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건강의학

[상담] 나는 어떤 언어로 말하고 있을까요?

페이지 정보

작성자 DKNET
건강의학 댓글 0건 조회 2,422회 작성일 21-08-20 09:56

본문

하얀 눈이 소리 없이 내리는 밤이었습니다. 중년의 농부가 벽난로 앞에서 신문을 뒤적이고 있었습니다. 온 세상을 얼어붙게 만드는 추위와 달리, 벽난로에 타는 장작은 온 집안을 따뜻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아내와 아이들은 교회에서 하는 행사에 참여하러 갔고, 농부는 혼자 집에 남아 있었습니다. 집 안에서도 집 밖에서도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 고요한 밤이었습니다. 

농부는 신문을 접고, 거실 한 면을 다 채우고 있는 큰 창가에 서서 바깥을 내다보았습니다. 나뭇가지들도 점점 흰색으로 바뀌어져 가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눈이 많이 오면, 아내와 아이들이 돌아올 때 힘들텐데.”

농부는 가족들을 생각하며, 자신이 함께 갔더라면 이런 걱정은 안 해도 됐을 거라는 후회를 하면서 여전히 창가에 서서 내리는 눈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 때 갑자기 작은 새 한 마리가 창가에서 퍼득거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살을 에는 눈보라와 추위 속에서 길을 잃은 새처럼 보였습니다.

“그냥 두면, 저러다 얼어 죽을 것 같아”라는 말을 중얼거리며, 농부는 얼른 외투를 입고, 모자를 쓰고, 장갑을 끼고 바같으로 나갔습니다. 새는 여전히 거실 창턱에 앉았다 날았다를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농부는 얼른 집 곁에 붙어 있는 창고의 문을 열고, 불을 켠 다음, 새에게 손짓을 했습니다. “작은 새야. 이리로 와. 오늘 밤 여기서 자. 여기 있으면, 추위를 면할 수 있어. 여기로 와.” 

농부는 계속 팔과 손을 흔들며, 새에게 창고로 오라고 말을 했습니다. 그러나 그 작은 새는 거실의 창을 맴돌기만 했습니다.

“그대로 거기 있으면 너 얼어 죽어”라고 말하면서 농부는 새에게로 다가갔습니다.

“너 해치려는 게 아니야. 너 살려주려는 거야”. 농부는 어떻게 하든 새를 창고로 데려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살금살금 새에게로 다가갔습니다.

그런데 새는 농부가 자기 가까이로 오는 것을 보고는 훌쩍 날아서 거실 건너편에 서 있는 큰 나뭇가지로 날아갔습니다.

눈으로 덮인 나뭇가지에 앉은 새를 보면서 농부는 다시 다정하고 염려스런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너를 잡으려는 게 아니야. 너를 살려주려고 하는 거야. 작은 새야. 나를 믿어. 저 창고에 가면 네가 이 밤에 살 수 있어.”

농부는 창고의 열린 문 앞에서 서서 창고로 오라는 손짓을 하며 말을 계속했습니다.

잠시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농부를 보고 있던 작은 새는 앉아있던 나뭇가지를 떠나 밤 속으로 사라져 버렸습니다.

“이럴 때 내가 새였더라면 저 작은 새가 내 말을 알아들을 수 있었을텐데. 저 새가 내 말을 알았더라면 안전하게 밤을 지낼 수 있었을 텐데.” 농부의 가슴에 안타까움과 새에 대한 연민이 밀려왔습니다.

집 안으로 들어온 농부는 외투와 모자와 장갑을 벗고, 다시 벽난로 앞 흔들의자에 앉았습니다. 추위로부터 새를 보호하고 살리려 했던 자기의 마음과 말을 이해하지 못한 채 어둠과 추위 속으로 가버린 새에 대한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그 때 갑자기 ‘우리 가족들은 내 마음을 알까? 내 아내는 나의 사랑을 알까? 우리 아이들은 내 사랑을 알까?’ 하는 질문이 농부의 마음 속에 떠올랐습니다. 

“내 가족은 내가 하는 말을 알아들을까?” 농부는 돌아올 가족을 기다리며, 자기가 지금까지 해온 말들과 가족이 보였던 반응들을 곰곰히 생각해보았습니다.

많은 부부들은 말합니다. “우리 부부는 말이 안 통해요. 의사소통이 안 된다니까요.”

부모는 말합니다. “저 아이는 도대체 우리 마음을 몰라요. 물어도 대꾸도 안해요. 답답해서 미치겠어요.”

아이들은 말합니다. “우리 부모는 의사소통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라요. 무슨 이야기를 할 수가 없어요. 말하면 혼만 더 나요. 혼날 줄 아는데 왜 이야기를 해야 하죠?”

왜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는 것일까요. 남편은 한국어로 말하고, 아내는 중국어로 하고, 아이는 영어로 말해서일까요?

같은 언어를 사용해도 상대방이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말하지 않는다면 의사소통은 일어날 수 없습니다.

“내가 평생 가족을 위해 일하는데, 그게 사랑이지. 꼭 말로 해야만 사랑하는 걸 알아”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입혀주고, 재워주고, 학교 보내주고, 레슨 받게 해주는데, 감사할 줄은 모르고 왜 늘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하지. 요즘 애들 참 잘못되었어요”라는 부모들이 있습니다.

갓난 아이에게 엄마, 아빠는 눈웃음으로, 입맞춤으로, 만지는 감촉으로 의사전달을 합니다. 말을 할 수 없고, 들을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수화나 몸의 동작으로 이야기를 합니다.

부모가 말을 할 줄 몰라서 일까요? 수화하는 사람이 말을 할 수 없기 때문일까요? 상대방이 알아들을 수 있는 방법으로 말을 하는 사랑과 배려 때문이겠지요.

사람은 관계를 맺어야만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좋은 관계는 좋은 의사소통에서 옵니다. 좋은 의사소통은 나의 언어가 아니라, 상대방이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를 사용할 때 가능한 것입니다.

부모는 아이들의 수준으로 내려가고, 선생님은 학생의 수준으로, 많이 배운 자는 덜 배운자의 수준으로 내려가는 것이지요.

또한 듣는 사람의 나이와 수준과 경험과 감정을 고려해서, 그 사람이 편안히 이해할 수 있는 말을 골라 쓰는 것입니다. 

그 사람의 신발을 신어보고, 그 사람의 입장에 서보고, 지금 그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느낌을 느끼고 있는가를 고려해보는 것도 좋은 의사소통의 필수요소입니다.

‘당신은 지금 제게 제일 소중한 사람입니다. 나는 당신의 생각과 느낌이 무엇인지 알기를 원합니다’라는 태도로 집중해서 들으면, 이해를 목적으로 들으면, 그 사람 속에 감춰진 많은 것들을 볼 수 있습니다.

사람이 삶을 소중히 생각하고, 잘 살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8 억의 인구 중에 단 한 사람이 나를 이해해주고, 사랑해주고, 믿어준다면, 눈보라 치는 겨울 밤에도 살아남을 수가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따뜻한 말이, 격려가, 이해가, 누군가를 살릴 수 있습니다.

나는 내 가족, 내 친구, 내 삶 속의 사람들에게 어떤 언어로 말하고 있을까요?

 

박 새라

캐리스 스프링 카운슬링 상담사

972 806 2481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문가칼럼 목록
    일반적으로 여성들의 경우 날씬한 몸매를 위해 운동, 식이요법, 간헐적 단식을 하지만 이 방법으로 도저히 뺄수 없을 경우 지방 흡입술을 고려하게 됩니다.  지방흡입 이란 ?지방 흡입은 신체의 과하게 축적된 피부 밑 지방을 음압이나 초음파, 레이저를 이용해 제거하여 몸매를…
    건강의학 2021-08-27 
    지난 시간 ‘식용유 고르기 1탄’에 이어서 2탄을 준비했습니다. 1탄에서는 ‘전반적인 식용유에 대한 상식’에 대해서 설명 드렸다면 이번 시간에는 각 식용유마다의 특징과 쓰임에 대해서 설명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현대에는 예전과 비교하면 다양한 종류의 식용유가 존재합니다.…
    건강의학 2021-08-27 
    여름이 다가올수록 스트레스를 받는 이들이 있다. 바로 남성이지만 여성의 가슴처럼 볼록한 라인을 가진 여유증 환자들이다. 여유증은 여성형 유방증의 준말이며 남성임에도 유선조직이 발달을 하여 피하지방이 쌓인 질환을 이야기한다. 여성형 유방증은 방치를 한다고 해도 문제가 생…
    건강의학 2021-08-20 
    하얀 눈이 소리 없이 내리는 밤이었습니다. 중년의 농부가 벽난로 앞에서 신문을 뒤적이고 있었습니다. 온 세상을 얼어붙게 만드는 추위와 달리, 벽난로에 타는 장작은 온 집안을 따뜻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아내와 아이들은 교회에서 하는 행사에 참여하러 갔고, 농부는 혼자 집…
    건강의학 2021-08-20 
    안녕하세요! 조리하는 시간이 많아진 우리 일상에 꼭 필요한 주요 식재료가 몇 가지 있습니다. 요리에 항상 필요한 소금, 설탕, 간장 등 주요 조미료에 견주어도 사용빈도에 있어서는 뒤쳐지지 않는 식재료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오늘의 주재인 ‘식용유’ 입니다. 아마도 각각…
    건강의학 2021-08-20 
    미국의 경제 부흥기를 이끌며 자국민들에게 열렬한 사랑을 받았던 미국의 제40대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1911~2004)은 1994년, 담화문을 통해 자신이 알츠하이머병에 걸렸음을 고백했다. 많은 이들이 레이건이 대통령 재임 당시(1981~1989) 이미 알츠하이머병을 …
    건강의학 2021-08-13 
    안녕하세요! 오늘은 게(Crab) 종류에 대해서 간략히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전 세계의 ‘게’ 종류는 약 4,500개 정도로 종류가 아주 많다고 합니다. 하지만 오늘 우리가  알아볼 게는 마트에서 살아있는 채로 판매되는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는 게 종류…
    건강의학 2021-08-13 
     척추의 구조 바른 척추의 형태를 유지한다는 것은 간단히 말해서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일상에서 바른 자세를 유지하기란 정말 쉽지 않고 많은 분들이 어떻게 하는 것이 바른 자세를 가지는 것인지 모르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냥 무시하고 지나가기엔 우…
    건강의학 2021-08-06 
    -갑상샘저하증 환자 83%는 여성, 이유 없이 체중 증가하기도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무기력감과 식욕부진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여름철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피로감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같은 현상이 이유 없는 체중 증가와 함께 오랫동안 지속된다면 갑상샘저하증을 의심…
    건강의학 2021-08-06 
    오늘의 주제는 ‘버섯의 종류와 효능’이란 주제로 준비했습니다. 우리가 마트에서 쇼핑을 할 때 마트안의 청과부를 자세히 보면 아주 다양한 종류의 버섯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버섯의 다양함은 서양마트 그리고 동양마트 모두 비슷합니다. 그만큼 버섯은 세계에서 국적과 …
    건강의학 2021-08-06 
    휴람 의료네트워크와 제휴한 ‘H+ 양지병원’- 어지럼증·회전감 증상 나타나는 대표적인 귀 질환- 적절한 치료 없이 방치하면 만성화 ··· 조기에 치료 시작해야- 재발이 쉽기 때문에 식습관 등 꾸준한 관리 중요  이번 주 휴람 의료정보에서는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대표 질환…
    건강의학 2021-07-30 
    안녕하세요! 방학인 7월입니다. 텍사스 주는 한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캘리포니아와 뉴욕과 같이 횟집이 많이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활어의 왕, 횟감의 왕’으로 불리는 광어에 대해서 가볍게 내용을 전달할까 합니다. 활광어는 미국에 있는 한인 마트에서 이제는 흔히 볼 …
    건강의학 2021-07-23 
    건강하고 싶으시죠?  나이가 들어도 주름살이 안 생기고, 기운이 젊을 때처럼 왕성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 그 무엇은 없을까요?만약, 우리를 행복하게 하고, 건강하게 해 줄 수 있는 무엇인가가 있다면, 당신은 그것을 얻기 위해, 얼마를 지…
    건강의학 2021-07-16 
    안녕하세요! 이번 7월 11이 ‘초복’이라고 합니다.  초복, 중복 그리고 말복을 일컫는 말이 바로 삼복이라고 하는데요. 음력 6월에서 7월 사이에 들어가는 아주 무더운 시기입니다. 24절기 중 하나인 ‘하지’로부터 세번째 경일(庚日)을 초복(初伏), 두번째를 중복(中…
    건강의학 2021-07-16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시기가 오면서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여름철 어지럼증은 충분한 휴식을 통해 호전되는 경우도 있지만, 이 같은 증상이 자주 발생한다면 진찰을 통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어지…
    건강의학 2021-07-09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