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추석 모임!

가을가을해요 2 3,902

해피 추석입니다! 쮸니오빠, 싱그리 맹기 언니!!

한국은 오늘 추석이네요!

대충 가족들 다 모였을 때, 화상 전화로 인사 나눴죠. 

그 어느 때보다 모인 분들이 참으로 싱글벙글 하신 것 같드라구요. 

그만한 이유가 있지요. ㅋㅋㅋ

 

2주 전, 친정 엄마랑 통화하는데, 아버지가 놀라운 계획을 발표하셨다구!!

 

저희 집안은..남편 집안이 아니라 제 친정 집안이요!

할아버지 형제가 아홉입니다. 고모 할머니 없이 남자 형제들만 있습니다. 

그 첫째가 저희 할아버지, 저희 아버지는 그 할아버지의 첫째, 다시 말씀 드리자면 저희 아버지는 종가집의 종손, 

저희 큰오빠도 종손, 큰조카도 종손 ㅋㅋㅋ

각 할아버지들에게는 아들이(저에게는 5촌 당숙들) 최소 2명 이상입니다. 

이렇게 계산하면 집안 행사가 있을 때, 별 일 없으면 할아버지, 할머니, 당숙과 당숙모가 모두 오신다고 가정을 하면, 

저희 집 가족 빼고 48명이 오게 됩니다. 

물론 이 보다 늘 많지요. 100여명 가까이 된다고 보시면 되요. 애들까지 오니깐요. 

 

제가 어렸을 때, 명절을 준비한 것을 생각해보면, 

떡은 떡집에, 송편을 그 인원대로 만들 시간과 여자가 부족하여;;;

밥그릇과 국그릇, 접시를 엄마가 창고에서 하나씩 하나씩 꺼내셨는데, 5상자를 꽉 채운, 

밥도 엄청 큰 전기 밥솥을 세개 돌렸습니다. 

여럿이 설거지 하는데만 3시간이 넘게 걸렸거든요. 

 

제가 미국을 오기 전, 15년 전인데요. 

그 때는 할아버지들과 할머니들이 많이 돌아가셔서, 현재는 셋째작은할머니, 넷째작은할아버지, 할머니, 여섯째작은할머니, 아홉째작은할아버지, 할머니만 생존해 계세요. 

넷째작은할아버지가 서열이 제일 높으신데요. 얼마 전에 제 아버지와 함께 뭔가 긴밀하게...회의를 하셨는데, 

그 회의 결과가...결과가.....어매이징 했이죠!

 

2주 전, 남자 형제들만 모여 벌초를 하는데, 아버지께서 아버지의 사촌들에게, 그리고 5촌 조카들에게 살짝 이야기 하셨습니다. 

"한식은 한식 날짜에 맞추지 말고, 한식 날짜에 맞춰서 가까운 주말에 모여 보내는 것으로 하자."

"설날만 전처럼 모인다."

"추석은 오전에 이렇게 벌초할 때만 모이고, 벌초 끝나고 BBQ 파티하는 것으로 마무리 하자. 연휴가 짧은 땐 왔다 갔다 하면서 시간 버리고, 여자들도 힘들고 피곤하니 추석은 벌초하고 식사 하는 것으로 끝내자"

 

그리고 이런 계획의 대략적인 내용을 숙지한 분들이 어쩌면 마지막으로 추석 모임이 될지 모르는 오늘, 싱글 벙글 하면서 저희 집에 다 모인 것이죠. 

벌초는 남자들만 가서, 여자들은 잘 모르니깐;;;ㅋㅋ

조금 전, 아버지는 대식구들 앞에서 지난 벌초 때 하신 말씀을 전달, 모든 가족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좋아했다고 하네요~

 

왜 요즘은 명절에 시댁에 꼭 가야 하나..처가에는 왜 가냐? 뭐 이런 논란이 많잖아요~

저희 집은 나름 그것에 자유한데, 워낙 식구들이 많이 모이니깐 사실 음식 준비하고, 뒷처리 하다보면, 하루가 싹 지나거든요. 

다음 날 쉴까 하지만, 여자 자매들이 친정을 찾아서, 큰집인 저희 집에 구태여...와서 인사를 해서

저희 집은 명절 전날이나 명절 날이나 명절 다음 날이나...늘 한결같이 북적 북적 거려요~

다른 분들은 모르겠지만 엄마에게 조금은 쉼이 주어진 것 같아서 다행이라 생각은 해요. 

그러나 조금 억울한 것은...우리 엄마...40년 가까이 이 대식구들의 명절상 차리느라.ㅠㅠㅠㅠ

작은엄마 두 분과 셋이서...고생 바가지로 하셨는데 ㅠㅠ 그래서 엄마와 작은엄마들에게는 처가 생각은 못하시고, 시댁에서 이렇게 하는 것이 숙명이라 생각하고 지내셨는데~~~

 

마음 넓은 아버지와 이 계획을 제시한 넷째작은할아버지 덕분에 모두 모두 해피한 추석 아침을 보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제 70이 다 되가시는 우리 엄마~ 아버지~ 그 많은 식구들 먹이고, 지휘하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살아계신 할아버지들~ 할머니들~ 당숙들~ 당숙모들~오빠들~새언니들~한번도 보지도 못한 조카들 ㅋㅋㅋ

화상 통화로 안부 전했지만, 또 안부 전합니다.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노래도 신청하고 갑니다요. 설운도님의 쌈바의 여인!!! ㅎㅎ 

왠지 이 노래 듣고 싶어요!! ㅋㅋ

 

그리고 두 분도 해피 추석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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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쮸니오빠
가을가을해요 님!! 추석에 알맞는 좋은글 감사합니다.
오늘(10/4) 클릭클릭후 12시 30분경에 방송하려 합니다.
계속해서 애청해 주시고 이렇게 가끔 좋은글 올려 주세요.
행복한 추석 보내시기 바랍니다~~
각설탕하나
아, 현명한 선택을 하신 것 같네요~~ 부럽습니다!
저희 시댁이나 친정은 종가도 아니라서,
그냥 아버지와 남자 형제들만 새벽에 일찍 다녀오고 그래서..
저는 그냥 집에서 뒹굴뒹굴 했는데~
핵가족시대인데 이런 대가족이 아직 존재하는 것이 귀하고~
서로의 힘듬을 알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엄청난 결정을 하신 것도 참으로 귀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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