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망] 노 랜딩 vs 소프트 랜딩 vs 하드 랜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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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를 예상할 때 등장하는 말이 바로 노 랜딩(No Landing), 소프트 랜딩(Soft Landing) 혹은 하드 랜딩(Hard Landing)이다. ‘노 랜딩’은 말 그대로 “무착륙”이다. 

경제가 큰 충격 없이 인플레이션을 끌어내리는 ‘소프트 랜딩’을 할지, 아니면 경제를 침체로 빠뜨리는 ‘하드 랜딩’을 할지에 대한 논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아예 경제 침체 자체가 없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나온 표현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경제학자 사이에서 노 랜딩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1년 전에 보도했다. 

그 이전에는 짧고 약하게 침체를 겪고 지나가는 것 정도가 최선의 시나리오였다. 하지만 미국 경제의 성장세가 계속 이어지면서 침체 자체가 없을 것이라는 낙관론이 등장했던 것이다. 이후 1년 여 동안 전문가의 예측은 시시각각 바뀌었다. 

올해 3월 경제 기사를 분석해 보면 노 랜딩을 예측했다가 다음날 소프트 랜딩 예측 기사가 나오고, 동시에 하드 랜딩 예측 기사가 나오기도 했다. 

매달 소비자 물가지수, 도매 물가 지수, 소매 판매 지수 등이 발표될 때도 이들 경제 지수가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하 정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갑론을박이 펼쳐지면서 전문가들의 예상도 제각각 달랐다. 

2월 소매판매 결과가 월가의 예상보다 약간 낮은 수준으로 나오자 BMO의 린겐 전략가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정에는 영향을 거의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 정도로 큰 영향을 미칠 만한 재료는 아니었다는 평가다. 

반면 옥스퍼트 이코노믹스의 클라킨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견조한 소매 판매에 하반기까지 인하를 늦춘다고 하더라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 소프트 랜딩 기대 속 하드 랜딩 그림자 

연방준비제도가 3월 초 공개한 2월 경기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에서는 “1월 이후 전반적으로 경제 활동이 약간 증가했다”며 “8개 지역은 활동이 약간 증가했다고 보고했으며, 3개 지역은 변화가 없다고 보고했으며, 1개 지역은 약간 완화되었다고 보고했다”고 밝혔다. 

미 경제가 올해 초부터 완만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연준의 평가가 나온 것이다. 

베이지북은 미국 12개 연방준비은행(연은)이 담당 지역별로 은행과 기업, 전문가 등을 접촉해 최근 경제 동향을 수집한 경제 동향 관련 보고서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도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경제 불황 속 물가 상승)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택 가격이 하락해 인플레이션이 냉각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옐런 장관은 “주택 비용은 현재 진행 중인 인플레이션의 가장 큰 원인”이라면서 “올해 주택 비용이 하락해 가격 압박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JP모건 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경제 연착륙 가능성이 더 높지만 경기 침체와 비용 상승이 만나는 무서운 시나리오인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여전히 있다고 말했다.

월가 전문가들이 불과 일 년 전만 해도 거의 확실시됐던 경기침체 전망을 철회하고 있으나 경제가 시장 생각만큼 강하지 않다는 주장도 나왔다.

소시에테 제네랄(SG)의 앨버트 에드워즈 분석가는 

“최근 증시가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는 단순한 사실이 경제 내러티브를 떠받들었다”며 “비농업 고용, 국내총생산(GDP)과 같은 한두 개의 주요 지표가 놀라울 정도로 견조했던 것은 사실이나 나머지는 취약하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에드워즈 분석가는 경제와 노동시장에 대한 소비자 기대치에 관한 뉴욕 연은의 설문조사 결과도 공식적인 노동시장 지표와 어긋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사 결과 지난 몇 달간 특히 연 소득 10만달러인 소비자들은 다른 일자리를 구하기가 어렵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에드워즈 분석가는 미국 독립사업자연맹에 따르면 미국인 절반 정도를 고용하는 소규모 사업체들은 고용을 줄일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미 노동부의 가계 조사에서 고용이 약세를 보인 것까지 고려하면 이는 헤드라인 비농업 고용 지표가 시사하는 것만큼 노동시장 전망이 밝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에드워즈 분석가는 최근 시장에 퍼진 광범위한 안도감은 글로벌 금융 위기 직전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고도 말했다. 그는 “최근 모든 상황은 위험할 정도로 2007년을 연상시킨다”며 “당시 모두가 내가 틀렸다고 말했었고 지연된 경기침체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을 철회해야 한다고 했었다”고 덧붙였다.

 

⊙ 점점 늦춰지는 금리인상 

연준이 올해 1.25%p의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최근 인플레이션 둔화 정체에 대한 우려로 큰 폭의 금리 인하는 어려울 수 있다는 인식이 고개를 든 것과 대조되는 의견이다.

네덜란드계 금융사 ING의 제임스 나이틀리 수석 국제 이코노미스트 등은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연준이 오는 6월 금리를 내리기 시작해 연내 총 1.25%p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내년 금리 인하 폭은 1.0%p가 될 것으로 점쳤다.

ING는 제롬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를 위한 자신감을 얻는 데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not far from it)”고 말했던 점을 상기시키면서 연준이 올해 금리를 세 번 인하하고 내년에는 네 번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ING는 “우리는 앞으로 몇 달 동안 경제활동이 약화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지표 흐름이 바뀔 것이라는 데 무게를 실었다. 미국 경제의 주축인 소비지출은 높아진 차입비용과 타이트한 신용 가용성, 팬데믹 시기의 저축 고갈 및 학자금 대출 상환의 재개 등으로 향후 압박을 받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ING는 “신용카드 연체와 자동차 대출 연체 증가는 이미 스트레스가 가중되고 있음을 암시한다”면서 “이런 현상이 점점 더 많은 가구로 확산할까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연준은 할 수 있다면 경기침체를 일으키고 싶어 하지 않으며, 우리는 연준이 여름 전에 통화정책을 제약적인 포지션에서 보다 중립적인 기조로 옮기기 시작하는 위치에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부연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연준이 올해 금리를 총 0.75~0.1%p 인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인베스코의 크리스티나 후퍼 수석 전략가는 “연준이 최근의 예상치를 상회한 인플레이션 지표에도 올해 2분기 말부터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며 이같이 관측했다.

후퍼 전략가는 “연준은 작년 여름 마지막으로 금리를 올렸는데 이전 금리 인상 사이클에서 연준은 8개월 반 정도 뒤에 금리 인하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얼라이언스번스틴의 모이라 맥라클란 선임 투자 전략가도 올해 연준이 3~4번 금리를 인하해 기본적으로 총 1.0%p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프랭클린템플턴의 제니 존슨 회장 역시 연준이 올해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존슨 회장은 연준이 올해 하반기인 7월이나 9월에 금리를 내리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은 모두 연준의 금리 정책을 따라 미국 경제가 연착륙하면서 경기침체를 피할 것으로 관측했다.

리빙트렌드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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