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망]경기는 불안 고용은 탄탄 … 미스터리, 미국 경제는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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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는 불안한데 고용은 매우 탄탄한 현상이 최근 미국 경제에 나타나고 있는 미스터리로 읽히고 있다. 

국내총생산(GDP)은 1분기와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해 ‘기술적 침체기’에 돌입했지만 지난 7월 실업률은 3.5%에 불과했다. 

사실상 완전고용 상태로 볼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를 “It’s a very strange one” “riddle for contemplating a recession”로 표현했다. 

과거 수치를 돌이켜 보면 이상한 현상이고 수수께끼와 같다는 것이다. 2차 세계대전 후 미국에는 모두 12차례의 경기침체가 있었고, 이 기간 모두 실업률은 6%를 넘었다. 

그렇다면 과거와 다른 ‘고용이 탄탄한 경기침체(Jobful recession)’에 대해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이를 노동인구의 고령화와 이민자 노동력의 감소, 침체와 고용의 시차 때문이라고 제시하고 있다. 

의회예산국(CBO)의 최근 조사 결과 생산가능인구(25∼54세) 증가가 퇴직연령인구의 증가보다 느린 것으로 집계됐다. 65세 이상 인구 증가율은 연평균 1.2%였지만 생산가능인구 증가율은 연평균 0.2%에 불과했다. 노동 공급을 줄인 또 하나의 요인은 바로 외국인 노동자 유입 부족이다.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한 이동제한 조치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 불법 이민을 강하게 단속한 점도 외국인 노동자의 유입을 줄인 요인으로 지적된다. 

이외에도 현재 탄탄한 고용이 ‘시차’의 문제일 뿐이라는 전통적인 해석도 나온다. 경기가 침체하면 기업들이 투자를 줄이고, 투자가 줄어들면 결국 고용감소가 나타날 수밖에 없는데 이 같은 과정이 나타나는 데 시간이 걸리므로 아직까지 고용시장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실 일종의 고용선행지표로 여겨지는 고용추세지수는 이미 하락세로 돌아섰다. 

콘퍼런스보드가 최근 내놓은 7월 고용추세지수는 117.63으로 전월 118.71 대비 하락했다. 

콘퍼런스보드의 프랭크 스티머스 수석경제학자는 “고용추세지수는 7월에 하락했고, 지난 3월 이후 계속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미국 고용시장이 최근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지표가 보여주는 최근 움직임은 향후 몇 개월에 걸쳐 일자리 증가세 둔화가 예상된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이 같은 분석에 따른다면 고용이 탄탄한 침체라는 기현상은 잠시 보여지는 것이며 곧 사라진다고 예측할 수 있다. 빅테크들은 이미 감원에 들어가는 등 경기침체의 기미가 경제 전반에 퍼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전체 인력(18만여 명)의 1%에 해당하는 인력을 감축하기로 했고, 구글은 올해 하반기 신규 채용을 줄이기로 했다. 애플도 퇴사자의 자리를 채우지 않는 방식으로 인원을 늘리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 경기침체는 시작됐다?

브라이언 모이니헌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인들이 어려움을 느끼고 있으며 경제가 기술적으로 침체인지 아닌지 논쟁하는 것은 핵심을 놓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가 침체에 빠졌는지 그렇지 않은지는 정말로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이 일을 겪고 있는 사람이 느끼는 감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정부가 경제가 침체가 아니라는 주장을 시도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모이니헌은 가스 가격과 임대료가 평균적인 미국인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2가지 핵심 요소라면서 “휘발유 가격은 내리고 있지만, 임대료는 10, 12, 15%씩 오르고 있다. 임대료는 가계 소득의 40%까지 차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모이니헌은 다만 소비자들이 여전히 재정 상태가 양호하고 경제적 격변기를 견뎌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킹스칼리지의 경제학 교수 브라이언 브렌버그도 바이든 정부에 대해 현재의 경제 상황을 받아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제는 공급이다. 

노동시장에 여전히 사람들이 충분하지 않으며 우리는 여전히 충분히 생산하지 않고 있다”면서 “수요는 원하는 만큼 줄일 수 있지만 지금 정부는 침체 도중에 세금을 올리고 있다” 지적했다.

여론조사업체 스티펠 파이낸셜이 미 주요기업의 CEO를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18%가 미 경제는 이미 침체에 빠졌다고 대답했고, 79%는 18개월 이내에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응답했다. 경제가 침체에서 자유롭다고 대답한 CEO는 3%에 불과했다.

인플레이션으로 씨름하던 경제가 경기침체의 출발선에 근접했거나 넘어섰다고 본다면, 이젠 ‘얼마나 오래, 어느 정도까지 침체가 지속될까?’가 모두의 관심사이다. 

 

■ 연준이 보여줄 패는?

연준의 다음 행보 또한 경기 침체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키이다. 

8월에 공개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을 보면 다소 비둘기파 적인 성향도 보인다. 연준 내 매파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강한 긴축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비둘기파는 고용 둔화를 막기 위해 완화적인 정책을 펴야 한다는 입장이다. 

월가에서 연준이 약간은 비둘기파적 성향으로 바뀌었다고 평가했는데 이는 ‘언젠가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문구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잡힐 때까지는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내용도 있어서 완전하게 비둘기파적인 입장으로 선회했다고 해석할 수 없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7월 FOMC가 끝난 후 9월 FOMC에서 금리 인상 폭은 지표를 보고 판단할 것이며 구체적으로 신호를 주지 않겠다고 하면서 월가에선 9월 금리 인상 폭이 빅스텝이 될지 자이언트 스텝이 될지 갑론을박 중이다. 연준 고위 인사들도 다양한 얘기를 쏟아내고 있다. 강경한 매파 성향을 보이고 있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9월 FOMC에서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선호하는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했다. 

하지만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다소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연방준비은행 총재는 9월 0.5%포인트 인상이나 0.75%포인트 인상 모두에 열려 있다고 말했다. 

 

■ 중간선거의 변수

11월에 있을 중간 선거도 변수가 될 수 있다. 과거엔 중간선거 이후 월가 증시가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 

증권사 에드워드존스의 분석에 따르면, 1960년 이후 15번의 중간선거에서 선거 이후 S&P500의 평균 수익률은 3개월 후가 7.3%, 6개월 후 15.1%, 12개월 후 16.3%를 기록했다. 중간선거는 대체로 대통령이 속한 당에 불리한 결과가 나왔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1922년 이후 중간선거에서 대통령이 속한 당이 하원에서 평균 30석, 상원에서 평균 4석을 잃었다. 

올해 중간선거에도 이러한 결과가 나오면 정치권은 교착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이와 같은 상황이 오히려 주가에는 호재가 된다는 것이다.

월가의 유명 투자자인 피셔 인베스트먼트의 켄 피셔 회장은 중간선거가 주가에 호재가 되는 이유에 대해 “증시는 특정 정당을 선호하지는 않지만, 법안이 대규모로 통과되는 것은 싫어한다. 

대규모 법안은 승자와 패자를 만들고, 정치적 불확실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정치적 교착 상태가 되면 이런 불확실성이 사라지기 때문에 증시는 교착 상태를 매우 좋아한다. 

기업과 투자자는 대규모 법안 통과로 정책이 하루아침에 바뀌는 일이 없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자본을 활용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피셔의 분석에 따르면, 1925년 이래 S&P500 지수는 중간선거가 있는 해에 첫 3분기 동안 단조로운 흐름을 보이다 4분기에 83% 이상의 확률로 주가가 상승했고 평균 주가 상승률은 6.3%에 달한다. 

이어 강세장이 다음 해까지 이어지는데, 중간선거 다음 해의 1분기에 평균 6.6%, 2분기 평균 5.5%의 상승률을 보이고, 1~2분기에 증시에서 수익을 낼 확률은 87.5% 이상이었다. 피셔는 이를 두고 ‘중간선거의 기적’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 소비 경제와 엇갈린 유통실적

미국 경제의 70%는 소비가 차지한다. 그러기에 유통업체들의 실적 또한 경기침체를 평가할 수 있는 소비시장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이다. 

유통산업의 대표하는 기업인 월마트와 타깃은 지난 2분기 상반된 실적으로 인해 서로 다른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월마트는 시장의 예상치를 넘어선 실적을 기록하였으나 타킷은 부진한 매출 실적을 기록했다. 

두 기업의 실적이 엇갈린 원인은 사업전략과 제품 구성의 차이로 분석되고 있다.

앞으로의 미국 경제, 연준은 경제 지표를 보면서 금리정책을 펴나가겠다고 했다. 경제 지표를 잘 챙겨 보면서 경제의 흐름을 보아야 한다.                      

머니트렌드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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