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편지의 추억

여름향기 3 5,235

아날로그 감성을 최대한 충족시킬 수 있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저는 그 중에서도 최고치는 손편지라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 한국에서 군대 간 조카에게 편지 좀 써 달라는 새언니의 연락에 처음에는 “앗싸!! 오랜만에 손편지 쓰겠구나~ 미국에서 온 편지라고 하면 우리 조카, 유명해질려나?” 했지요. 

그런데 새언니는 손편지가 아닌 한 인터넷 웹싸이트를 주소를 알려 줬습니다.

 

거기다가 조카 이름을 넣어서 쓰면 된다고….아이고..이런 ㅠㅠ 세상이 이렇게 좋아졌다고 해야 하나요? 바뀌었다고 해야 하나요?

그 곳에 들어가보니 우리 조카 독사진부터 단체사진, 훈련 받는 것 등등 다양한 사진들이 올라와 있었습니다. 

그리고 편지는 길고 긴 그런 내용이 아니라 마치 채팅창에서 댓글 남기는 것처럼 짤막 짤막하게 올라와 있드라구요. 이게 뭔가 싶었습니다. 

 

언니 말을 들으니 내용에 상관없이 남긴 글의 횟수로 포상휴가 등이 결정된다 하드라구요. 

그래서 대학 동기들, 가족들, 아는 사람들에게 연락해서 “편지”가 아닌 “댓글” 동원을 부탁한 것이죠! 

 

인터넷이 되니…한국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글 남기는 것이 가능해졌으니~~ 아이고~ 참으로 세상 좋아 졌습니다. 

 

저는 딸만 둘이 있는데 딸에게 사촌 오빠의 군대 간 모습을 보여주고, 지금 이렇게 훈련받고 있단다~ 하면서 알려줬네요. 

그리고 한 20년 쯤, 군대에 있었던 남편의 사진도 보여 줬습니다. 

 

남편이 군대에 있을 때, 손편지를 진짜 많이 써 줬는데 말입니다. 

지금의 시부모님과 도시락 바리 바리 싸서 면회도 다녀왔었는데~ 

저는 남편이 보낸 편지를 친정에 두고 왔는데, 남편은 제가 보낸 편지를 미국까지 들고 온 감성 충만한 사람이지요! 

서랍장 깊숙하게 들어 있던 그 편지도 생각나서 꺼내 읽었습니다. 

참 촌스럽게 썼는데, 남편은 뭐가 좋다고 여기까지 갖고 왔는지.. 

 

휴가 나올 때마다 기차 태워 보내는 것이 그렇게 아쉬웠는데…..

그리고 진짜 입대 하기 전, 미용실에 같이 가서 이발하고 했던 그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우린 결혼했고, 두 명의 공주가 태어났고…그렇게 시간이 지났네요. 

 

남편을 군대로 떠나 보내기 전, 대학 동기들과 노래방에 가서 동기들이 불러 준 노래, 신청하고 갑니다. 

남편은 제일 듣기 싫었다고 하지만…저는 좋네요~ 남편은 못 들으니깐..괜찮아요~ 

노래 부탁 드릴게요!  노래는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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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하이채은
여름향기님~~반가워요*^^*
저두 덕분에 요즘 한국 군대문화 좀 알수 있게 되었네요. 진짜 요즘은 뭐든 인터넷이 없으면 안되는 세대인 것 같아요.
편리해서 좋기도 하지만....이렇게 손편지 쓸수있는 기회를 뺏아가기도 하네요~
그리고 사연 읽어보니 남편 분 군대 가셨을때 와~~그렇게 고무신 거꾸로 신는 사람이 많다는데 그 긴 시간을 기다리시고 결혼까지 골~인하신거네요. 군대때 받은 편지를 이 미국까지 가져오신 남편 분 이야기 들으니 정말 기다릴만한 분이셨던 것 같습니다.
남편분도 멋지구요....남편 기다리시며 면회도 열심히 다니신 여름향기님도 정말 멋지세요. 두 분 지금도 두 딸과 함께 너무 행복하게 잘 지내고 계실 것 같은 느낌이 글 속에 뭍어나네요*^^*
이번 수요일 3부 순서에 사연 소개하고 신청곡도 띄워드릴께요~
여름향기
ㅎㅎㅎ 오늘 읽는군요~ 감사해요! 잘 들을게요!
5959
요즘 군대가 좋아 졌다고~ ㅎㅎㅎㅎ
몇 년 전에는 카페 운영하더니~
아이고, 세상 참 좋아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