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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하쿠나 마타타-걱정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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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dmin
문화 댓글 0건 조회 3,029회 작성일 19-10-25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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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산책 ] 시인의 작은 窓

개, 고양이는 물론 돼지, 새, 햄스터 토끼에 거북까지 키우는 동물애호가 A가 ‘하쿠나 마타타 Hakuna Matata’티 셔츠를 입고 라이온 킹 OST를 사오자 내 작은 둥지는 라이언 킹의 이야기로 뜨거웠다.
영화관에 앉아서 아프리카 여행을 한 것 같다고 하자 또 한 분은 실사영화기법에 포토리얼CGI(Computer-Generated Imagery)를 합쳐서 만든 건데 엄청난 양의 사진을 커퓨터로 조합해서 만든 다큐멘타리 같은 느낌의 영화라고 했다. 극대화된 4DX의 효과로 공기, 바람, 숲 냄새 등 마치 아프리카의 사바나 초원에 있는 듯 리얼하게 느낄 수 있다고도 했다.
달라스와 텍사스전체의 가뭄을 걱정하자 “하쿠나 마타타(No Worries,걱정하지 마~) 이제 곧 가을비가 올 테지요”라고 익살을 떠는 A 때문에 방이 떠나가듯 웃었다.
실사영화란 ‘극적으로 꾸미지 않고 실제 경치, 풍속, 뉴스 등의 실황을 찍은 영화’라고 한다.
라이언 킹은 1994년에 2D로 애니메이션 영화가 나왔고 97년에 브로드웨이에서 시작된 뮤지컬은 아직도 공연 중이라 티켓 예매가 가능했다. 달라스에서도 뮤지컬 공연을 했는데 갈 수 없어서 조금은 섭섭했는데 원작 이후 25년 만에 만든 ‘라이온 킹 실사 영화’를 볼 수 있었다.
영화 제작자들은 “라이온 킹의 줄거리가 창작 스토리로 성경에 나오는 요셉과 모세의 이야기, 셰익스피어의 햄릿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했다.

동이 트는 아프리카 사바나초원, 각종 수많은 동물들이 프라이드 랜드 왕자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프라이드 락에 모여든다.
아프리카 줄루어인 “아즈반냐~”로 시작하는 ‘생명의 순환-자연의 섭리’(Circle of Life) 음악과 함께 주술사 맨드릴 원숭이 라피키가 왕국의 축복을 한 몸에 받고 태어난 아기 사자 심바를 프라이드 락 위에서 들어 올려 후계자 선포식을 한다.
떠오르는 태양에 갈기가 금빛으로 멋진 늠름한 사자 왕 무파사. 그가 다스리는 프라이드 랜드는 해가 비추는 모든 곳이 조화롭다. 돌고 도는 생명의 순환, 힘의 균형을 알고 지키는 위대한 왕이며 자상한 아버지이다.
어린 심바가 아버지의 큰 발자국에 자신의 발을 갖다 대는 장면과 부자가 석양을 바라보며 나란히 앉은 뒷모습은 무엇보다 아름답고 따듯하다. 철없는 개구쟁이지만 사랑스런 아기 사자 심바와 함께 프라이드 랜드를 돌아다니면서 살아있는 모든 것들의 조화로운 삶의 순환에 대해 설명해준다.
또 진정한 용감함은 동료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가르쳐주며, 아들을 잃을까봐 두려웠었다고 밝히는 대목에서 가슴이 뭉클하다. 이미 알고 있는 스토리지만 아버지인 무파사왕을 죽인 누명을 쓰고 삼촌인 스카에게 쫓겨나는 어린 사자 심바의 애처로운 모습에는 저절로 눈시울이 젖는다.

심바는 초원을 떠돌다 독수리 밥이 될 순간에 긍정적이고 유쾌한 ‘티몬’과 ‘품바’를 만난다. 이후 “카르페 디엠-현재를 즐겨라”적인 “하쿠나 마타타-걱정하지 마~”를 받아들이고 불행한 과거, 아버지 죽음의 죄책감에서 잠시 떠나 늘름하게 성장한다.
주술사 원숭이 ‘라피키’의 도움으로 아버지의 망령을 만난 후 피폐해진 왕국으로 돌아온 심바는 아버지를 죽이고 왕이 된 삼촌, 스카와 하이에나를 제거한다. 하이에나들이 스카를 죽인 후 프라이드 랜드로 번지는 불이 쏟아지는 비에 꺼지고, 심바가 왕이 된 후, 황폐했던 프라이드 랜드에 새싹이 나며 예전의 녹지로 돌아오고 떠났던 동물들도 다시 모여든다. 희망의 메시지, 해피엔딩이다.
애니메이션에선 볼 수 없는 사바나 초원의 풀들, 작열하는 태양과 자연의 바위. 살아 숨 쉬는 동물의 표정과 행동. 사자와 멧돼지와 미어캣 등 동물들이 노래하며 춤춘다. 작은 벌레와 곤충들, 뛰어다니는 온갖 동물들, 끝없는 사막과 아름다운 계곡과 폭포가 펼쳐진다.
도망가서 성장한 심바의 털이 라피키에게 전달되는 장면은 우연의 연속이지만 재미있다. 바람에 날려서 물에 떠내려가다 새가 물지만 놓치자 나뭇잎에 걸리고 기린이 그것을 먹고 기린이 싼 배설물을 쇠똥구리가 굴리다 부서지고 부서진 배설물에서 나온 털이 개미떼에게 들어가고 개미떼가 라피키가 사는 나무로 올라가다 라피키가 그것을 보고 심바가 살아있음을 알게 된다. 어릴 적 파브르 곤충기를 읽을 때 즐겁게 읽었던 쇠똥구리를 이렇게 자세하게 볼 수 있다니 반가웠다.

주제가인 “생명의 순환(Circle of Life)을 자연의 섭리보다는 ‘생명의 바퀴’에 무게를 두면 바벨론의 인본주의와 힌두이즘의 ‘윤회설’을 의미하고 또 라피키의 앉는 자세와 손가락으로 원을 그리는 것을 ‘일원론’이나 ‘힌두이즘’을 바탕으로 하는 뉴에이지 사상을 나타내는 것이라고도 하지만 구분이 애매하지 않은가. 규정하고 정죄하기보다는 권선징악적이며 성경의 심는 대로 거두리라는 말씀의 의미도 유추할 수 있으니 성경적인 안목으로 영화를 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손님의 이야기가 진지하다.
손톱을 다듬으며 토론의 장이 되는 내 작은 둥지가 얼마나 소중한지 리타이어하지 말라는 당부까지 곁들이자 “하쿠나 마타타-걱정하지마~, 인 지저스 네임- 예수님의 이름으로” 라고 A가 또 능청스럽게 뼈 있는 말을 보탠다.
“…사람이 무엇으로 심든지 그대로 거두리라”(갈라디아서 6:7) *

김정숙 사모
시인 / 달라스문학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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