집에 있다는 점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