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앤디의 머그잔 이야기’] 캐논 비치의 명물 'Haystack R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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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서북부에 위치한 오레곤 주는 잘 보존된 자연과 무성한 야생의 상태로 남아있는 수많은 명소들이 있는 주입니다. 숲 속안에 머물며 거대한 숲을 볼 수 없고 대양에 머물며 거대한 대양을 볼 수는 없지만 그 속안에 섬세하게 펼쳐진 대 자연의 향연들을 경험하면서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이 아름답게 빚어진 자연의 섭리를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특히 워싱턴 주의 시애틀에서 시작하여 캘리포니아 남부까지 연결된101번 도로는 오레곤 코스트(Oregon Coast)를 이어가는 매우 아름다운 도로로 울퉁불퉁한 해안에 숨겨진 숨막히는 풍경들은 자연의 예술가들이 빚어놓은 수많은 작품가운데 최고의 것만을 모아놓은 거대한 자연 박물관을 이루고 있습니다.
거대한 산들과 거친 바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근심을 내려버린 자욱한 안개에 걸친 신비한 대륙의 힘은 오레곤의 자유여행을 위한 힘찬 원동력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오레곤 코스트는 오레곤 주의 최북단인 아스토리아(Astoria)에서 시작하여 101번 도로를 따라 주의 최 남단인 부룩킹스(Brookings)까지363마일 길이를 달리는 특별한 곳입니다. 해안을 따라 수많은 주립 공원을 비롯하여 아름답고 다양한 해안의 모든 풍경을 만날 수 있는 곳으로 깎아지른 듯한 절벽과 거대한 모래사장, 그리고 그 뒤를 덮고 있는 거대한 숲이 조화가 엄청난 장관을 만들어 냅니다.
아침 일찍 오레곤 주의 제일 큰 도시인 포트랜드(Portland)를 떠나 26번 도로를 따라 서쪽으로 1시간 20분 정도를 운전하면 시애틀에서 부터 내려오는 아름다운 도로인 101번 도로를 만나게 됩니다. 여기에서 부터 101번 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10분 정도 내려가면 오레곤 북부 해안에 4마일 정도 펼쳐진 흰 백사장과 기암괴석의 조화로 유명 인기있는 관광 휴양지인 캐논 비치 (Cannon Beach)를 만나게 됩니다. 오른쪽으로 끝없이 펼쳐진 짙푸른 태평양의 그윽한 물 향기를 품고 시원스레 펼쳐져 있는 모래사장과 더불어 거친 연안에 우뚝 솟아오른 장엄한 바위들의 모습과 함께 오레곤 최고의 아름다운 매력을 선사합니다.
오래전 이곳에 자리잡았던 아메리칸 인디언인 틸라무크(Tillamook) 족이 어로를 하며 평화롭게 살던 이곳은 역사의 흔적을 발자국에 남긴 채로 하나 둘 파도에 씻겨져 지금은 인구 1800명 정도가 모여 조그만 공동체를 이루고 살아가는 조그만 마을이 되었습니다. 1846년에 미해군 난파선에서 떠내려온 대포가 이곳에서 발견되었기 때문에 마을 이름을 캐논 비치라고 불리게 되었다고 하는데, 이곳의 풍경이 너무 독특하고 아름다워 ‘The Goonies’, ‘Twilight’ 등 수많은 영화들을 이곳에서 촬영하였습니다. 또한 모래가 너무 부드럽고 깨끗하여 6월이면 세계의 모래 조각가들이 드넓은 모래사장에 모여 모래 조각 대회를 열어 기량을 겨루기도 하고, 여행자들의 숨결이 머무는 거리는 장인들이 물건을 만들어 파는 독특한 상점과 레스토랑, 그리고 카페들이 마을의 거리를 따라 늘어서 일년 내내 여행자들이 멈추지 않는 곳입니다. 그리고 해변을 따라 곱게 들어선 고급 리조트와 함께 끝없이 펼쳐진 하얀 모래밭 위로 이어진 아름다운 산책로는 삶의 여유를 누리는 수많은 여행자의 길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의해 전세계 100대 절경으로 선정될 정도로 아름다운 해안 절경 때문에 오레곤에서 가장 유명한 휴양지기 되어버린 캐논 비치는 하얀 모래사장과 더불어 해안에 우뚝 솟은 거대한 바위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 중에 가장 큰 바위 모습이 마치 바다 속에 건초 더미를 쌓아 올린 듯한 모습과 비슷하다 하여 ‘헤이스탁 락’ (Haystack Rock)이라고 불리게 되는데, 높이 235 피트 (72 미터)의 헤이스탁 락은 비공식적이긴 하지만 세계에서 3번째로 높은 바위라고 합니다. 그리하여 지금은 오레곤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되어 수많은 사진 작가나 여행자의 포토 스팟이 되어줍니다. 특히 바위 뒤로 석양의 반사되는 빛이 만들어 놓은 아름다운 저녁 풍경은 이곳 최고의 명 장면을 만들어 낼 것입니다.
헤이스탁 락을 바라보며 벗어버린 신발을 양손에 움켜잡고 소분 소분 걸어가는 캐논 비치의 부드러움은 마치 마음속 깊은 곳에 오랫동안 일궈왔던 풍성한 대지를 밟고 걸어가는 황홀감을 느끼게 합니다. 바닥이 비칠 만큼 깨끗한 물이 고이고는 금새 사라지며 그 위를 끝없이 이어가는 삶의 흔적을 만들어버린 인생의 발자국에서 언젠가는 지워지겠지 하는 두려움과 아쉬움이 교차하지만 모래 위에 새겨진 발자국을 바라보며 누군가가 여행에 지친 우리를 업고 가고 있으리라는 행복한 고민을 하면서 저 멀리 태평양 속으로 서서히 빨려 들어가는 석양을 바라보며 희망찬 내일이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기약을 하여 봅니다.
오종찬
·작곡가
·KCCD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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