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차에 빨간 불이 들어 왔을 때

이슬비내리는 2 4,685

두 주 전, 갑자기 운전을 하는데, 차에 빨간 불이 들어왔습니다. 

개스 충전하라는 사인도 아닌, 난생 처음 보는 사인에 화들짝 겁이 나서요. 

남편은 워싱턴으로 출장 가 있고, 

어디에 물어봐야 하나 가슴이 콩딱 콩딱;;

불편하고 불안한 마음을 한가득 안고, 우선 집까지 무사히 왔지만

내일은 어떻게 해야 하나...한숨만 늘어나 사인이 들어온 기기판을 사진 찍어 남편에게 보냈더니

타이어에 바람이 빠져가고 있다는 사인이라고 타이어 샵이나 딜러쉽이나 바디샵을 가라 하는데

나는 도무지 이 사인이 나온 상태에서 더 이상 운전을 못하겠다고 울고 불고 했지요. 

집 앞에서요.

이를 본 옆집 미국 할머니가 무슨 일이냐고...영어라고는 굿모닝, 탱큐, 쏘리만 할 줄 아는데

사진만 보여줬어요. 마이 카 해브어 빅 프라브럼..룩 엣 디스 피처. 

할머니는 돈워리 돈워리 그 담에 블라 블라 하시더니 집으로 들어가서 할아버지를 데리고 오셨어요. 

할아버지도 돈워리  돈워리 블라 블라...

뭔가 기계를 차 안에 꼿더니 바퀴에 있는 쪼끔만 뚜껑을 열어서 숫자를 보여주고, 기계를 작동...

네 바퀴 모두 그렇게 하더니 본인이 잠깐 운전하고 나서 사인이 꺼져 있다고 알려줬습니다. 

저는 고개를 숙이고 탱큐 쏘 머치라고 얼마나 인사를 했는지 몰라요~~

할아버지라 뭐라 뭐라 하셨는데, 못 알아 듣고, 나중에 남편이 와서 상황을 안내했더니 남편도 뭐라 뭐라 해줬는데, 

저는 한국말도 못알아 먹고 ㅠㅠ ㅋㅋㅋ

남편이 옆집에 가서 인사하고 온 다음에 상황을 알려줬는데, 

제 차 바퀴가 25라는 수치였는데, 쫌 낮았다고..보통 34에서 35정도가 나와야 하는데

낮아서 차가 알아서 사인을 준 것이라고, 다행히 할아버지가 바람을 넣는 기계? 이런 것이 있어서 해결해주셨다고..

그리고 앞으로 처음 보는 사인이 나와도 당황하지 말고, 그만 울라고. 다독여줬습니다. 

미국에 온지 이제 1년 되었는데, 그냥 남편 따라 온 것이라서 어디에 뭐가 붙어 있는지도 모르는데 ㅠㅠ;;;

남편도 없는 이 시점에 생전 처음 보는 빨간불에 ㅠㅠ;;; 

옆집의 고마움, 제대로 인사도 못하는데 걱정 말라며 도와준 옆집 미국 할머니 할아버지~

한국 방송 못 들으시겠지만 ㅠㅠ 진짜 진짜 진짜 고마웠습니다!!! 

 

타국에서 살다보니 별 일이 다 있네요. 앞으로 더 어메이징한 일들이 더 많이 생기겠죠? 아직 1년 밖에 안되었는데, 저에게 아직 큰 일은 이 일이 전부인데 ㅠㅠ 너무 온실속에 살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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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하이채은
안녕하세요 이슬비내리는 님*^^*
사연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근데 정말 당황하셨겠어요.....
다들 미국 처음 오셨을때 이런 에피소드들, 힘든 일들 다 한번쯤은 겪으시는 것 같아요. 이슬비님도 이번 기회 통해서 다음번에 또 비슷한 일이 생기면 씩씩하게~~~잘 대처하실 것 같네요.
그리고 너무 좋은 이웃 두셨어요~~~정말 친절하고 좋으신 미국 할머니 할아버지께도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제가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다음주 월요일 쯤 방송 때 사연 소개해 드릴께요~~~감사드려요
한바탕웃음으로
저는 미국온지 2개월 되었을 때에 운전 면허 시험을 봤죠.
필기 시험 4번 떨어졌어요. ㅋㅋㅋ
영어 시험이죠. ;;;;
5년전인가? 4년전인가? 한국이랑 텍사스랑 무슨 협약을 맺어서 한국 면허증으로 교환 가능하다고 들었어요.
저는 딱..그 전에 시험을 봤죠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