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딸의 차이
아이들이 학교로 간 오늘, 제 아들 친구 엄마이지 이웃사촌이자 왕언니이자 제가 진짜 의지하는 언니를 오전에 만나서 오랜만에 티타임을 갖았습니다.
언니와 저 사이에는 예쁜 티 테이블이 있었는데, 테이블 위에는 노란 후리지아와 안개가 예쁘게, 몇 개 없었지만 진짜 예쁘게 있었죠.
"어머~ 언니! 너무 이쁘다~~"
"그치? 지난 주에 애들이랑 마트 갔다가 향이 너무 좋아서 사왔어. 딸들이 너무 예쁘다고 난리야~ 원래는 더 많았는데, 딸들 방에 조금씩 나눠줬어."
언니에게는 천사같고, 인형같은 딸이 두 명이나 있지요.
그리고 저에게는 강아지같고, 청개구리같은 아들이 두 명이나 있지요.
저도 꽃 참 좋아하는데...언니네 딸들과 같은 반응을 보일리없어서..ㅠㅠ
하지만 그래도 꽃이 있었으면 좋겠다 싶어서 언니 집을 나와서 마트에 갔습니다.
봄은 봄인가 봅니다.
여러가지 들꽃과 늘 있는 장미와 튤립. 수국 등이 마트 입구를 수 놓았습니다.
빨간 장미와 노란 튤립을 두 묶음씩 샀습니다.
집으로 후다닥 와서 거실과 식탁, 아이들 방에 화병을 담아 올려 놨습니다.
아이들이 돌아왔습니다. 아이들의 반응은...
그럼 그렇죠. 뭐...
원래 꽃이 있었는지 없었는지도 모르는 남자 사람들같으니라고.
살짝 꽃을 왜 샀을까??? ㅠㅠㅠㅠ 후회했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꽃을 봐서 좋았다는 것.
그리고 아들과 딸은 진짜...별것 아닌데서 차이가 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 오늘.
오늘 저녁 남편의 반응은...역시 기대하지 않습니다.
제 남편은 꽃을 제발 사달라고 해야 사줬던...;;; 금방 시드는 것을 왜 사냐고??? 반문하는 사람이었거든요.
그럼 저는 그에게 금방 먹고 똥 쌀텐데 왜 비싼 음식 먹냐고...반문하죠. ㅋㅋ
너무 적나라한가요?
그래도 우리 행복하게, 별일없이 재미나게 15년 째 살고 있었습니다.
딸이 없어서 오늘 살짝 속상했다는 것...여기와서 풀라고 글 남기고 와요.
온 김에 곡도 신청하고 갑니다.
안치환 님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입니다.
저도 남편 하나 & 아들 하나인 사람이니까요.
그래서 전 제가 딸도 됐다가 여자도 됐다가...ㅋㅋㅋ 그렇게 정신없이 정체성도 없이
온 집안을 헤매고 다니네요.
딸이 없어 살~짝 아쉽기도 하지만 아무 재미없는 우리집 남자들...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너무 아름답고 행복한 일이니까...
우리끼리 위로하고 풀까요?
내일 사연소개와 신청곡 띄워 드릴게요.^^
행복한 저녁시간 보내세요.~~
한배에서 태어났는데, 아들과 딸이 어쩜 그렇게 서로 다른지.. ㅠㅠ
그래도 늘 웃습니다.
자녀들은 정말 하늘에서 주신 귀한 선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