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코로나19 늪에 빠진 미국 경제 헤어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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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경제, 4월 역대급 지표 나와

코로나 19가 미국 경제에 역대급 충격파를 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봉쇄 정책이 미 경제의 각 분야별 돌발 악재로 작용했을 뿐만 아니라 코로나 19 사태에 따른 미래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경제활동이 전반적으로 멈추다시피 했다. 연방 상무부는 4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16.4% 줄었다고 5월 15일 밝혔다. 미국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본격 시작된 3월에 8.3% 감소했다가, 4월에 들어서면서 더 가파르게 소비가 위축된 것이다. 감소폭은 전문가들의 예상치(-12.3%)를 넘어선 것으로, 지난 1992년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로 최대폭이다.

온라인 쇼핑을 제외한 모든 분야의 소매판매가 줄었다. 외식과 쇼핑을 비롯해 소비가 사실상 멈춰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물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는 미국 경제의 주요 원동력이다. 경제학자들은 코로나 19사태로 인한 셧다운이 소비와 생산량의 기록적인 하락를 야기했고  이로인해 악화된 경제가 회복되는 속도는 느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컨설팅 회사 Customer Growth Partners의 사장 Craig Johnson은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었다.” 라면서 5월 첫 주에 소비가 바닥을 친 후 둘째주 마더스 데이를 맞아 소비가 다소 살아났으나 이전과 비교할 때는 여전히 낮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경제가 재개됨에 따라 서서히 소비가 늘겠지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3 월 중순에 시작된 사회적 거리두기, 영업 중단, 여행 제한 및 기타 혼란은 특히 소매점과 식당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또한 실업자의 증가가 소비의 감소로 이어지기도 했다.

4 월 전체 소매 지출을 1년 전과 비교해보면 작년 같은 달보다 20% 이상 감소했다. 4월 의류 매장 판매는 거의 90% 감소했으며, 백화점, 바, 레스토랑 및 스포츠 용품점에서의 판매는 거의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반면 온라인 소비는 증가했는데 작년 4월과 비교할 때 20% 이상이 늘었다. 또한 식음료 판매점도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했다.

한편 전반적인 소비 급락에 파산 신청도 늘고 있다. J.C. Penney Co.는 5월 15일 파산 보호(chapter 11 bankruptcy protection) 를 신청해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Neiman Marcus Group Inc., J.Crew Group Inc. 및 Stage Stores Inc.도 앞서 파산을 신청했다. 

Under Armour 최고 경영자 Patrik Frisk는 2020년은 재조정의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운동복 소매 업체는 3월 중순 이후 글로벌 비즈니스의 약 80%가 정체 상태이며 2분기에는 매출이 60% 나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했다.

소비뿐 아니라 산업생산도 역대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4월 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11.2%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연준의 관련 통계가 집계된 101년 역사상 최대 감소폭이다. 산업생산은 3월 4.5% 감소한 바 있다. 산업생산의 4분의 3이상을 차지하는 제조업 생산도 13.7% 급감했다. 연준의 경기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에서도코로나19 사태로 4월 미 전역의 경제활동이 급격히 위축됐다고 진단한 바 있다.

이러한 역대급 경제지표 악화는 소비·생산뿐만 아니라 전방위적이다.연방 노동부가 집계하는 4월 비농업 일자리는 무려 2,050만개 감소했다. 1930년대 대공황 이후로 최대 감소폭이다. 4월 실업률은 전달의 4.4%에서 14.7%로 10%포인트 이상 치솟았다.주택시장도 얼어붙었다. 3월에 8.5% 급감한 기존주택 판매는 4월에는 한층 가파르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가 지표가 곤두박질하면서 디플레이션(물가가 지속해서 하락하고 경제활동이 침체하는 현상) 우려도 나온다.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달보다 1.3% 하락했는데, 이는 2009년 12월 이후 최대폭이다. 소비자물가지수(CPI)는 3월에 마이너스(-0.4%)로 돌아섰다가 4월에는 -0.8%로 감소폭을 키웠다.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는 4월에 0.4% 하락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57년 이후로 최대 하락 폭이다. 디플레이션이 오면 소비와 투자가 더 줄어들 수 있다.

 

 

 V 자형 경제 회복 기대감 사라져 경기 부양책이 방패될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사라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WHO(세계보건기구)의 경고가 나오면서 경제에 어두운 그림자가 더욱 짙어지고 있다. ‘V자형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자취를 감췄고 전문가들은 ‘최악’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5월 13일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와의 대담에 나선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 수위 또한 예상보다 높았다. 시장에서는 마이너스 금리 가능성을 부인하고 다시 한번 최근의 경제상황을 짚어줄 것으로 봤지만 파월 의장은 “코로나19 사태에 의한 경제 침체와 속도,범위는 2차 세계대전 이후 그 어떤 위기보다도 훨씬 심각하다”며 “우리는 지금 굉장히 불확실하면서도 위태로운 길 앞에 서 있다”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코로나19가 장기적인 우려를 불러일으킨다”며 “깊고 긴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으며, 수년 동안 경제의 생산성과 가계 및 기업의 지불 능력에 지속적인 충격을 줄 수 있다”고 강도 높은 발언을 이어갔다.

파월 의장뿐만 아니라 코로나 이후를 점치는 전문가들의 예측은 점점 더 어두워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매달 경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경제 전망에 대해 설문조사를 하는데, 한 달 전보다 훨씬 비관적인 결과를 5월13일 발표했다. 4월에 -25%였던 미국의 2분기 성장률 전망치는 한 달 사이 -32%로 더 낮아졌다. 올해 전체 성장률 전망치 역시 -6.6%로 4월(-4.9%)보다 더 하락했다. 경제 회복 방식은 V자가 아닌, ‘나이키 로고’ 모양이리라고 예상했다. 경제가 빠르게 하락했다가 느릿느릿 올라가리라는 것이다.

투자 최전선에 있는 시장 전문가들은 가혹한 경제 전망을 쏟아놓고 있다.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 데이비드 테퍼는 “1990년대 말 닷컴 거품 이후 주식시장은 가장 고평가된 상태”이며 “주식에 투자하는 위험이 기대 수익보다 훨씬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헤지펀드 매니저 스탠리 드러큰밀러는 ‘V자형 회복’ 기대감은 환상에 불과하다면서 “코로나 경제 충격을 완화하려는 각국 정부 정책은 결국 세금 인상과 규제 강화로 이어져 시장에 나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언 쿠퍼먼 오메가투자자문 회장은 주식이 약 22%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렇게 암울한 전망의 중심엔 급격하게 치솟는 실업율이 있다. 파월 의장은 “실업률은 앞으로 몇 달 동안 올라가다가 점차 내려가겠지만 아주 긴 기간 상당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저소득층에게 경제 충격이 더 가혹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우려했다. 연준 자체 조사 결과 연소득 4만달러 이하 가구의 40%가 지난 3월 일자리를 잃었다. 미국 전체 실업률은 지난 4월 14.7%를 기록하며 대공황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미국은 소비가 경제의 3분의2를 차지하는데 ‘고용 축소→소비 감소→기업 도산→일자리 위축’이라는 악순환의 고리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정부는 실직자의 80%가 일시해고라고 주장하지만 경제활동이 재개되더라도 매출이 이전처럼 회복되지 않아 상당수는 일터 복귀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제 전문가들은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식당과 극장, 공연장 등의 업종은 손님을 절반도 못 채울 것”이라며 “폐쇄는 하루아침에 끝날 수 없고 스포츠 경기, 각종 이벤트나 공연 등에도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어 경제활동 재개는 느리고 점진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영업을 재개해도 매출과 수익을 코로나 19 사태 이전으로 회복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 경우 중소기업의 대규모 도산으로 이어져 고용시장을 더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백신이 나와도 대량생산을 거쳐 국제적으로 배분된 후 각국이 면역체계를 갖추는 데 최소 2~3년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미 정부와 의회의 추가 부양책이 현재로서는 장기침체의 현실화를 막을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라고 보고 있다. Cares Act에 이은 추가 경기 부양책이 어떻게 작용할 지가 미 경제의 주요 변수가 되고 있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파월 의장은 의회가 더 많은 부양책을 내놓지 않으면 길고 고통스러운 경기하강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며 “공화당원들도 어느 시점에서는 또 다른 부양책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기침체 우려의 목소리를 낸 연준도 추가 대책을 내놓을 확률이 높다. 

제롬 파월 의장이 ‘마이너스 기준금리’ 가능성에 대해 분명히 선을 그었지만 미국 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2차 감염 확산’으로 악화할 경우 연준이 이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의 글로벌 외환시장 공동 책임자인 자크 팬들은 5월 14일 CNBC에 출연해“경제가 정말 일정 기간 어려움을 겪는다면 정책입안자들은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를 원할 것”이라면서 “그런 상황에서 연준은 마이너스 금리를 검토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다만 “그런 상황에서도 재정정책이 우선일 것”이라면서 연준이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하더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국가들이 마이너스 금리로 혜택을 보는 상황에서 미국도 선물(gift)을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기준금리를 현 제로(0) 수준에서 마이너스권으로 추가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머니트렌드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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