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의 경이로움_밑에 글을 보고 같이 한글을 말하고 싶어서요.

켈러댁 4 3,473

안녕하세요. 영아씨, 

아침마다 비타민을 듣고 있는 켈러로 시집온 여자입니다~

 

아래에 있는 칭찬합니다 라는 내용을 보고 같이 칭찬하고 싶어서 글을 올립니다. 

 

미국에 와서 자녀를 낳고, 학교에 보내야 하다보니 고민이 생긴 것이 한글과 영어였습니다. 

아가였을 땐 그나마 한글과 쉬운 영어를 사용했는데, 

킨더가든에 가면서 한글과 영어를 섞더니 어느순간 한글을 사용 안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깜짝 놀랬습니다. 

 

첫번째 놀란 것은 

생각보다 영어를 자유자재로 잘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떻게 저렇게 순식간에 영어를 할 수 있지?

수십년을 배운 저도 제 아이처럼 영어를 할 수 없었거든요. 

그래도 어느 정도 한다고 자부했는데, 

아이의 영어를 도저히 따라 갈 수 없고, 거침없이 나오는 영어에 놀랬습니다. 

 

두번째 놀란 것은

제가 한국어로 말해도 자녀는 바로 영어로 대답하는 것입니다. 

"제일아, 오늘 저녁 식사는 아빠 친구 분 가족이랑 같이 할꺼야. 6시에 출발하니 숙제도 다 끝내놓고, 옷도 갈아입고 내려오렴"

"I'm ready. look at me. don't worry mom"

물론 어려운 단어를 사용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제가 한국어로 말했는데, 한국어로 대답할 줄 알았는데, 바로 영어로 답하는 것을 보면서

이게 정상인가? 갸우뚱거리기를 10년 쯤 하고 있습니다. 

 

세번째 놀란 것은 

제가 엉뚱한 영어를 사용해도 아이들은 다 알아들어 먹어서 영어로 답해준다는 것입니다. 

개떡같이 말했는데 찰떡같이 알아들은 것이죠. 

 

주변에 계신 분들에게 이런 상황이 괜찮나요? 하고 질문을 했는데, 

영어를 잘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한국어를 해야 하는 것은 부모의 노력이라고 하드라구요. 

그래서 큰 아이가 중학교에 가기 전에 주말엔 약속을 했습니다. 

영어 사용하지 않기!!

어떤 상황이 되도 영어 사용하지 않기로 한 것입니다. 

 

그 짧은 Good morning, ok, sorry, thank you....  이 단어도 사용하지 않게 했습니다. 

 

놀라운 변화가 생겼습니다. 

아직 영어도 서투르고 한국어도 서투른 막내가 한국어를 빨리 습득, 

부지런히 영어도 써 보고, 한국어도 쓰면서 쑥쑥 실력이 늘고 있었습니다. 

둘째도 도전을 받았는지 괴상망칙한 방법으로 한글을 쓰기 시작하드라구요. 

 

그러던 어느 순간, 우리 세 아이가 그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엄마, 한글이 참 아름다워요. 한글자 한글자가 참 신기하고 말하지 쉬워요. 

글자를 쓸 때마다 서로 짝을 맞춰서 예쁘게 앉아 있어요.

한글이 마치 수많은 색깔 같아요~ 모든 색깔을 다 표현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영어로 표현 할 수 없는 그 어떤 것들을 한글은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깐 그것이 참 좋았나 봅니다. 

한글 학교를 다니면서 가끔 그림을 그리는데 

물의 농도나 흰색 크레파스를 사용하면 원색에서 명도의 차이를 조절하는 것을 배웠는지

한글을 색으로 표현하드라구요. 

우와, 우리 아이가 변했어요. 

이렇게 생각하고, 이렇게 말할 수 있다니요!

이런 아이들의 변화를 모두 설명할 수는 없지만 

한글의 경이로움을 하나씩 하나씩 스스로 깨달아 가는 것 자체에 저는 참 감사했습니다. 

 

한글을 만들어 주신 분께도 감사하고, 조언을 해 주신 분들도 감사하고, 

한글 학교 선생님들에게도 참 감사합니다. 

 

방학이라서 요즘엔 아이들과 같이 라디오를 켜 놓고, 듣고 있습니다. 

의미는 다 모르지만 한국 가요를 들려 주셔서 한국 가요도 듣고, 오후엔 팝송도 나와서 팝송도 듣고~

한국 뉴스도 듣고~ 참 좋습니다. 

 

미국에 살면서 2세들과 한국어로 소통이 이렇게 시원하게 잘 되어서 참 행복하고 좋네요~

미국에서 자녀 낳고 살고 계신 어머니들, 꼭 한국말을 알려 주세요!

진짜 후회 안하실거예요!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 네이버로 보내기
  • 텀블러로 보내기
  • 핀터레스트로 보내기

Comments

작가하고싶어
한글은 소중합니다! 한글사랑 나라사랑!
2개 국어 화이팅!
좀 더 크면 스페니쉬도 배울 텐데~ 대박! 3개 국어까징??
이름에 한문도 껴 있으면 4개 국어까지 가나요?ㅋㅋㅋ
여하간 한글은 소중합니다.
한글은 대답합니다.
영스러움
굿~이브닝~~켈러댁 님!!
그렇지않아도 오늘 초대석 시간에 이민 2세 자녀와의 건전한 대화법에 대해 배우는 시간이 있었는데,
부모와 자녀지간에 깊이 있는 대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한글을 가르쳐야한다고 말씀을 하셨지요.
많은 가정이 시도는하지만 포기하게 되고 나중으로 미루게 되더라는 얘기들을 많이 들었어요.

그런데 이렇게 켈러댁 님처럼 날을 정해 하루종일 한국말만 사용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늘 수 있겠네요.
참 좋은 방법을 알려 주셔서 감사드려요.
방법을 몰라 속상해하실 많은 부모님께 도움이 되리라 믿어요.

과외를 통해 다른 나라 말도 배우는데 엄마 아빠가 자연스레 선생님이 되어서 모국어까지 유창해지면 정말 우리 아이들의
자존감이 얼마나 올라갈까요? 참 기분좋아지는 밤입니다.

내일 꼭 사연 소개할게요. 이렇게 꿀팁을 제공하신 켈러댁 님은 제가 무한 칭찬해 드릴게요.

참 잘했어요.~~~
삼남매엄마
한국 동요를 부르면 한글을 쉽게 익히는 것 같아요~
한국 동요 부르는 것도 추천합니다!!
영스러움
ㅋㅋ 좋은 아이디어~에요.
좀 큰 아이들과는 한국 가요 같이 부르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