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

[‘앤디의 머그잔 이야기’] 크레이터 호수 국립공원에서 천지를 만나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NEWS
문화 댓글 0건 조회 134회 작성일 24-08-16 16:02

본문

아름다운 꽃, 계절과 시간에 따라 다른 표정을 가지고 한 여름에도 설산을 간직하고 있는 마운트 후드(Mount Hood)같은 아름다운 화산들,  거친 듯 잔잔하며 골짜기 마다 신비한 풍경을 간직하고 조그만 돌멩이 하나 조차 천지 자연을 이뤄나가는 오레곤 주는 자연의 모든 것을 가진 듯 합니다. 오레곤의 주도 포트랜드(Portland)거의 다다르면 비행기 창가 오른쪽으로 보이는 마운트 후드의 장엄함, 그리고 그 뒤로 워싱턴주에 속한 마운트 아담스(Mount Adams)와 마운트 레이니어(Mount Rainier)어의 엄청난 비쥬얼이 이곳의 모든 것을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포트랜드에서 아침 일찍 서둘러 5번 하이웨이로 4시간30분 정도 드라이브하여 도착한 인구 2만이 조금 넘는 인구가 살아가는 오레곤주의 남쪽 캘리포니아 접경지역에 위치한 아름다운 도시 애쉬랜드(Ashland)는 참으로 아름다운 도시입니다. 남부 오레곤 대학이 위치해 있고 매년 오레곤 셰익스피어 페스티벌이 열리는 곳으로 젊은이들과 예술가가 넘쳐나는 활기찬 도시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가끔은 셰익스피어를 경험하고 또한 삶 가운데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좀더 깊은 생각 속에서 자신들 되돌아 보고 싶을 때는 이곳을 찾아가 셰익스피어의 작품과 함께 Allen Elizabethan Theatre앞에 있는 Lithia Park를 걸으며 깊은 명상에 빠지기도 합니다. 그리고는 애쉬랜드의 북동쪽에 위치한 거대한 칼데라 호수인 크레이터 호수(Crater Lake)에 가서 끝을 알 수 없는 물 깊이를 상상하며 바람처럼 강물처럼 잔잔한 싱그러운 모습으로 세상에서 가장 짙은 물감을 풀어 놓은 호수에 모든 생각을 던져버립니다.


애쉬랜드에서 5번 하이웨이를 따라 북쪽으로 10분 정도 운전을 하면 메드포드(Medford)라는 도시를 만나는데 여기에서 62번 도로를 따라 동쪽으로 1시간30분 정도 운전을 하면 왼쪽으로 크레이터 호수 국립공원(Crater Lake National Park)의 남쪽 관문인  Annie Spring Entrance Station를 만나게 됩니다. 여기에서 여기서 크레이터 호수 여행의 전초 기지인 Rim Village Visitor Center까지 15분 정도 운전을 하고 가면 나도 모르게 온몸으로 퍼지는 기분 좋은 전율을 느낄 수 있는 엄청난 장관을 만나게 됩니다.


오레곤주에서 유일한 국립공원인 크레이터 호수 국립공원(Crater Lake National Park)은 이름이 말해주듯 약 7,700년 전에12,000피트의 마자마 산(Mount Mazama) 화산폭발 후 분화구에 물이 고여 만들어진 칼데라호수로 이뤄진 국립공원입니다. 150년 동안 몇 차례의 크고 작은 폭발을 일으킨 후 막대한 양의 화산재와 가스를 분출한 뒤 거대한 산 정상의 높이는 8,157 피트로 내려가고  이 호수는 가장 깊은 지점이 1,949 피트(559m) 이를 정도로 미국에서 가장 깊은 호수이며, 지구상에서 가장 깨끗한 호수 중의 하나가 되었습니다. 호수에 흘러 들어오는 물도 없고 호수에서 강이나 개울로 흘러가는 물이  없습니다. 다만 증발에 의해 감소되는 양만큼 눈과 비에 의해 충당이 되기에 연중 거의 같은 수위가 유지된다고 합니다. 


 캐스캐이드 산맥(Cascade Mountains)의 줄기에 속해 있는 이곳은 11월부터 3월사이 겨울철에 내리는 강설량이 연평균 50피트나 될 정도로 미국에서 가장 눈이 많이 내리는 곳 중의 하나로 가끔은5월에도 엄청나게 내리는 눈을 경험 할 수 있는 곳입니다. 그래서 수많은 사람들이 겨울에는 이곳에서 지정된 경로를 따라가는 레인저 가이드 스노우슈 워킹(Snowshoe Walking) 또는 리프트가 없는 스키를 즐기기도 합니다. 계절이 따뜻해지면 모든 눈이 녹아 내리면서 세계에서 가장 깨끗하고 맑은 호수를 만들어 내는데,  그 넓이도 대단하지만 최고 수심1,949 피트에서 만들어내는  짙은 코발트색의 향연은 7천 년 전 마자마 산의 대폭발은 당시 근처에 살았던 인디언들이 가졌던 두려움과 신비로움을 우리에게 보여주는 장소가 되었습니다.


크레이터 호수 국립공원에 오시면 산 정상에서 호수를 따라 이어지는 33마일 길이의 림 드라이브(Rim Drive)를 해보셔야 합니다. 이 길은 겨울에는 열리지 않으며 주로 5월말에서 10월 중순까지 열리게 되는데, 길을 따라 크레이터 호수가 만들어내는 수많은 기암절벽과 절벽의 그림자를 삼켜버린 코발트색의 호수가 만들어내는 신비한 풍경을 감상합니다. 그리고 모양이 마치 ‘마법사의 모자’와 같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여진 호수 안의 섬인 위저드 섬 (Wizard Island)을 바라보며 처음으로 이 호수를 발견한 지점을 기념한 디스커버리 포인트(Discovery Point) 주변을 등산하는 것도 매우 흥미로운 일입니다.  그리고 신비스런 호수가로 내려가고 싶으면 림드라이브의 북쪽에 호수 아래의 선착장으로 내려가는 트레일 코스가 있는데, 경사가 매우 급한 왕복 2마일의 코스로 주차장 입구에서 표를 사면 내려가서 호수에서 보트 투어를 할 수 있는 곳입니다. 가능하면 정상에 있는 Crater Lake Lodge에 숙박하며 그곳에서 만날 수 있는 일출과 일몰, 그리고 칼레라 호수가 만들어 내는 엄청난 자연의 위대함을 경험하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단 1년전 예약을 하는 조건으로 말입니다.


강한 힘과 자연 그대로의 거침을 느낄 수 있는 크레이터 호수, 그렇지만 세상의 모든 것을 받아드릴 만큼 깨끗한 호수, 마치 우리 민족의 영산인 백두산 천지에서 느끼는 하늘과 맞닿은 천지의 벅찬 감동을 그대로 이곳에서 느끼는 것 같습니다. 하늘이 호수에 내려오고 호수가 하늘을 삼켜버린 태고의 신비를 간직하고 때로는 그 모습을 쉽게 인간에게 보여주지 않는 모습이 너무나 유사합니다. 민족의 역사와 더불어 수난을 같이한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고 진행중인 천지, 거대한 화산 폭발에 산이 무너지고 신비의 호수가 만들어지는 모습을 목격한 아메리칸 인디언, 그리고 금광을 찾아 이곳을 찾은 이방인들에게 삶의 터전을 내어줘 버린 아직도 진행중인 미국의 히스토리 속에서 물이란 본디 산정상에 머물지 않고 계곡을 따라 흘러가던가 아니면 하늘로 다시 증발하여 새로운 것을 받아드리게 됩니다. 한 곳에 머물지않고 계속 흘러야 만이 그 청정함을 간직할 수 있다는 자연의 섭리를 느끼며 이 모습이 온 인류에 그대로 적용이 된다면 얼마나 아름다운 세상이 될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문가칼럼 목록
    오종찬(작곡가, 달라스 한국문화원장) 달라스에서 비행기로 4시간을 날아 오레곤의 주도 포트랜드에 도착할 즈음이면 창가 오른쪽으로 오레곤주와 워싱턴 주의 명산들이 눈에 들어 옵니다.하얀 눈으로 정상을 덮고 그 밑으로 길게 띠를 형성한 구름의 오묘한 조화 속에 마치 영화 …
    문화 2025-01-17 
    칼럼니스트 고대진◈ 제주 출신◈ 연세대, 워싱턴대 통계학 박사◈ 버지니아 의과대학 교수, 텍사스 대학 , (샌안토니오) 교수, 현 텍사스 대학 명예교수◈ 미주 문학, 창조 문학, 미주 중앙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 무원 문학상, 미주 가톨릭문학상◈ 에세이집 <순…
    문화 2025-01-17 
    박혜자 미주작가 / 칼럼리스트크리스마스 연휴부터 새해까지 작은아들이 있는 오스틴에 머물렀다. 가까운 거리이긴 하지만 자주가지는 못했는데, 아이가 일년 여에 걸쳐 지은 새집이 완성되었다 하여 겸사겸사 가게 되었다. 이제 서른 중반에 든 아이는 아직 결혼할 마음이 없어서 …
    문화 2025-01-10 
    오종찬(작곡가, 달라스 한국문화원장)미국의 곳곳을 여행할 때에 계절마다 이어지는 예술인의 축제가 있는 도시를 여행하는 것은 평소 여행을 좋아하고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그 가운데 특별한 자신의 자화상을 투영하는 것에 많은 희열을 안겨다 줍니다. 산타페, 세도나 등, …
    문화 2025-01-10 
    Hmart 이주용 차장 안녕하세요 구독자 여러분. 갈비는 고기 부위 중 하나로, 갈비뼈와 그 주변의 고기 부분을 의미합니다. 주로 바비큐나 구이 요리에 사용되며, 부드럽고 육즙이 많아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고기입니다. 육질이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특징이며, 보통 양념…
    문화 2025-01-10 
     백경혜 수필가친정에 다녀왔다.   아버지는 선물로 들고 간 간식들을 좋아하셨다. 그중 몇 가지는 방으로 가져가 숨겨두셨다. 치매 증세 중 하나인 줄 알았지만, 아버지 방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간식 봉지를 보니 웃음이 나왔다. 언니가 먼저 사다 놓은 간식 옆에 내 선물이…
    문화 2025-01-03 
    오종찬(작곡가, 달라스 한국문화원장)음악과 책과 여행이 어울리는 계절, 이 계절에 지나간 많은 시간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살며시 나의 눈에 눈물을 고이게 하지만 점점 깊어가는 계절의 속내음이 내 가슴속을 품게 하고 내면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합니다. 이…
    문화 2025-01-03 
    김미희 시인 / 수필가 “세월이 유수와 같다.”라는 말이 정말 실감 나게 한 해였다. 2024년도 일주일 정도 남았으니 이제 마무리할 시간이 된 것 같다. 빠르게 지나가는 시간에 발을 맞추다 보니 정신없이 살았다. 얼떨결에 맡아버린 민주평통 간사와 한인회 부회장 직함을…
    문화 2024-12-27 
    오종찬(작곡가, 달라스 한국문화원장)세상의 조명이 모두 꺼지는 날 차가워진 몸과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는 빛이 우리 곁에 다가옵니다. 조그만 빛 하나가 세상을 비출 때 우리는 서로의 미소를 창가에 살며시 걸어놓고 내 마음의 기쁨과 평화를 이웃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점점…
    문화 2024-12-27 
    Hmart 이주용 차장 안녕하세요 구독자 여러분. 크리스마스에 가족들과 즐길 수 있는 디저트 2가지를 소개해 보겠습니다. 첫번째로는 파네토네(PANETTONE)라는 빵입니다. 한국인들에게 조금 생소할 수 있지만 서양인들에게는 연말에 빠트릴 수 없는 디저트입니다. 서양마…
    문화 2024-12-27 
    공학박사 박우람 서울대 기계공학 학사, 석사미국 Johns Hopkins 대학 기계공학 박사UT Dallas 기계공학과 교수재미한인과학기술다 협회 북텍사스 지부장답이 뻔한 질문을 칼럼 제목으로 적어놓았다는 것에 동의할 수밖에 없다. 엄청난 과학기술의 발전과 편리해진 일…
    문화 2024-12-20 
    박인애 (시인, 수필가) 모델들이 런웨이에서 워킹을 하다 구두가 벗겨지거나 굽이 부러져 넘어지는 사고는 종종 일어나는 일이다. 일반인이었다면 놀라서 주저앉겠지만, 프로는 대처법이 다르다. 평소 까치발을 들고 워킹 연습을 해 온 노하우 덕분일 수도 있겠으나, 언제 그런 …
    문화 2024-12-20 
    오종찬(작곡가, 달라스 한국문화원장)하늘이 물에 내려오면서 끝없이 펼쳐진 호수와 바람, 그리고 그 속에서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를 향해 달려가는 자신을 만나게 됩니다. 요즘처럼 비가 내리면 하늘과 세상이 물에 잠길 것 같지만 여전히 그 속에 비쳐진 모습은 잔잔한 물결…
    문화 2024-12-20 
    칼럼니스트 고대진 ◈ 제주 출신◈ 연세대, 워싱턴대 통계학 박사◈ 버지니아 의과대학 교수, 텍사스 대학 , (샌안토니오) 교수, 현 텍사스 대학 명예교수◈ 미주 문학, 창조 문학, 미주 중앙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 무원 문학상, 미주 가톨릭문학상◈ 에세이집 <…
    문화 2024-12-13 
    오종찬(작곡가, 달라스 한국문화원장)미국에서 살면서 누릴 수 있는 축복 가운데 하나는 광대한 대륙을 쉼 없이 운전하여 다닐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입니다. 하루 종일 끝이 안 보이는 초원을 운전하다가 사막을 만나면 인생의 중간을 점검하게 되고 다시 핸들을 잡으면 흩어…
    문화 2024-12-13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