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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씽아나의 씽씽정]어르신(X) 시니어(X)… 늙은이(O) / ‘교포’가 아니라 ‘동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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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X) 시니어(X)… 늙은이(O)

 

요즘 신문이나 방송에서 나이 든 사람을 지칭하는 단어를 두고 우왕좌왕 하는 모습이다. ‘노인’이라고 쓰기 어색해서 ‘어르신’이라고 쓰는가 하면, 미국 언론을 따라 ‘시니어’라고 부르는 경우도 많다.

노인, 어르신, 고령자, 시니어… 과연 어떤 게 맞는 표현일까? 사실 가장 바람직한 단어는 ‘늙은이’다. 

‘늙은이’의 사전적 의미는 ‘나이가 많아 중년이 지난 사람’이다. 어떤 가치판단도 들어가지 않은 뜻의 말이다. 하지만 요즘 사람들 사이에서 ‘늙은이’는 비하의 뜻이 있는 말로 인식된다. 소파 방정환은 어린 아이를 인격적으로 존중하는 뜻을 담아 ‘어린이’라는 말을 만들었다. 어린 아이를 이르는 말을, 어른을 이르는 말인 ‘젊은이, 늙은이’와 같은 형식으로 만듦으로써, 어린 아이를 존중하는 분위기를 만들고자 했던 것이다. 

이를 뒤집어 보면 ‘어린이’라는 말이 만들어진 1920년대만 해도, ‘늙은이’는 ‘나이 많은 어른’을 이르는 일반적인 말이었다.

‘늙은이’라는 말의 가치가 떨어지기 시작한 건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1970년대까지 ‘늙은이’는 가치 중립적인 말로 폭넓게 쓰였다. 그런데 우리말을 비하하고 한자어를 높임말로 쓰는 풍조가 만연하면서 ‘노인’을 선택하는 빈도가 점점 높아지자, ‘늙은이’란 말은 나이 든 사람을 비하하는 맥락으로 내몰리게 되었다.

‘노인’은 만 65세 이상 연령층을 가리키는 법적, 행정적인 용어다. 노인복지법, 노인복지관 등처럼 노년층을 가리키는 공식용어다. 다만 신체적으로 늙은 사람이라는 부정적인 뜻을 담고 있는 데다 만 65세 이상 연령층도 신체·정신적으로 젊은 사람 못지 않은 경우가 많아 이 용어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래서 나온 용어가 ‘어르신’이다. 

하지만 ‘어르신’은 ‘남의 아버지를 높이는 말’이지 ‘나이 든 사람’을 뜻하는 말이 아니다. 게다가 ‘어른’이라는 단어를 한층 더 높인 ‘어르신’은 그 차제가 높임의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에 가치 중립적이지 않다. 의미도 다르고, 그 사용도 다를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시니어’라는 용어도 많이 쓰인다. 미국에서 ‘시니어 시티즌’이라고 하는 것을 그대로 가져다 쓰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가장 심각한 문제는 ‘어르신’이라는 극존칭을 아무 곳에나 마구 사용한다는 사실이다. 신문과 방송의 대상은 불특정한 다수다. 때문에 누구를 높이거나 낮추지 않아야 한다. 

따라서 극존칭인 ‘어르신’을 쓰는 것은 옳지 않다. ‘늙은이’라는 아름다운 우리 말이 비하의 뜻으로 전락한 바람에 쓸 수 없다면 ‘노인’이라고 쓰는 것이 차선이다.

 

‘교포’가 아니라 ‘동포’

 

한국에서는 우리 이민자들을 ‘교포’나 ‘교민’이라는 단어로 부르는 경우가 많다. 

이민사회 내에서도 우리를 ‘교민’ 또는 ‘교포’라고 지칭하는 것을 자주 듣는데, 사실 ‘동포’라는 단어가 맞는 말이다. ‘교포’와 ‘동포’의 뜻을 한 번 살펴보자.

1990년대 중반부터 뉴욕을 중심으로 ‘교포’라는 표현 대신 ‘동포’라고 쓰자는 운동이 전개된 적 있다. 

미주 한인들의 이 같은 노력을 계기로 한국 정부에서도 ‘해외교민청’ 신설법안건이 ‘해외동포청’ 신설법안으로 용어가 바뀌고, ‘재외교포 특례법’이 아닌 ‘재외동포 특례법’이라는 용어로 바뀌었다.

한인사회에서 교(僑)자 추방운동을 전개한 이유는 僑(교)자가 ‘더부살이 교’이기 때문이다. 

더부살이는 남의 집에서 먹고 자면서 일을 해주고 돈을 받는 일이나 그런 사람, 남에게 얹혀사는 일 등을 뜻하는데, 이런 의미를 가진 ‘교포’, ‘교민’이라는 말은 일제 강점기 때 만들어진 용어로, 긍정적인 표현이 아니다.

일제강점기 당시 강제 동원된 청년들이 군대나 노무자로 끌려가 돌아오지 못하고, 항일운동 중에 중국과 러시아 등지로 망명한 사람들, 1902년 제물포를 떠나 그 이듬해 하와이에 도착한 한국인 노동자들이 ‘재미교포’의 시작이었다.

하지만 오늘을 사는 우리는 우리의 의지로 한국을 떠나 꿈을 이루기 위해 이곳에 정착했다. 이런 이민자들을 ‘더부살이하는 사람들’이라고 칭하는 것은 옳지 않다. 

특히 이민사회에서 우리끼리 스스로를 그렇게 칭한다면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그렇다면 ‘동포’라는 단어는 어떨까? ‘동포’는 한 핏줄 한 형제, 한 혈육이라는 긍정적 의미가 있다. 국어사전은 동포를 ‘같은 나라 또는 같은 민족의 사람을 다정하게 이르는 말’이라고 정의한다. 

또 어떤 학자는 ‘동포’와 ‘겨레’가 같은 뜻이고, 때문에 국적을 떠나 한국에 뿌리를 둔 한민족, 한겨레를 뜻하는 것이 바로 ‘동포’라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한국 언론에서까지 ‘교민’이나 ‘교포’를 쓰는 일이 흔한 게 현실이다. 심지어 주변 사람들이 ‘교포’라는 단어를 썼을 때 “그게 아니라 동포라고 말해야 한다”고 고쳐주려 하면, “그거나 그거나 무슨 차이냐” 또는 “별 거 아닌 것 같고 괜히 지적”이라는 반응이 많다. 

이 땅에 정착해 당당하게 삶을 꾸려나가는 우리는 더부살이하는 교포가 아니다. 

‘동포’라는 좋은 말을 놔두고 굳이 남의 땅에 빌붙어 산다는 단어를 쓰는 일은 없어야 한다. 

오늘부터라도 단어의 뜻을 정확히 알고 올바르게 사용하는 달라스 한인동포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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