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단비가 내렸다는데,

토마토 3 4,721

얼마 전, 달라스에 비가 엄청 내렸죠?

마트에 갔다가 우산이 있었는데도 내릴까말까 고민하다 그냥 집으로 갔습니다. 

우산을 펼치는 사이에 옷은 다 젖을 것 같은 느낌이었거든요. 

 

그리고 한국에 전화했더니 시골에 사시는 이모님께서 여긴 비가 안온다며 걱정이라고 엄마가 그러시드라구요. 

저는 비가 많이 와서 마트에 못갔다는 제가 사는 이야기를 전하려고 했는데,안했습니다.

오히려 엄마는 달라스는 요즘 엄청 덥겠구나...걱정하셔서ㅠㅠ

 

그래서 그냥 요즘 달라스가 조금 시원해서 괜찮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그리고 월요일에 다시 전화했는데, 드디어 한국에 비가 왔다고, 모든 것을 만족시킬 충분한 양은 아니지만 그대로 비가 왔다고 다행이라는 소식을 전해주셨습니다. 

뉴스를 검색해보니 쩍쩍 갈라진 논바닥이 있었고, 그리고 비가 내리는 사진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기다리던 단비가 한국에 내린 것이죠. 

제 일도 아닌데, 참 기분이 좋드라구요. 

저도 엄마에게 "엄마, 달라스에도 지난 주말에 비가 살짝 내려서 아직 덥지 않아요~" 하고 안심 시켜 드렸습니다. 

 

이 소식이 엄마에겐 단비가 되었습니다. 

허리가 불편하신 엄마는 미국에 딸이 어떻게 사나 궁금해서 오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허리 때문에 비행기를 장시간 타실 수가 없어서

그저 제가 잘 지낸다고 하면, 아프지 않다고 하면, 손자들이 학교 잘 다닌다고 하면, 상 받아 왔다고 하면, 사위가 일 잘 하고 있다고 하면, 그것이 단비인 것이죠. 

 

미국에 나와 살고 있으니 사실 부모님께 거짓말도 좀 합니다. 

아픈데 아프다고 하지도 않고, 더운데 에어컨 때문에 감기 걸릴 정도라고 포장해서 이야기 하고...사실 전기세가 걱정되어 에어컨 잘 안켜요. 

 

부모님은 달라스가 사막인줄 아세요. 사람들도 별로 안 살고, 대중 교통 없고, 집과 집 사이가 걸어다닐 수 없을 정도로 황량한 곳이라고 생각하셨어요. 

그래서 저희가 살았던 아파트도 보여 드리고, 나중에 이사한 하우스도 사진 찍어 보여 드리고, 이웃집과 같이 파티한 사진도 보여 드리고, 

교회 가족들도 보여 드리고....

그 사진 하나 하나가 부모님에게는 큰 기쁨이었고, 안심이었고, 메마른 땅에 내린 단비였습니다. 

 

아이들이 방학을 해서, 올해는 한국에 잠시 다녀옵니다. 

3년 만에 한국에 가는데, 아이들에게 한국말 가르치고 있습니다. 

존댓말 하는 법, 최소한의 영어를 쓰게 하려고 조금은 엄하게 다스리고 있습니다.

 

가끔 제가 엄마랑 통화할 때, 애들이 영어로 서로 이야기 하고, 영화를 보는 손자들을 보시고 놀래셨거든요. 

영어 못하는데, 애들이 영어로만 이야기하면 어떡하냐고...걱정이 태산이셨습니다. 

애들이 학교를 다니다보니 자연스럽게 영어가 더 편해진 것은 사실입니다. 

3년전만 해도 한국어와 영어를 어설프게 써서 귀여웠는데, 지금은 영어만 쓰니...물론 저하고는 한국어를 합니다. 

남편이 집에서는 한국어를 쓰라고 엄포를 해놔서요. 그래서 힘들게 힘들게 한국말을 합니다. ㅎㅎ제 눈엔 한없이 귀엽습니다. 

 

뭐..여하간...한국 방문을 앞두고, 제 부모님이 어려워하는, 불안해하는 것을 해소시키고자...이번주는 방학 첫 주니깐 좀 풀어주고...사실 VBS 갔어요. ㅋㅋㅋ 다음주부터 열심히 한국어 공부 시키려고 합니다. 

제가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조정할 수는 없지만;;; ㅠㅠㅠㅠ 아이들의 한국어 교육은 쫌..조정할 수 있으니깐요. 

 

 

노래도 하나 신청하고 갑니다. 강산에의 넌 할 수 있어!!

 

우리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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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토마토
아, 인사를 안했네요. 반가와요~ 채은씨!! 이번주 한주가 참 바빴죠? 좋은 방송 부탁 드릴게요! 화이팅입니다!
정쌤
한국에 계신 분께는 어떤 소식이든 단비가 되지요~
저도 가끔 부모님께 거짓말해요;;
하이채은
토마토님 안녕하세요~~~
좋은 사연과 신청곡 남겨 주셔서 감사드려요 ^^ 글도 너무 잘쓰시네요.
3년만에 한국 방문하신다니....좋으시겠어요. 그 전에 아이들 한글 가르치는것~~잘하실거예요. 아이들이 또 금방금방 배우잖아요.
그리고 좀 한국에 오래 방문하시면 또 거기서 한글 배워서 오기도 할텐데....오래 계시지는 않는다고 하신것 같네요.
사연은 다음주 월요일 쯤 방송에 소개하고 신청곡도 띄워드릴께요.
즐거운 주말 보내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