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주인

Goodfriend 1 4,544

저희 집에는 강아지가 두 마리 있습니다. 

주인 빼고, 남들 보면 엄청 미칫듯이 짖는 작지만 소리는 큰 작은 강아지죠. 

사실 강아지라고 하긴엔 나이가 쫌 많아요~ 태어난지 6년이 되었으니깐요. 

6년쯤 되니깐 집에 자주 오는 손님이 누군인지, 옆집에 누가 자기들에게 잘 하는지, 

오늘의 산책 코스는 어디인지는 이젠 아는 것 같아요. 

물론 제 생각이지만요. 

 

동네에 한국 사람이 우리 집 밖에 없고, 

작지만 엄청 짓는 개가 우리 집만 있는 것을 다 아는 것 눈치였어요. 

 

한번은 열린 문으로 강아지 두 마리가 확 나가버려서

옆집에 앞집 사는 미국 할아버지가 데려다 주셨거든요. 

산책 할 땐, 목끈을 달아서 각자 이름이 붙어 있는데, 

집에 있을 땐 몸에 뭘 다는 것을 귀찮아 해서 아무것도 없거든요. 

아는 사람들이 겨울에 입히라고 옷도 많이 보내줬는데, 

한 번 입혀 보고, 옷걸이에 그냥 걸려 있어요. 

이름표도 없이 가출한 우리 강아지들, 친절한 미국 할아버지는 대번에 우리 집 강아지들인줄 알고 데려다 주시고 ㅎㅎㅎ

어떻게 우리 집 강아지인줄 알았냐고 물었더니 

우리 동네에 이렇게 작고 귀여운 강아지 두 마리는 니네 집 밖에 없다!! 그래서 알았다~ 하시드라구요!

그렇게 우리 집과 우리 강아지들이 우리 동네 사람들에게 인식이 되었네용!!

 

 

그러다가...어느 날, 우리 집 강아지들이 미친듯이 짖었어요. 뭔일이 생겼나...두리번 거렸는데, 

현관 앞에 모르는 작은 강아지와 잘 모르는 미국인 부부가 와 있었습니다. 

어머나! 얼렁 문을 열어서 안아 줬어요! 그 날은 비가 와서 그런지 털도 젖어 있고 ㅠㅠ 눈에는 눈물이 날 것 같은 거예요!

이 일을 어쩌나....주인은 누구일까? 

이 미국인 부부는 이 강아지가 우리 집 강아지인줄 알고 데려왔다고 했습니다. 

아니라고 했지만..그 부부는 외출 중이라서 미안하지만 이 강아지의 주인을 대신 찾아 줄 수 있는지 부탁하고 갔습니다. 

아이고;;;;;

다행히 우리 집 강아지들과는 서로 빨리 친해져서 잘 뒹굴고 있었어요. 

그 강아지는 우리 집 강아지들과 비슷한 체격과 비슷하게 생기긴 했습니다. 

 

그러나, 이 강아지의 주인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제 마음이 급했어요. 

누군지 모르겠지만, 그 주인은 얼마나 눈 빠지게 기다리고 있을까, 얼마나 가슴 졸이며 있을까 해서요. 

마을을 한바퀴 돌았어요. 혹시나 강아지를 찾고 있는 사람들이 있을까 해서요. 

그러나 못 찾았습니다. 다시 집에 왔을 때, 저희 집 우편함에 강아지 찾는다는 페이퍼가 붙어 있었어요. 

옆집을 보니 작은 소녀가 우산을 쓰고, 옆집 우편함에 뭔가를 붙이는 것이었습니다.

페이퍼에 강아지의 이름은 데이지, 나이는 2살, 사진이 아닌 그림으로 그린 그 강아지는 오늘 우리 집 현관에 있었던 그 강아지였습니다. 

 

그 소녀를 불렀습니다. 

강아지의 색은 브라운 컬러에 방울이 달린 목걸이를 했고, 가운데 머리는 묶었니?

맞아요! 우리 데이지의 색은 브라운이고, 목에 방울이 달려 있어요! 

오늘 아침에 제가 가운데 머리를 묶었어요!

 

오!! 걱정하지마! 그 강아지는 우리 집에 있단다. 나는 지금 그 강아지의 주인을 찾고 있단다. 우리 집으로 들어오렴!

 

강아지와 강아지 주인이 만났는데, 펑펑 울었습니다. 

우리 집 강아지들은 처음 보는 소녀를 보고 짖지 않고, 주변을 왔다 갔다 했습니다. 

얼마나 펑펑 우는지 모르겠습니다. 

 

알고보니 이 소녀는 새로 이사온  옆에 옆에 옆에 집, 소녀의 할머니 댁에 놀러 왔는데, 

주인이 할아버지, 할머니가 나가시고, 엄마랑 있다가, 이 동네가 처음인 엄마와 소녀, 강아지는 산책을 나왔다가 

어느 순간 비도 내리고, 집에 다시 왔는데, 갈팡 질팡 하다가 강아지를 잊어 버렸던 것입니다. 

소녀의 엄마와 할아버지, 할머니가 모두 저희 집으로 와서 감사 인사를 하고, 다시 집으로 되돌아 갔습니다. 

 

얼마나 소녀는 놀랐을까?

소녀의 가족들도 얼마나 놀랐을까?

길 잃은 강아지도 얼마나 놀랐을까?

 

강아지와 가슴 뭉쿨한 만남을 한 소녀의 얼굴과 소녀의 표정, 소녀의 눈을 잊을 수가 없네요. 

 

그리고 오늘, 저는 아침에 그 소녀와 강아지, 소녀의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산책하다가 만났습니다. 

한번 봤다고, 우리 강아지들과 소녀의 강아지인 데이지와 금방 친해졌습니다. 

소녀는 다시 한 번 저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했지요~~

 

기분이 참 좋네요~

그리고 미국 소녀가 얼마나 강아지를 사랑하는지, 그녀의 말 한마디에, 그녀의 표정 하나로 단박에 알수 있었습니다. 

사람이든, 동물이든...그 소녀처럼....진심으로 사랑해야하겠구나......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또 고마운 일이 있으면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감사의 인사를 진심으로 해야 하겠구나....했습니다. 

그 소녀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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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하이채은
안녕하세요 Goodfriend님,
귀여운 강아지 두마리를 혼자 머리속으로 그려가며 올려주신 사연 너무 재밌게 읽었답니다^^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제가 강아지를 키웠던 어린시절 추억도 해보면서요~~
그 소녀에게 강아지가 참 소중한 존재였나 봅니다. 얼마나 기뻐서 펑펑 울었을까요.....
좋은 일 하셔서 정말 뿌듯하셨겠어요~
내일 월요일 3부에 사연 소개해드릴께요^^ 주말 잘 마무리 하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